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산업 섹터, 실적 시즌 앞두고 15% 상승세 시험대 올라

[뉴욕] 변동성이 이어진 2025년 월가에서 미국 산업(Industrials) 섹터가 주식시장의 주도주로 부상했지만, 본격적인 2분기 실적 시즌이 시작되면서 해당 섹터의 견조한 랠리가 얼마나 지속될 수 있을지가 최대 관전 포인트로 떠올랐다.

2025년 7월 20일, 로이터(Reuters)의 보도에 따르면, S&P 500 산업 지수는 연초 이후 15% 상승했다. 이는 S&P 500 11개 섹터 가운데 가장 높은 수익률이며 지수 전체 상승률(약 7%)의 두 배가 넘는다*.

산업 섹터의 모멘텀이 유지될 수 있을지는 이번 주 예정된 2분기 실적 발표에 달려 있다. 주간 실적 발표 기업은 S&P 500 편입 종목의 5분의 1을 넘으며, 특히 기술 대형주 ‘매그니피센트 세븐’ 가운데 처음으로 알파벳(Alphabet)과 테슬라(Tesla)가 실적을 공개한다.

‘매그니피센트 세븐’은 미국 증시 시가총액 상위 7개 빅테크·성장주(알파벳, 애플, 아마존, 메타, 마이크로소프트, 엔비디아, 테슬라)를 일컫는 신조어다.

S&P 500는 4월 이후 26% 급등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해방의 날(Liberation Day)’ 관세 발표로 촉발된 경기 침체 우려가 완화되면서 투자자들이 위험 자산으로 복귀한 결과다.

호라이즌 인베스트먼트 서비스(Horizon Investment Services)의 최고경영자 척 칼슨(Chuck Carlson)은 “최근 반등이 기대감을 상당 부분 선반영했기 때문에 이번 실적 시즌이 특히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방산·항공우주주, 산업 섹터 상승의 일등 공신

올해 산업 섹터 상승을 견인한 또 다른 동력은 항공우주·방위 산업이다. 중동·우크라이나 지역의 지정학적 긴장 고조와 독일 등 유럽국가의 국방 재정 확대가 맞물리면서 S&P 500 항공우주·방위 업종 지수는 연초 대비 30% 급등했다.

이번 주에는 RTX, 록히드 마틴(Lockheed Martin), 제너럴 다이내믹스(General Dynamics) 등 방산 대기업이 실적을 공개한다.

이들 외에도 GE 에어로스페이스(GE Aerospace) 주가는 올해만 약 55% 올랐으며, 지난주 2025년 이익 전망을 상향 조정했다.

지난해 제너럴 일렉트릭(GE)에서 분사한 GE 버노바(GE Vernova)는 70%가 넘는 상승률로 산업 섹터 내 최고의 수익을 기록 중이며, 수요일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리쇼어링·AI 인프라 확대, 산업 섹터의 또 다른 성장 테마

‘리쇼어링(Reshoring)’은 제조 설비를 해외에서 자국으로 다시 이전해 공급망을 재정비하는 전략을 뜻한다. 이에 더해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확장으로 냉각 시스템과 공장 자동화 수요가 급증하면서, 이튼(Eaton)·로크웰 오토메이션(Rockwell Automation) 등이 수혜주로 부각됐다.

다코타 웰스 매니지먼트(Dakota Wealth Management)의 수석 포트폴리오 매니저 로버트 패블릭(Robert Pavlik)은 “리쇼어링과 AI 인프라 확장이라는 두 가지 장기 테마가 산업 섹터 다수 종목을 지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차량 호출 플랫폼 우버(Uber) 주가도 약 50% 상승해 섹터 수익률을 끌어올렸다. 데이터트렉 리서치(DataTrek Research) 공동창업자 니콜라스 콜라스(Nicholas Colas)는 “산업 섹터에는 거시경제 변수에 의존하지 않고도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할 견고한 종목이 다수 존재한다”며 대형주 밸류에이션 매력도 여전하다고 평가했다.


경기 민감주 부진은 섹터 내 약점

다만 산업 섹터가 전통적으로 경기 사이클에 민감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일부 성장 주기 연동 종목의 약세는 부담 요인으로 꼽힌다. UPS·FedEx와 같은 택배 업체, 유나이티드 항공(United Airlines) 등 항공사, JB 헌트 운송서비스(JB Hunt Transport Services) 같은 트럭 운송기업 주가는 올해 들어 두 자릿수 하락세를 보였다.

그린우드 캐피털(Greenwood Capital)의 최고투자책임자 월터 토드(Walter Todd)는 “산업 섹터 안에서도 경기 민감 영역은 실적 악화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주 실적을 예고한 기타 산업 대기업으로는 하니웰(Honeywell), 유니언 퍼시픽(Union Pacific), 유나이티드 렌털스(United Rentals)가 있다.


무역·통화정책 변수 여전

실적 외에도 투자자들은 8월 1일 발효 예정인 미국의 대(對)무역 상대국 관세 인상 관련 동향을 면밀히 살필 전망이다.

연방준비제도(Fed) 역시 주요 변수다. 제롬 파월(Jerome Powell) 의장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금리 인하 압박과 사임 요구에 직면해 있다. 차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7월 29~30일 열릴 예정이다.

연초 이후 S&P 500는 7% 상승했으며, 높은 불확실성 속에서도 시장은 견조한 회복력을 보여줬다.

노스스타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North Star Investment Management)의 최고투자책임자 에릭 쿠비(Eric Kuby)는 “상당한 역풍에도 불구하고 주가가 예상 외로 탄탄하다”고 평가했다.

* 각종 지수 변동률은 2025년 1월 1일 대비 7월 19일 종가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