【뉴욕 증시 프리뷰】 미국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및 나스닥 100 지수 선물이 5일(현지시간) 장전 거래에서 동반 상승세를 나타냈다. 노동 시장이 식어가고 있다는 조짐이 뚜렷해지면서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9월 기준금리 인하 기대가 확대된 영향이다.
2025년 9월 5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투자자들의 시선은 같은 날 오전 8시 30분(미 동부 기준)에 발표될 미국 8월 비농업부문 고용(Nonfarm Payrolls·NFP) 통계에 집중돼 있다. 시장은 이번 지표가 연준의 통화정책 경로를 더욱 명확히 해줄 ‘방향타’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장전 거래에서 주요 개별 종목들이 뚜렷한 실적을 공개하며 투자심리를 지탱했다. 서버용 칩을 제조하는 브로드컴(Broadcom·티커: AVGO)은 예상치를 웃도는 2분기 실적 발표 후 8% 이상 급등했다. 사물인터넷(IoT) 기반 데이터 플랫폼 기업 삼사라(Samsara·IOT)는 10%대 상승률을 기록했고, 전자서명 솔루션 업체 도큐사인(DocuSign·DOCU) 역시 약 8% 오르며 기술주 강세 흐름에 힘을 보탰다.
브로드컴 강세 흐름이 기술주 랠리를 주도했다.
“노동지표가 예상보다 부진하다면 9월 25bp(0.25%p) 금리 인하는 기정사실이 될 것”이라고 미국 투자은행 울프리서치(Wolfe Research)가 분석했다.
■ 선물지수 동향
한국시간 5일 오후 6시 47분(미 동부 05:47)에 S&P 500 선물은 +14포인트(+0.2%)를, 나스닥 100 선물은 +118포인트(+0.5%)를 각각 기록했다. 반면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 선물은 변동폭이 미미했다.
전 거래일 뉴욕증시 본장은 노란불을 켜며 상승 마감했다. 특히 S&P 500 지수는 사상 최고 종가를 다시 썼다. 주된 배경은 민간고용(ADP) 부진과 신규실업수당 청구 증가라는 ‘느슨해진 고용 시장’ 신호다. 이 데이터들은 채권 시장에서 금리 인하 베팅을 자극했고, 장기물 국채금리가 하락하면서 주식 리스크자산이 지지를 받았다.
■ 8월 비농업고용…예상치는 7만 5,000명
블룸버그가 집계한 시장 컨센서스에 따르면, 미국 노동부 산하 노동통계국(BLS)이 발표할 8월 신규 일자리 증가폭은 7만 5,000명으로 전망된다. 7월 확정치 7만 3,000명에서 소폭 개선되지만, 팬데믹 이후 평균치(25만 명 이상)에 비하면 여전히 ‘한파’ 수준이다. 실업률은 4.2%에서 4.3%로 소폭 상승할 것으로, 시간당 평균임금 증가율은 3.7%로 예상된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의 FedWatch Tool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 선물 시장은 9월 16~17일 FOMC 회의에서 25bp 인하 확률을 ‘거의 100%’ 반영하고 있다. 연구진들은 “이번 고용보고서가 극단적으로 강하거나 약하지 않는 한, 9월 결정 자체가 뒤집힐 가능성은 낮다”고 입을 모았다.
FedWatch Tool은 선물 가격에 내재된 금리 수준을 역산해 연방기금 금리 변동 확률을 계산하는 파생지표다. 통계·금융에 익숙하지 않은 투자자에게는 다소 낯선 개념이지만, 사실상 ‘연준 금리 전망의 실시간 여론조사’로 이해하면 쉽다.
■ 정책 전망과 리스크
연준은 물가 안정과 최대 고용이라는 두 개의 정책 목표 사이에서 균형점을 찾아야 한다. 그러나 최근 인플레이션 지표가 둔화되는 가운데 고용지표가 빠르게 식고 있어, 당국은 ‘고용 방어’에 방점을 찍는 모습이다. 금리 인하는 기업의 차입 비용을 낮춰 투자를 유도하고, 경기침체 가능성을 완화할 수 있다. 다만 과도한 완화는 남은 인플레이션을 재점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딜레마가 존재한다.
관세 갈등, 해외 부채 위험, 중앙은행 독립성 훼손 우려 등 정치·지정학 리스크도 증시에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월가에서는 “10월·12월 회의에서 추가 인하 여부가 더욱 큰 변동성을 야기할 수 있다”는 목소리가 커진다.
※ 용어 설명 : ‘선물지수’란 특정 주가 지수를 미래 시점에 미리 정한 가격으로 사고팔 수 있는 금융상품이다. 장전 혹은 장후(프리·애프터마켓) 거래에서 수급 변화가 먼저 반영돼, 본장 흐름을 가늠하는 지표 지수로 활용된다.
또한 ‘비농업부문 고용’은 농업을 제외한 제조·서비스·공공부문 등 전 산업 일자리 변화를 집계한다. 통상 월 1회 발표되며, 미국 경제의 체온을 가장 빠르게 읽을 수 있는 선행 경기지표로 꼽힌다.
■ 기자의 시각
기술주 대형주가 뒷받침하는 ‘골디록스(완만한 성장·낮은 인플레이션)’ 랠리가 이어질지, 아니면 고용 한파가 경기둔화 공포를 소환할지가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특히 7만~8만 명대의 신규 고용은 최근 3년 평균 대비 ‘극도로 부진한’ 수준인 만큼, 데이터 의존적(data dependent) 접근을 강조해온 연준이 결국 ‘한 발 더’ 나설 개연성이 높다. 시장의 관심은 다음 번 FOMC 성명서에서 성장 전망치·점도표가 어떻게 조정될지에 쏠릴 것으로 보인다.
단기적으로는 달러 약세·장기채 금리 하락이 이어질 경우 필수소비재, 커뮤니케이션·반도체 섹터가 상대적 수혜를 볼 수 있다. 반면 에너지·은행주는 스프레드 축소 우려로 상대적 약세가 예상된다. 고용지표 직후 파생상품 변동성 확대가 관측될 수 있으므로, 투자자들은 옵션 델타 관리 및 현금 비중 조절을 통해 리스크를 최소화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