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형주 지수 밸류에이션, 다시 ‘고공 영역’ 진입…Wolfe 리서치 “펀더멘털은 여전히 견조”

Wolfe Research는 2025년 2분기(미국 회계연도 기준) 실적 시즌을 사실상 마무리하면서, 대다수 기업이 시장 예상치를 넘어서는 양호한 성적표를 제시했다고 평가했다. 동시에 S&P 500을 비롯한 대형주 지수가 사상 최고가를 경신하면서 주가수익비율(PER)이 다시 ‘코피 터질 듯한(nosebleed)’ 높이에 도달했다고 경고했다.

2025년 8월 13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전일까지 S&P 500 편입기업 452곳(총 503개 가운데 약 90%)이 2분기 실적을 발표했으며, 매출 기준 69%가 컨센서스를 상회해 달러 가중 평균 기준 +2.8%의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순이익 기준으로는 80%가 예상치를 뛰어넘어 가중 평균 +8.4%의 깜짝 실적을 달성했다.

분석팀은 “미·중 관세 정책과 연준의 긴축·완화 기조가 분기 내내 극심한 변동성을 보였음에도 기업들은 탄탄한 실적을 내놓았다”라며 “3분기 가이던스 역시 긍정적”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보고 기업의 47%가 3분기 실적 가이던스(중간값 기준)를 시장 전망치보다 높게 제시했다.


밸류에이션 ‘경고등’

그러나 호실적과 함께 주가는 가파르게 올라, S&P 500은 NTM(Next Twelve Months) 기준 순이익 대비 22.3배에 거래되고 있다. Wolfe Research는 “지수 PER이 다시 팬데믹 이후 고점 수준”이라며 “투자자들은 밸류에이션 리스크를 간과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NTM PER이란? NTM은 ‘앞으로 12개월’ 동안 예상되는 주당순이익(EPS)을 의미한다. 즉 NTM PER 22.3배는 “향후 1년 간 벌어들일 예상 이익의 22.3배 가격”에 주식이 거래된다는 뜻이다. 과거 평균(약 17~18배)을 크게 웃도는 수치로, 주가가 기대 이익 대비 비싸다는 신호로 읽힌다.

보고서는 또한 “‘트럼프 행정부의 해방의 날(Liberation Day)’ 이후 관세 변동성이 S&P 500의 실적 전망을 일시적으로 눌렀지만, 기업들이 잇단 어닝 서프라이즈와 견조한 가이던스를 제시하면서 추정치는 재차 반등했다”고 설명했다.

계절적 변동성 확대에 대한 전망도 나왔다. Wolfe는 “통상 9~10월은 미국 주식시장 변동성이 커지는 구간”이라며 “향후 몇 주간 단기 조정이 나타날 가능성”을 열어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AI(인공지능) 인프라 투자 확대 같은 구조적(secular) 성장 동력이 주가를 지지하고 있다”라고 분석했다.

“펀더멘털은 여전히 강하다. 구조적 성장 동력이 살아 있고, 기업들은 실적과 가이던스로 이를 증명했다.” — Wolfe Research


전문가 시각‧시사점

오버 밸류에이션 논란펀더멘털 호조가 공존하는 ‘엇갈린 신호’가 나타난다. 22배가 넘는 NTM PER은 20년 평균보다 20% 이상 비싸지만, 동시에 사상 최고 수준의 기업 이익률과 AI 관련 자본 지출이 이를 정당화할 수도 있다는 반론도 있다.

② 정책 변수는 여전하다. 미국 대선 레이스가 본격화되는 가운데 관세·재정·통화 정책의 불확실성이 커질 경우, 고평가된 주식시장은 작은 실망에도 과민 반응을 보일 수 있다.

③ ‘AI 지출 내러티브’는 장기 모멘텀으로 자리 잡았다. 반도체, 데이터센터, 클라우드 인프라 등 특정 섹터의 CAPEX(설비 투자) 확대로 인해 경기 둔화 우려에도 관련 종목은 강세를 유지하고 있다.

④ 투자 전략 측면에서, Wolfe가 언급한 ‘계절적 변동성’ 구간은 리밸런싱 기회가 될 수 있다. 현금 비중을 일부 확대해 단기 조정을 노리는 전략과, AI·자동화·친환경 인프라로 대표되는 장기 테마에 분산 투자하는 전략을 병행하는 방식이 거론된다.

⑤ 결론적으로, 밸류에이션 부담은 분명하지만, 펀더멘털 견조구조적 성장이라는 두 축이 시장을 떠받치고 있다는 Wolfe의 평가는 “조정은 기회”라는 기존 강세론과 맥을 같이한다. 다만, 데이터 확인 편향(confirmation bias)에 빠지지 않도록 각종 경제지표‧정책 변수를 면밀히 모니터링할 필요가 있다.

시장 참여자들은 향후 발표될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연방준비제도(연준)의 9월 FOMC 회의, 그리고 3분기 어닝 시즌 초반 기업들의 가이던스를 핵심 체크포인트로 삼고 있다. 고평가 국면에서도 펀더멘털 강세가 유지될지, 아니면 정책‧매크로 악재가 밸류에이션을 재조정할지 여부가 하반기 주가의 향방을 가를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