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소비자, 인플레이션·금리 부담에 신용 스트레스 확대…FICO “평균 점수 하락”

뉴욕=로이터미국 소비자들이 고물가높은 금리의 이중 압박 속에서 신용 건전성에 갈수록 부담을 느끼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2025년 9월 16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글로벌 신용평가 모델 공급사인 페어 아이작 코퍼레이션(Fair Isaac Corporation·FICO)은 새 보고서에서 “전국 평균 FICO 점수가 최근 2포인트가량 하락했다”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2021년 전체 인구 중 38.1%가 600~749점대의 ‘중간 등급’에 속했으나, 2025년에는 같은 구간에 속한 비중이 33.8%로 축소됐다. 평균 FICO 점수는 715점으로 여전히 역사적 고점 근처지만, 분포의 변화는 잠재적 위험 신호로 해석된다.

주목

FICO 점수는 미국에서 개인 신용도를 수치화한 대표 지표다. 300점에서 850점 사이로 매겨지며, 점수가 높을수록 낮은 금리로 대출을 받을 수 있다. 신용카드·자동차할부·모기지 등 대부분의 금융사가 대출 심사에 활용한다.

이번 조사에서 Gen Z(1997년 이후 출생) 성인이 가장 큰 점수 하락폭을 보였다. 보고서는 “학자금 대출 부담주요 원인”이라고 진단했다.

“FICO가 모니터링하는 2,100만 명 가운데 10% 이상이 학자금 대출 상환을 연체 중이며, 학자금 상환 의무가 있는 차주 중 10% 이상이 이미 상환에 차질을 빚고 있다.” — FICO 보고서

학자금 대출 연체율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그 배경으로는 2023년 부활한 학자금 상환 의무, 물가 고공행진, 고금리로 인한 생활비 상승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흥미롭게도 미국의 대형 은행들은 최근 실적 발표에서 “소비자 재무 건전성은 양호하며 신용지표의 뚜렷한 악화 조짐은 아직 제한적”이라고 평가해 왔다. 그러나 노동시장 냉각과 맞물린 세부 지표들은 온도차를 보이고 있다.

주목

FICO 측은 “평균 점수는 후행 지표이므로 현재 수치가 높다고 안심하기 어렵다”면서 “앞으로 평균 점수를 위협할 만한 위험 요인이 여럿 존재한다”고 경고했다.

전문가 해설 ― 왜 중요할까?

첫째, FICO 점수 분포의 이동은 금리 민감 산업 전반의 수익성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 중간 구간 비중이 줄면 카드사·자동차금융사·핀테크 플랫폼의 리스크 프리미엄이 커질 가능성이 크다.

둘째, Gen Z의 신용약화는 장기적으로 소비 지출 둔화로 이어질 수 있다. 현재 20대 초·중반에 해당하는 세대가 향후 주택·자동차·결혼 자금을 조달할 때 더 높은 금리를 부담해야 한다면, 이는 곧 내수 경기의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공산이 크다.

셋째, 연체율 급증은 연준(미 연방준비제도)의 통화정책 경로에도 변수가 된다. 금융기관의 부실이 확산될 조짐이 포착되면 완화적 정책 전환 명분이 강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알아두면 좋은 용어

• FICO Score
미국 페어 아이작이 개발한 통합 신용점수 모델. 300~850점 범위로, 740점 이상이면 우수, 670~739점은 양호, 580~669점은 보통, 그 아래는 위험군으로 구분한다.

• Gen Z
통상 1997~2012년 출생 세대를 가리킨다. 디지털 네이티브이자 학자금 대출 보급률이 높아, 금리·인플레이션 변화에 민감하다.


이번 보고서는 금융기관·정책당국·투자자가 소비자 신용지표를 면밀히 모니터링해야 한다는 점을 다시 한 번 시사한다. 평균 수치보다 세부 분포와 추세의 변화가 실제 위험을 선행한다는 사실이 강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