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수요 기대에 국제 설탕 선물 1개월 반 만에 최고치

국제 설탕 시장견고한 미국 수요 전망에 힘입어 반등세를 이어가고 있다. 18일(현지 시각) 뉴욕 상품거래소(NYBOT)에서 2025년 10월물 원당(#11) 선물은 전장보다 0.08센트(+0.48%) 오른 파운드(lb)당 16.71센트에 마감했고, 같은 달 런던 ICE 거래소의 백설탕(#5) 선물도 3.60달러(+0.75%) 상승한 톤(t)당 485.70달러를 기록하며 모두 1개월 반 만의 고점을 찍었다.

2025년 7월 18일, 나스닥닷컴·바차트 보도에 따르면 이 같은 강세는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코카콜라가 미국 내 판매 제품에 고과당 옥수수시럽 대신 사탕수수당을 사용하기로 했다”고 밝힌 데서 촉발됐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는 해당 조치가 미국 내 설탕 소비를 현재 1,100만 t에서 4.4% 증가한 1,150만 t까지 끌어올릴 수 있다고 분석했다.

시장 참여자들은 가공식품·음료업계에서 고과당 옥수수시럽(HFCS)을 대체할 사탕수수당 수요가 늘어날 경우 미국 내 재고 감소와 수입 수요 확대가 동시에 발생할 것으로 예상한다. 특히 칼로리 표기, 친환경 인증, 소비자 건강 인식 제고 등 복합적인 요인이 합쳐질 경우, 설탕 수요가 장기적으로 구조적 증가세로 전환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브라질·인도·태국 생산 동향

공급 측면에서는 브라질의 생산 감소가 가격 지지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브라질 사탕수수산업협회(UNICA)는 이번 주 보고서에서 2025/26년 사탕수수 주산지인 센터-사우스 지역 누적 설탕 생산량(4월~6월)이 전년 동기 대비 14.3% 줄어든 1,224만 9,000t이라고 발표했다. 앞서 브라질 농업공급회사 Conab도 2024/25년 설탕 생산이 가뭄·폭염 여파로 전년 대비 3.4% 감소한 4,411만 8,000t에 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인도와 태국은 생산 회복 가능성이 있어 중·장기적으로는 공급 과잉 우려가 남아 있다. 인도 전국협동조합제당연맹(NFCSF)은 2025/26년 인도 설탕 생산이 전년 대비 19% 증가한 3,500만 t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2024/25년 2,620만 t(전년 대비 -17.5%)의 급감세 이후 회복 국면에 진입한다는 의미다. 태국 사탕수수위원회도 2024/25년 생산이 14% 늘어난 1,000만 t라고 밝혔다.

국제설탕기구(ISO)는 5월 15일 2024/25년 글로벌 설탕 공급 부족 규모를 547만 t(9년 만의 최대)로 상향 조정했다. 같은 보고서에서 2023/24년엔 131만 t의 잉여가 발생했다고 집계했다. 그러나 미국 농무부(USDA)는 5월 22일 반기 보고서에서 2025/26년 전 세계 설탕 생산이 4.7% 늘어난 1억 8,931만 8,000t, 소비는 1.4% 증가한 1억 7,792만 1,000t, 기말 재고는 7.5% 늘어난 4,118만 8,000t으로 각각 사상 최대치를 경신할 것으로 내다봤다.


가격 변동성 확대와 투자자 포지셔닝

설탕 가격은 지난 3개월 동안 하락세를 이어오며 이달 초 뉴욕 원당 선물이 4년 3개월 만의 최저치, 런던 백설탕 선물이 4년 만의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는 2025/26년 750만 t 공급 과잉을 예측한 국제 거래회사 차니코우(Czarnikow)의 6월 30일 전망이 영향을 미친 결과다. 그러나 이번 주 단기 반등으로 기술적 저점을 확인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시장 조사업체들은 투기적 순매도 포지션이 과도하게 쌓여 있어 쇼트커버링(매도 포지션 청산) 랠리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한다. 다만 브라질·인도·태국의 작황, 달러 인덱스, 국제 유가 등 거시 변수에 따라 변동성이 재차 확대될 여지는 여전히 상존한다.


알아두면 좋을 용어

고과당 옥수수시럽(High-Fructose Corn Syrup, HFCS)은 옥수수 전분을 효소 처리해 포도당 일부를 과당으로 전환한 액상 감미료다. 같은 당 함량 대비 사탕수수당보다 가격이 저렴하고, 음료에 잘 녹아 미국 가공식품·음료 업계에서 널리 사용돼 왔다. 건강·비만 논란이 커지면서 일부 기업이 HFCS를 배제하고 사탕수수당으로 전환하는 추세다.

또한 사탕수수당(cane sugar)은 사탕수수로부터 추출·정제한 설탕을 뜻하며, 사탕무당(beet sugar)과 구분된다. 국제 선물시장에서 NY 원당 #11은 주로 사탕수수 원당(raw sugar)을, ICE 백설탕 #5은 정백설탕(white sugar)을 거래 대상으로 한다.


전문가 시각 및 전망

시장 전문가들은 “코카콜라 사례는 단일 기업 이벤트에 그칠 수도 있지만, 대체 감미료 규제 강화와 소비자 기호 변화가 동시에 나타날 경우 미국 내 설탕 수요가 구조적으로 증가할 수 있다”고 진단한다. 다만 인도·태국 생산 회복, 유럽연합(EU) 사탕무 작황 호조 등 공급 변수로 중장기 가격 상단은 제한될 가능성이 높다.

시카고 소재 원자재 헤지펀드 관계자는 “NY 원당 선물이 파운드당 15센트를 하단, 18센트를 상단으로 하는 박스권에 진입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미국 수요 지표·브라질 수확 속도·인도 몬순 강우 등 3대 변수에 따라 단기 투기 수요가 민감하게 반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투자자 유의사항

기사 작성일 기준 기사 저자인 리치 애스플런드(Rich Asplund)는 해당 종목에 대한 직접 또는 간접 투자 포지션이 없다고 밝혔다. 본 기사는 정보 제공을 위한 것이며, 투자 판단의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