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ty Inc.(뉴욕증권거래소: COTY)가 2025 회계연도 1분기 실적 가이던스에서 6%~8%의 매출 감소를 예고하며, 시간외 거래에서 주가가 12% 급락했다.
2025년 8월 20일, 로이터 통신 보도에 따르면, 미국 소비자들의 지출 둔화가 고가 화장품 수요에 직접적인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물가 상승과 경기 불확실성 속에서 소비자들은 필수품이 아닌 고급 뷰티 제품 구매를 미루고 있어, 리테일러들은 재고를 줄이고 신규 주문을 제한하는 ‘디스토킹(destocking)’ 전략을 강화하는 모습이다.
리테일 환경 악화에는 전(前) 미국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시절 부과된 추가 관세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관세 부담은 공급망 비용을 끌어올려 제품 가격 인상으로 이어졌고, 이는 다시 소비 심리를 위축시키는 악순환을 초래했다. 코티뿐 아니라 에스티로더(뉴욕증권거래소: EL) 등 럭셔리 뷰티업체 전반이 비슷한 압박을 받고 있다.
코티의 구체적 전망과 전략
코티는 2025 회계연도 1분기 like-for-like(동일 매장 기준) 매출이 6%에서 8%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전년 동기 4.5% 성장과 대조되는 수치다. 회사 측은
“연간 하반기(2025년 1월~6월)에 진행될 신제품 출시가 매출 성장 동력으로 작용할 것”
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코티는 프레스티지 부문에서 버버리 ‘Goddess’ 라인, 휴고 보스 신규 향수 등 고가 향수 포트폴리오를 확장하고 있다. 부유층 소비는 여전히 견조하다는 판단 아래, 향후 6개월간 집중적인 마케팅 캠페인과 글로벌 론칭 일정을 병행할 계획이다.
컨슈머 뷰티(대중 화장품) 부문에서도 저가·중가 제품을 동시에 출시해 가격대별 수요를 공략한다. 다만 미국 내 판매용 보급형 향수와 ‘엔트리 프레스티지’(입문용 고가) 라인 일부는 해외 생산 라인을 미국 국내 공장으로 이전해 관세 위험을 완화하기로 했다.
4분기 실적: ‘어닝 서프라이즈’에도 시장은 싸늘
코티의 2025 회계연도 4분기(2025년 4~6월)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8% 감소한 12억5,000만 달러로 집계됐다. 시장조사업체 LSEG(舊 리피니티브) 컨센서스 12억 달러를 상회했지만, 동시에 ‘성장 둔화’에 대한 우려를 완전히 잠재우진 못했다.
조정(비GAAP) 기준 순손익은 주당 –0.05달러로, 애널리스트 예상치인 +0.02달러를 하회했다. 회사는 ‘equity swap mark-to-market(주식 스와프 공정가치 평가)’ 효과로 −0.07달러의 부정적 영향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이는 분기 중 코티 주가가 하락함에 따라, 스와프 계약상의 평가가치가 줄어든 데 따른 것이다.
또한 2025 회계연도 실적에는 3분기 색조 화장품(color cosmetics) 사업에서 발생한 2억1,280만 달러 규모의 비현금 자산손상이 반영됐다. 미국·유럽 시장에서 립·아이 제품 판매가 예상보다 부진해 회수 가능 가치가 낮아졌다는 설명이다.
면세점·트래블 리테일 부진, 업계 전반의 리스크
코티는 중국 본토 공항 등 트래블 리테일(여행객 대상 면세 판매) 채널에서도 수요 회복이 지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는 에스티로더가 같은 날 발표한 2025 회계연도 실적 전망 하향과도 궤를 같이한다. 코로나19 이후 중국 관광 수요 정상화가 예상보다 더디고, 국제선 항공편 회복률도 90%를 밑돌고 있기 때문이다.
주가 흐름과 시장 반응
코티 주가는 2025년 들어 29.6% 하락했으며, 2024년 한 해에만 44% 급락한 바 있다. 연속된 급락은 매출 가이던스 하향·소비 둔화·관세 부담이라는 삼중 고리를 반영한다. 이날 시간외 거래에서 추가로 12% 밀리며, 시가총액은 50억 달러 초반대로 내려앉았다.
like-for-like는 환율·M&A·매장 수 변화 등 외부 요인을 제외하고, 동일 매장·동일 브랜드·동일 사업 부문만으로 실적을 비교하는 방식이다. 이를 통해 순수한 내재 성장률을 측정할 수 있다.
destocking은 유통업체가 과잉 재고를 줄이는 과정을 의미한다. 재고를 소진하는 동안 신규 주문이 줄어드는 탓에, 제조사 매출이 일시적으로 감소하는 ‘재고 사이클 리스크’가 발생한다.
equity swap mark-to-market은 특정 주식 가격 변동에 따라 스와프 계약의 가치가 매일 변동되는 구조다. 주가가 하락하면 계약 자산 가치도 줄어들어, 손실로 인식된다.
전망과 시사점
애널리스트들은 하반기 신제품 출시 효과가 본격화되기 전까지, 코티의 단기 실적 변동성이 높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다만 버버리·휴고보스·구찌 등 라이선스 기반 향수 매출 비중이 60%를 상회하고 있어, 프리미엄 소비 회복 시 레버리지 효과도 기대된다는 분석이다.
한편 업계 전반에서는 소비자들의 ‘가격 대비 가치’ 평가 기준이 강화되면서, 충성 고객군 확보를 위한 맞춤형 샘플링·디지털 체험 서비스가 핵심 경쟁요소로 부상하고 있다. 코티 역시 AR(증강현실) 기술을 활용한 가상 메이크업 테스트 기능을 연내 미국 주요 백화점에 도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종합적으로 관세·소비 둔화·재고 조정이라는 역풍 속에서도, 코티는 프리미엄 포트폴리오 확장과 공급망 재편을 통해 하반기 실적 반등을 모색하고 있다. 다만 단기적으로 주가 변동성과 실적 불확실성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투자자 주의가 요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