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섹션 232’ 반도체 관세 추진…TSMC 면제 가능성 높아진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가 최근 고객 노트에서 대만반도체제조회사(TSMC)의 미국 투자 규모를 근거로 ‘섹션 232(Section 232)’ 반도체 관세에서 면제받을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2025년 8월 13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BofA는 “미국 내 대규모 제조 투자를 진행 중인 기업은 관세 대상에서 제외될 것”이라는 정치권 메시지를 인용하며, TSMC가 대표적 수혜 후보라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TSMC는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에서 세 단계에 걸친 파운드리 공장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총 투자액은 1,650억 달러에 달하며, 이는 반도체 제조 분야에서 단일 기업이 미국에 투입한 자본 중 역대 최대 규모다. BofA는 이러한 ‘하드 캐시 투자’가 정치·통상 관점에서 ‘미국 산업정책 적합성’을 충족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TSMC가 관세를 피하면 단기 하방 위험이 완화되고, 미국 공장 비중이 낮은 경쟁사보다 경쟁 우위가 강화될 전망이다.” — 뱅크오브아메리카 애널리스트 노트 中

BofA는 TSMC에 대해 ‘매수(Buy)’ 투자의견을 유지하고 목표주가를 NT$1,400(미화 290달러)로 제시했다. 해당 목표가는 2026년 추정 주가수익비율(PE) 18배를 반영한 수치로, 현재 밸류에이션 대비 여전히 매력적이라는 설명이다.

섹션 232 관세란 무엇인가?

섹션 232는 미국 무역확장법(Trade Expansion Act of 1962) 232조를 말한다. ‘국가안보’ 위협이 되는 수입품에 관세 또는 수입제한을 부과할 수 있도록 한 조항으로, 과거 철강·알루미늄 관세에도 적용됐다. 이번에는 반도체가 타깃으로 거론되고 있다.

관세 적용 시 손익 시나리오

설령 관세가 부과되더라도 TSMC의 순익 충격은 제한적이라는 게 BofA의 계산이다. AI·고성능컴퓨팅(HPC) 수요는 가격 탄력성이 낮아 관세 전가가 가능하다는 이유다. 해당 부문은 TSMC 성장 동력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BofA는 관세 부과 시에도 순이익 감소 폭을 0.8~4.0% 수준으로 추정했다.

반면 스마트폰·PC 등 소비자 전자(Consumer Electronics) 부문은 가격 민감도가 높아 관세가 가격에 전가되면 미국 내 판매량이 소폭 줄어들 수 있다. 이 부문은 현재 TSMC 매출의 40~50%를 차지하고 있다.

대만 공급망 전반의 잠재 리스크

분석진은 TSMC와 달리 미국 내 거점이 미미한 OSAT(후공정 조립·테스트) 업체 및 소재·장비 파트너가 관세 노출에 직면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일부 기업이 미국 증설을 추진하고 있으나, 이는 실행 리스크·영업이익률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투자자 체크포인트

BofA는 오는 8월 중순 예정된 TSMC 면제 여부 공식 발표를 핵심 촉매로 제시했다. 특히 “시행 일정·투자 금액·면제 범위” 등 구체 기준이 공개되면, TSMC와 대만 반도체 생태계 전반의 주가 변동성이 완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전문가 시각 및 전망

본지 취재 결과, 국내외 반도체 애널리스트들 역시 미국 정부가 ‘자국 내 제조’를 유도하기 위해 투자 규모에 따른 차등적 관세 정책을 펼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이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한국 기업에도 시사점을 준다. 즉, 현지 생산 역량 확보가 관세 리스크 완화의 핵심이라는 점이다.

또한 인공지능(AI)과 생성형 AI 붐이 장기화되면서 5nm 이하 첨단 공정 파운드리 수요는 당분간 둔화될 조짐이 없다는 평가다. TSMC가 계획대로 2nm 공정을 애리조나 공장에 도입할 경우, 북미 빅테크 고객사와의 파트너십이 더욱 공고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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