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수요 회복 기대감에 설탕 선물 1.5개월 만에 급등

뉴욕 ICE(세계 원당 11번) 10월물은 17일(현지시간) 전일 대비 1.09% 오른 +0.18센트로 마감했고, 런던 ICE 백설탕 5번 10월물도 +5.50달러(+1.15%) 상승하며 동반 강세를 보였다.

2025년 7월 18일, 바차트(Barchart) 보도에 따르면, 설탕 가격은 1.5개월 만의 최고치를 기록하며 급등세로 거래를 마쳤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코카콜라가 미국 내 판매 제품에서 고과당 옥수수시럽 대신 사탕수수 원당을 사용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히며, 이에 따라 미국 설탕 소비량이 현재 1,100만t(MMT)에서 4.4% 증가한 1,150만t으로 확대될 수 있다블룸버그 인텔리전스가 전망했다.

바차트는 “원유에서 커피에 이르기까지 주요 원자재 분석을 무료로 받아보라”고 전하며, 투자자들에게 일일 뉴스레터 구독을 권유했다.

용어 설명
MMT는 Million Metric Tons의 약어로 ‘백만 미터톤(100만 t)’을 의미한다. 고과당 옥수수시럽(HFCS)은 옥수수를 원료로 만든 감미료로, 미국 음료 업계가 사탕수수 설탕을 대체해 사용해 왔다. 이 물질은 설탕보다 달지만 생산 비용이 낮아 널리 쓰였으나, 비만·당뇨 등 건강 문제와 관세 이슈로 최근 사용을 줄이려는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다.

가격 상승 배경에는 브라질의 생산 감소도 있다. 브라질 사탕산업협회(UNICA)는 14일 보고서에서 2025/26 시즌 6월까지 누적된 센터-사우스 지역 설탕 생산이 전년 대비 14.3% 감소한 1,224.9만t에 그쳤다고 밝혔다. 앞서 브라질 농업공급회사(CONAB)는 6월 보고서에서 2024/25 브라질 설탕 생산이 가뭄과 폭염으로 인해 전년 대비 3.4% 줄어든 4,411.8만t으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다만 최근 3개월 동안 설탕 가격은 큰 폭으로 조정을 받았다. 뉴욕 원당 선물은 이달 초 4.25년 만의 최저치까지 떨어졌고, 런던 백설탕 선물 역시 거의 4년 만의 저점을 기록했다. 이는 2025/26 시즌 설탕 공급 과잉 전망이 확산된 결과다. 6월 30일 원자재 트레이더 Czarnikow는 2025/26 시즌 글로벌 설탕 공급이 7년 만에 최대인 750만t 흑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측했다. 미국 농무부(USDA)도 5월 22일 반기 보고서에서 2025/26 세계 설탕 생산이 전년 대비 4.7% 증가한 사상 최대 1억8,931.8만t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같은 기간 전 세계 재고는 7.5% 늘어난 4,118.8만t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인도의 생산 전망 역시 가격에 하방 압력을 주고 있다. 6월 2일 인도 협동조합 설탕공장연맹(NFCSF)은 2025/26 인도 설탕 생산이 전년 대비 19% 증가한 3,500만t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인도 설탕제조협회(ISMA)가 발표한 2024/25 생산량 2,620만t(전년 대비 –17.5%, 5년 만의 최저치)에서 크게 반등한 수치다. ISMA는 또 7월 7일 기준 2024/25 마케팅연도(10월 1일~5월 15일) 누적 생산이 전년 대비 17% 감소한 2,574만t이라고 밝혔다.

인도 기상청(IMD)은 같은 날 보고서에서 6월 강수량이 평년 대비 9% 많았고, 7월에도 ‘평년 이상’의 우량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인도의 사탕수수는 몬순(6~9월)에 전체 수분의 대부분을 의존하기 때문에 충분한 비수확량 개선에 직결된다.

태국 역시 생산 확대 국면에 접어들 것으로 보인다. 5월 2일 태국 사탕수수·설탕위원회(OCSB)는 2024/25 태국 설탕 생산이 전년 대비 14% 증가한 1,000만t으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태국은 세계 3위 설탕 생산국이자 2위 수출국이다.

국제설탕기구(ISO)는 5월 15일 보고서에서 2024/25 글로벌 설탕 부족 규모 전망치를 2월의 –488만t에서 –547만t으로 상향 조정하며 9년 만의 최대 공급 부족을 예고했다. 2023/24 시즌에는 131만t 흑자를 기록했으나, 기상 악화로 다시 타이트한 수급으로 돌아섰다는 진단이다. ISO는 2024/25 세계 설탕 생산 전망도 1억7,550만t에서 1억7,480만t으로 하향 조정했다.

USDA는 5월 22일 반기 보고서에서 2025/26 인간 식용 설탕 소비가 전년 대비 1.4% 증가한 1억7,792.1만t으로, 재고는 7.5% 증가한 4,118.8만t으로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USDA 산하 해외농업국(FAS)은 브라질 2025/26 생산이 2.3% 증가한 4,470만t, 인도는 몬순 호조와 재배 면적 확대로 25% 증가한 3,530만t, 태국은 2% 증가한 1,030만t으로 각각 사상 최대치에 근접할 것으로 예측했다.

본 기사 작성일 기준으로 리치 애스플런드(Rich Asplund) 기자는 언급된 어떤 증권에도 직접 또는 간접적인 포지션을 보유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모든 정보는 투자 참고용이며, 투자 결과에 대한 책임은 전적으로 투자자 본인에게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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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에서 제시된 견해는 필진 개인의 의견으로, 나스닥(Nasdaq)의 공식 견해와는 무관하다.


기자 해석
가격 차트를 살펴보면 원당 11번 선물은 6월 초 저점을 찍고 이후 20일 이동평균선을 돌파하며 단기 상승 추세를 재개했다. 거래량도 평균치를 상회해 기관·헤지펀드의 매수 진입 가능성을 뒷받침한다. 그러나 앞서 언급한 대규모 공급 전망, 특히 인도·태국의 생산 회복이 현실화될 경우 연말로 갈수록 전통적인 ‘연말 강세 시즌’이 약화될 수 있다. 이에 따라 투자자들은 단기 모멘텀과 중장기 펀더멘털의 엇갈림에 유의해야 한다.

리스크 요인으로는 첫째, 트럼프 발언이 법적·계약적 구속력을 갖추지 못해 코카콜라의 설탕 전환이 지연될 가능성, 둘째, 엘니뇨 종료 이후 브라질·남아시아 기상 여건이 빠르게 개선될 가능성, 셋째, 달러 강세로 인한 원자재 가격 전반의 하락 압력 등을 꼽을 수 있다. 반대로 원유 가격 상승이 브라질의 에탄올 생산 전환을 부추길 경우 설탕 공급은 다시 감소해 ‘슈가 랠리’가 재점화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