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증시 마감 동향] 미국 주요 주가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다시 써냈다. 11일(현지시간) S&P 500 지수는 전장 대비 0.66% 상승했고,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1.21% 급등했으며, 나스닥 100 지수 역시 0.47% 오르며 기록적인 종가를 형성했다. 같은 시각 9월물 E-미니 S&P 선물과 나스닥 선물도 각각 0.64%, 0.50% 올라 투자 심리를 뒷받침했다.
2025년 9월 11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이날 랠리는 예상치에 부합한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와 더불어 주간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3.75년 만의 최고 수준으로 뛰어오른 데 따른 것이다. 두 지표가 동시에 연준(Fed)의 완화적 통화정책 전환 가능성을 높이며 국채 금리를 끌어내렸고, 이는 주식 매수세를 자극한 것으로 풀이된다.
미 노동부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8월 CPI는 전년 동월 대비 2.9% 상승해 7월(2.7%)보다 높아졌으나 시장 기대치와 일치했다. 변동성이 큰 식품·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CPI는 전년 대비 3.1% 올라 전월과 같았고, 역시 예상치에 부합했다. 반면 주간 신규 실업수당 청구는 전주 대비 2만7,000건 증가한 26만3,000건으로, 시장 전망치(23만5,000건)보다 크게 웃돌았다.
10년 만기 미 국채 수익률은 장중 3.992%까지 하락하며 5개월 만에 최저치를 찍었다. 채권시장은 연말까지 기준금리가 총 0.73%포인트 인하돼 3.60%에 도달할 것이라는 기대를 가격에 반영하고 있다※현재 4.33%.
연준 금리 인하 전망
파생상품 시장(연방기금 금리 선물)에서는 9월 16~17일 FOMC에서 25bp(0.25%p) 인하 가능성을 100%로, 50bp 인하 가능성을 12%로 각각 반영하고 있다. 또한 10월 28~29일 회의에서 추가 25bp 인하 확률도 100%로 가격에 반영 중이다. 이러한 베팅은 노동시장 약화와 인플레이션 정상화 조짐이 결합된 결과로 해석된다.
용어 해설
· E-미니 선물은 거래소에서 소액으로 지수에 투자할 수 있도록 설계한 소형 지수 선물계약이다.
· CPI(소비자물가지수)는 소비자가 구매하는 상품·서비스 가격 변동을 측정해 물가 상승률을 보여주는 대표 지표다.
· 주간 신규 실업수당 청구는 고용시장의 ‘지금’ 상태를 가늠할 수 있는 선행 지표로 인식된다.
글로벌 증시·채권 시장
해외로 눈을 돌리면 유로 Stoxx 50 지수는 0.47% 올랐고,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1.65% 상승해 1주 최고치를 기록했다. 일본 닛케이225지수도 1.22% 오르며 연일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유럽 국채금리는 독일 10년물 국채(Bund) 수익률이 1bp 상승한 2.662%를 기록한 반면, 영국 10년물 길트 수익률은 4주 만에 최저 수준인 4.596%까지 떨어졌다.
ECB(유럽중앙은행) 동결 소식도 전해졌다. ECB는 예견된 대로 예금금리를 2.00%로 유지했으며, 2025년 유로존 성장률 전망치를 1.2%(기존 0.9%)로 상향 조정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총재는 “디스인플레이션 과정은 종료됐으며, 성장 위험은 보다 균형적”이라고 언급해 추가 인하 가능성을 사실상 차단했다.
미국 개별 종목 움직임
반도체 섹터가 시장 상승을 주도했다. 마이크론 테크놀로지(MU)는 씨티그룹이 목표주가를 175달러로 올리자 9% 넘게 급등했다. 이에 램리서치(+6%↑), 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즈(+3%↑), KLA(+2%↑), ASML·ARM(각 1%↑)까지 동반 상승했다.
주택건설 관련주도 국채 금리 급락으로 수혜를 입었다. 10년물 금리 하락은 모기지 금리를 낮춰 주택 수요에 긍정적이기 때문이다. 빌더스퍼스트소스는 5% 상승했고, 폴티그룹·레나·디알호턴·톨브러더스는 2% 이상 올랐다.
헬스케어 분야에서는 센틴이 연간 조정 주당순이익(EPS) 가이던스를 1.75달러로 제시해 12% 급등했다. 드론 업체 레드캣 홀딩스는 NATO 조달 카탈로그 등재 소식에 25% 폭등했고, 옥스퍼드 인더스트리 역시 2분기 호실적으로 24% 뛰었다. 레볼루션 메디신스는 췌장암 대상 1상 임상시험 긍정 결과 발표 덕분에 14% 상승했다.
반면 에너지 업종은 서부텍사스산(WTI) 유가가 2% 가까이 밀리면서 APA, 옥시덴털, 데번에너지, 다이아몬드백에너지가 1% 넘게 하락했다. 콘코필립스도 0.92% 내렸다. AMD는 에어스트그룹의 투자의견 하향(‘매수’→‘보유’) 여파로 2% 이상 빠졌고, 넷플릭스는 최고제품책임자 김은정 부사장의 사임 소식으로 2% 미끄러졌다.
공모ㆍ실적 예정
아비디티 바이오사이언스는 5억 달러 규모 보통주 공모 계획을 발표한 뒤 19% 급락했다. 9월 11일 예정된 어도비·크로거·RH 등 주요 기업 실적도 시장의 추가 변동성을 예고한다.
시장 전망 및 종합 평가
증시가 ‘완전 고용’ 둔화와 인플레이션 진정이라는 두 가지 시그널을 동시에 포착하며 ‘연준 피벗’에 베팅하고 있다. 현재 채권과 주식이 동반 랠리를 펼치는 ‘골디락스’ 구간이지만, 추가 금리 인하가 지연되거나 경제가 급경착륙할 경우 되돌림 위험도 내재돼 있다. 특히 30년물 국채 입찰과 트럼프 전 대통령의 연준 독립성 논란이 채권시장에 새로운 변수로 떠올랐다. 향후 투자자는 소비 심리(미시간대 9월 소비자태도지수)와 무역·관세 관련 발언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