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주택건설업계, 2025년 하반기 앞두고 비용 상승·관세 불확실성에 직면

미국 주택건설업체들이 2025년 3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건축 자재 가격 상승, 고금리 지속, 이민·관세 정책 불확실성이라는 삼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예고한 대규모 불법 이민자 추방 정책은 건설 현장의 노동력 부족을 심화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업계 전반에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2025년 7월 21일, 인베스팅닷컴 보도에 따르면 주택경기를 둘러싼 소비자 심리가 약화되는 가운데 건설업체들은 모기지 금리 인하(바이다운) 인센티브평형을 줄인 소형·저가 주택 공급 확대 등 판매 촉진책을 내놓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노력에도 봄 판매 성수기 실적은 뚜렷한 반등 없이 부진한 것으로 드러났다.

리서치 기관 에버코어 ISI가 7월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71%가 봄철 판매 시장을 ‘둔화’, 29%는 ‘약간 둔화’로 답했으며, ‘탄탄하다’고 답한 응답자는 단 한 명도 없었다.

이는 2019년 이후 가장 부진한 봄철 판매 성적이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이어진 자재 가격 인플레이션과 트럼프 전 대통령의 관세·이민 정책이 직·간접 비용을 동시에 끌어올리고 있다. 스튜어트 지겔 엥겔&볼커스 아메리카 대표는 “추가 관세로 지역·자재 종류에 따라 건축비가 4~10%가량 더 상승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현재 DR 호턴(D.R. Horton), 펄티그룹(PulteGroup), NVR 등 대형 건설사들은 7월 22일 실적 발표를 앞두고 있으나, 아직까지 관세로 인한 뚜렷한 타격은 없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업계는 철강·알루미늄 50% 관세구리 등 주요 금속에 대한 유사 수준의 관세가 본격 적용되면 향후 분기 실적에 부담이 현실화될 것으로 우려한다.

미국 연방정부가 지난주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단독주택 착공 건수는 11개월 만의 최저치로 떨어졌고, 단독주택 건축 허가 건수 역시 2023년 3월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아직 완공되지 않은 단독주택 재고 역시 2021년 2월 이후 가장 적어, 공급 측면에서도 경색이 나타나고 있다.

금리 측면에서도 30년 고정 모기지 금리는 7월 17일 기준 6.75%로, 연초 이후 6.62%~7.04% 범위의 상단부를 유지하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수입 관세 공약이 경제 불확실성을 키우며 장기 채권 금리 상승을 자극, 모기지 금리의 하방 경직성을 고착화하고 있다는 평가다.

이 같은 고금리는 기존주택 시장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앤지(Angi) 공동창업자 앤지 힉스는 “67%의 주택 소유주가 ‘현재 금리가 높고 매물도 부족해 이사보다 리모델링을 택하겠다’고 답했다”며, 평균 거주 기간이 당초 계획보다 5년 연장됐다고 설명했다.

모닝스타 애널리스트 노트에 따르면, 기존주택 판매량은 3년 연속 감소해 2024년 406만 호로 2021년(612만 호) 대비 34% 감소했으며, 25년 평균치(520만 호)보다 20% 이상 낮다.

업계는 향후 몇 달 동안 기존주택 판매 증가신규주택 판매 감소가 동시에 진행될 것으로 내다본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는 “신규주택 수요는 여전히 억눌려 있고, 기존주택 매물 증가는 ‘얼어붙은’ 재판매 시장을 완전히 해동시키기엔 부족하다”고 평가했다.


증시 반응도 냉랭하다. S&P 500 주택건설 업종지수는 올해 들어 6% 이상 하락했으며, 같은 기간 S&P 500 지수는 7% 상승세를 보였다. 이는 투자자들이 건설업종의 이익 둔화 리스크를 선반영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실적 전망치를 살펴보면, DR 호턴의 2025 회계연도 3분기 조정 주당순이익(EPS) 컨센서스는 2.88달러, 레너(Lennar)2.10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모두 낮게 형성돼 있다. 2025 회계연도 2분기 기준 펄티그룹의 예상 EPS는 2.96달러, NVR107.41달러로 집계된다.


◆ 용어 풀이 및 배경 설명1

모기지 레이트 바이다운(Mortgage Rate Buydown)은 주택 구매 시 건설사나 판매자가 일정 기간 모기지 금리를 대신 부담해 소비자의 월 상환액을 낮춰주는 판매 인센티브다.
싱글패밀리 스타트(Single-family Housing Starts)는 단독주택 착공 건수를 의미하며 미국 주택 시장 경기를 가늠하는 핵심 지표다.
S&P 500 홈빌더 서브인덱스는 상장 주택건설 업체 주가를 모아 산출한 지수로, 투자자들의 업종 심리를 보여주는 잣대다.


◆ 기자 해설

현재 미국 주택건설업계는 ‘공급 병목’‘수요 둔화’라는 이중 압력에 놓여 있다. 공급 측면에서는 자재·노동력 부족이, 수요 측면에서는 높은 금리와 소비자 신뢰 하락이 동시에 작용한다. 여기에 트럼프 전 대통령의 강경 통상·이민 정책이 현실화될 경우, 자재비와 인건비가 추가로 상승해 마진 구조가 급격히 악화할 가능성이 있다.

단기적으로는 금리 인하 기대가 제한되고 있어, 주택건설사들의 실적 개선 모멘텀은 둔화될 전망이다. 중장기적으로는 리모델링 수요 확대 및 인구·가구 구조 변화(밀레니얼 세대의 주택 수요 가시화)가 새로운 기회를 제공할 수 있으나, 정책·금리 변수에 대한 불확실성이 여전히 크다. 결국 자재 조달 다변화, 비용 관리, 금융 솔루션 혁신이 향후 주택건설사의 생존 전략으로 부상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