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셧다운·서비스업 부진에 달러 약세 지속, 금·은은 안전자산 수요로 상승

[환율·귀금속 시황] 미국 정부의 셧다운(Shutdown) 장기화와 서비스업 지표 둔화가 겹치면서 달러화가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동시에 금·은 등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강화돼 귀금속 가격은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2025년 10월 3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달러 인덱스(DXY)는 전장 대비 0.19% 하락하며 103선 초반까지 밀렸다. 미국 연방정부의 부분적 셧다운이 3일째 이어지자 경기 위축 우려가 커지고 있으며, 9월 미국 공급관리협회(ISM) 서비스업 지수가 시장 전망치(51.7)를 밑돌고 4개월 만에 최저치인 50.0으로 떨어진 것도 달러 약세를 부추겼다.

시장 관계자들은 “셧다운이 길어질수록 연방정부 지출이 차질을 빚고, 4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정체될 가능성이 높다”면서 “단기적으로 달러 매도세가 더욱 확산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다만 오스턴 굴스비 시카고 연은 총재가 “연준(Fed)이 조급하게 금리를 과도하게 선제 인하해선 안 된다”고 매파적(긴축 선호) 발언을 내놓으면서 낙폭은 일부 제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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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 약세 배경: 셧다운·지표 둔화·정책 불확실성

달러 인덱스 차트

미 의회가 예산안 합의에 실패함에 따라 연방정부 비필수 부문이 멈춰선 지 72시간이 지났다. 통상 셧다운이 1주일 이상 지속되면 경제 활동과 소비 심리가 눈에 띄게 위축된다. 올해 1분기 미국 GDP 성장률은 1.7%에 그쳤고, 4분기에는 1% 초반대로 떨어질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온다.

9월 ISM 서비스업 지수 하락은 소비·고용 둔화 가능성을 시사한다. 같은 달 서비스업 가격 지불지수는 69.4로 예상(68.0)보다 높게 나와 인플레이션 압력이 만만치 않음을 보여줬다. S&P 글로벌 종합 PMI는 53.9로 소폭 상향 수정됐으나, 이는 여전히 서비스 부문의 급격한 냉각을 상쇄하기엔 부족했다.


유로화·엔화·채권·귀금속 동향

① 유로화(EUR/USD) : +0.26%
ECB(유럽중앙은행) 정책위원인 피에르 윈슈는 “현재 금리 수준은 중기적으로 2% 물가목표 달성에 적절하다”고 강조했다. 시장은 이를 추가 인하에 소극적인 신호로 해석, 달러 약세와 맞물려 유로화를 끌어올렸다. 유로존 9월 생산자물가지수(PPI)가 전년 대비 –0.6%로 9개월 만에 최대 하락폭을 기록했으나, 통화정책 기대 변화에는 큰 영향을 주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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② 엔화(USD/JPY) : +0.12%
일본 8월 실업률이 2.6%로 13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엔화는 약세를 보였다. 구로다 하루히코 전 총재 후임인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BOJ) 총재가 “완화적 금융환경을 유지하겠다”고 발언해 금리 인상 기대가 약화됐다. 다만 10년 만기 일본국채( JGB ) 금리가 1.675%로 17년래 최고치를 경신해 엔화 약세 폭은 제한됐다.

③ 금·은 : 금 +0.84%, 은 +2.63%
셧다운 장기화, 지정학적 불확실성, 트럼프 전 대통령의 연준 독립성 공격 등이 겹치며 투자자들의 안전자산 수요가 급증했다. 최근 가장 근월물 금 선물은 3,891.90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고, 은 선물도 14년 만에 고점을 찍었다. ETF 자금 유입이 꾸준히 이어지며 금·은 보유량은 3년 만에 최고 수준이다.


정책 전망 및 시장 가격 반응

파생상품 시장(Fed Funds Futures)은 10월 28~29일 FOMC에서 25bp(0.25%p) 금리 인하 확률을 95%로 반영하고 있다. 연준이 올해 안에 두 차례 추가 인하를 실시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반면, 스와프 가격은 ECB가 10월 30일 회의에서 금리를 내릴 확률을 1%로 매우 낮게 본다. 이처럼 정책 스탠스 차별화가 달러 약세·유로 강세의 배경이 되고 있다.

한편, 투자자들은 셧다운이 연방통계치 발표 지연, 기업 실적 발표 일정 차질 등 2차 피해를 낳을 가능성에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월가 한 애널리스트는 “3주 이상 셧다운이 지속될 경우 S&P500 실적 컨센서스가 2~3%포인트 하향 조정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용어 풀이

DXY(달러 인덱스) : 미국 달러를 유로, 엔, 파운드, 캐나다달러, 스웨덴크로나, 스위스프랑 6개 통화 바스켓 대비 가치로 환산한 지수.
ISM 서비스업 지수 : 미국 공급관리협회가 발표하는 서비스업 체감경기. 50 이상이면 확장, 미만이면 위축을 의미.
PMI(구매관리자지수) : 민간조사기관 S&P 글로벌이 발표. 50을 기준으로 경기 확장·수축 판단.
bp(basis point) : 기준금리 변동 단위. 1bp는 0.01%p.

이처럼 셧다운·지표 부진·정책 기대로 얽힌 복합 변수가 외환·채권·귀금속·주식시장 전반에 변동성을 높이고 있다. 투자자들은 향후 미국 의회의 예산 합의, 10월 고용보고서, 각국 중앙은행 회의 결과를 주시하며 방어적 포트폴리오를 유지하는 모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