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 주요 지수가 9월 12일(현지시간) 혼조세로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일 대비 0.05% 하락했고,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0.59% 떨어졌다. 반면 나스닥100 지수는 0.42% 올랐다.
E-미니 선물 시장에서도 같은 흐름이 관찰됐다. 9월물 S&P 500 E-미니 선물은 0.06% 내렸고, 9월물 나스닥 E-미니 선물은 0.41% 상승했다. 이는 국채 금리가 오르자 일부 투자자들이 차익실현에 나섰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2025년 9월 14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이날 10년 만기 미 국채 수익률은 전장보다 5bp(0.05%p) 오른 4.06%를 기록했다. 채권 금리가 오르면 주식의 상대적 매력도가 떨어지기 때문에 주가에 부정적일 수 있다.
증시가 장 초반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뒤 상승폭을 반납한 또 다른 이유는 미시간대 소비심리지수가 예상을 밑돌았기 때문이다. 9월 잠정치 소비심리지수는 55.4로, 전월 대비 2.8포인트 하락하며 4개월 만의 최저치를 찍었다(시장 예상 58.0). 이는 소비 둔화 가능성을 시사해 투자심리를 위축시켰다.
다만 같은 조사에서 1년 기대 인플레이션은 4.8%로 전월과 동일했으나, 5~10년 기대 인플레이션은 3.9%로 전월(3.5%)보다 상승해 장기 물가 압력 우려가 부각됐다.
FOMC 회의(9월 16~17일)를 앞두고 연방기금금리 선물은 25bp 인하 가능성을 100% 반영했고, 50bp 인하 가능성도 8%로 소폭 반영했다. 연말까지는 총 70bp 인하가 가격에 반영돼 있다.
해외 증시 및 채권시장 동향
유럽 STOXX50 지수는 0.07% 상승했다.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10년 만의 고점에서 0.12% 하락했고, 일본 닛케이225 지수는 0.89% 오르며 또다시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유럽 국채 금리도 동반 상승했다. 독일 10년물 국채금리는 2.715%로 5.9bp 올랐고, 영국 10년물 길트금리는 4.671%로 6.5bp 상승했다. 독일 연방은행 총재이자 ECB 정책위원인 요아힘 나겔은 “물가가 예상대로라면 현 수준의 금리가 적절하다”고 밝혔고, 프랑스 중앙은행 총재 프랑수아 빌루아드갈로는 “향후 ECB 회의에서 추가 인하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한편 영국의 7월 제조업 생산은 전월 대비 1.3% 감소해 1년 만의 최대 하락 폭을 기록했다(시장 예상 +0.1%).
미 증시 섹터·종목별 움직임
시장 뉴스가 인수·합병(M&A) 기대감에 불을 지피면서 엔터테인먼트·전장 관련 종목이 급등세를 보였다.
워너브러더스디스커버리(WBD)는 파라마운트-스카이댄스가 인수 제안을 준비 중이라는 소식에 전일 28% 폭등한 데 이어 또다시 16% 뛰었다.
테슬라(TSLA)는 네바다주 차량국이 자율주행차 시험을 승인했다고 밝히면서 7% 이상 급등했다. 자율주행 허가 확대는 테슬라의 소프트웨어 수익 모델 강화 요인으로 평가된다.
AI 반도체 수혜 기대가 지속되며 마이크론 테크놀로지(MU)는 4% 상승, 슈퍼마이크로컴퓨터(SMCI)는 2% 올랐다. SMCI는 엔비디아 HGX B300 시스템을 본격 출하한다고 밝혔다.
마이크로소프트(MSFT)는 오픈AI와의 파트너십 구조에 대한 잠정 합의 소식이 전해지며 다우지수 내 최대 상승률(+1% 이상)을 기록했다.
반면 모더나(MRNA)·바이오엔텍(BNTX)·화이자(PFE) 등 코로나19 백신주는 미 당국이 일부 아동 사망 사례를 백신과 연계할 것이라는 워싱턴포스트 보도에 3~7%가량 급락했다.
건설·주택 관련주는 국채 금리 상승 여파로 부진했다. 빌더스퍼스트소스(BLDR)·톨브러더스(TOL)가 2% 넘게 하락했고, 레너(LEN)·디알호튼(DHI)·펄티그룹(PHM)도 1% 이상 밀렸다.
또한 오라클(ORCL)은 주요 주주인 래리 엘리슨이 파라마운트-스카이댄스의 워너 인수 계획을 지지한다는 보도가 나오며 5% 하락, 전일 낙폭을 확대했다.
알아두면 좋은 용어
• bp(베이시스포인트) : 금리 변동 단위를 나타내며, 1bp는 0.01%p에 해당한다.
• 10년물 미 국채(T-note) : 미국 재무부가 발행하는 10년 만기 채권으로, 글로벌 금리 지표로 통용된다.
• E-미니 선물 : CME에서 거래되는 주가지수 소형 선물로, 개인·기관 모두가 활발히 이용한다.
• FOMC : 연방공개시장위원회(Federal Open Market Committee)의 약자로, 금리·통화정책을 결정하는 미 연방준비제도(연준)의 핵심 기구다.
전문가 시각
시장 참가자들은 미국의 연준 독립성 논란, 장기 인플레이션 기대 상승, 그리고 소비심리 둔화 등 상반된 신호 속에서 공격적인 방향성을 잡기보다 주말을 앞두고 포지션을 축소하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장기채 금리가 4%대를 완전히 상향 돌파하느냐가 향후 기술주 랠리 지속 여부를 가를 핵심 변수로 꼽힌다.
또한 국제유가 반등이 물가 기대를 자극하면서 연준이 연내 세 차례(총 75bp) 인하를 단행할지 여부에 대한 의구심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따라서 다음 주 FOMC 회의에서 제롬 파월 의장이 점도표(dot-plot)와 기자회견을 통해 어떠한 가이던스를 제시하는지가 투자 심리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전망이다.
요컨대, 단기적으로는 금리·물가 지표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으므로 업종·섹터 간 차별화 전략이 요구된다. 특정 이벤트 리스크가 해소된 뒤에는 AI·반도체와 같은 구조적 성장 테마가 다시 리드할 가능성이 커, 해당 영역에 대한 중·장기 관점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