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정부가 노보 노디스크와 일라이 릴리가 개발한 체중 감량 주사제에 대해 국가의료보험 적용을 검토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는 연방 의료보험 주무 부처인 미국 보건복지부 산하 CMS 내부 문건을 입수해, 5년간의 파일럿 프로그램이 마련됐다고 1일(현지시각) 단독 보도했다.
2025년 8월 1일, 로이터 통신 보도에 따르면, 해당 계획이 확정될 경우 메디케어와 메디케이드 가입자는 ‘웨고비(Wegovy)’, ‘오젬픽(Ozempic)’, ‘젭바운드(Zepbound)’, ‘마운자로(Mounjaro)’ 등 총 4종의 GLP-1 계열 주사제를 체중 감량 목적으로도 처방받을 수 있다.
현재 이들 약물은 임상시험에서 체중을 15%~20%까지 감소시키는 효과가 확인됐으나, 연간 5,000~7,000달러에 이르는 높은 가격으로 인해 공적보험 부담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메디케이드는 저소득층을, 메디케어는 65세 이상과 장애인을 대상으로 하는 정부 프로그램으로, 총 가입자가 각각 7,000만 명, 6,500만 명에 달한다.
현행 규정과 달라지는 점
CMS 문건에 따르면 메디케이드 시범사업은 2026년 4월, 메디케어 시범사업은 2027년 1월 시작이 목표다. 현재 13개 주만 메디케이드 차원에서 해당 약물을 제한적으로 지원하고 있으며, 메디케어는 “체중 감량만을 위한 약물”에 대해선 원칙적으로 보장을 금지해 왔다. 다만 수면무호흡증·심혈관질환 등 공인 적응증 치료에 사용할 때는 예외를 인정하고 있다.
노보 노디스크 대변인은 “정부 및 민간보험의 포괄적 보장이야말로 환자의 치료 접근성을 높이는 핵심”이라고 밝혔으며, CMS는 “예상 혹은 검토 중인 모델에 대해선 코멘트하지 않는다”고 일축했다.
시장 반응 및 기업 전략
해당 소식이 전해진 1일 프리마켓에서 일라이 릴리 주가는 1.9%, 노보 노디스크(미국 예탁증권)는 2.6% 상승했다. 글로벌 투자은행 번스타인의 애널리스트 코트니 브린은 “릴리가 개발 중인 경구용 체중 감량제가 승인되면 시범사업에 포함돼 매출 파급효과가 더욱 커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두 제약사는 급증하는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대규모 시설투자를 단행 중이다. 노보 노디스크는 미국 내 생산설비 확충에 41억 달러를 투입한다고 밝혔고, 일라이 릴리 역시 다수의 생산라인 증설 계획을 공개했다.
전문가 해설: 메디케어·메디케이드란 무엇인가
Medicare는 연방정부가 운영하는 노령·장애인 대상 건강보험 제도다. 가입자는 급여 수준과 무관하게 일정 보험료를 납부하며, 병원비·의사 진료·조제약 등 의료비의 상당 부분을 정부가 부담한다. Medicaid는 연방과 주(州)가 공동 재원을 조성해 저소득층의 의료비를 지원하는 제도로, 주별로 급여 범위가 차이가 있다.
이번 시범사업은 체중 감량 치료를 만성질환 관리의 일부로 편입하려는 연방정부의 정책 전환 신호로 읽힌다. 비만은 당뇨·고혈압·심혈관질환 위험을 높이지만, 미국 의회 예산국(CBO)은 관련 약물의 대규모 보험 적용에 따른 재정 지속 가능성을 꾸준히 우려해 왔다.
향후 관전 포인트
• CMS가 파일럿 사업의 참가 주(州)와 재정 분담 구조를 어떻게 설계할지.
• 2027년 메디케어 시범사업 개시 전까지 의회 및 이해관계자들과의 예산 협상이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
• 경구용 GLP-1 신약이 승인될 경우, 약가 결정 및 보험수가 반영이 시장 판도를 재편할지 여부.
이와 같은 요인들은 제약·의료서비스 업계뿐 아니라 정부 재정·보험·투자시장까지 복합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