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관세 완화에 일본 증시 사상 최고…아시아 증시는 대체로 하락

【아시아 주식시장 동향】 일본 증시가 미국발 관세 완화 소식에 힘입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아시아 주요국 가운데 단연 돋보였다. 반면 여타 아시아 증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신규 관세 발효에 따른 경계감이 짙어지며 혼조세를 보였다.

2025년 8월 8일, 인베스팅닷컴 보도에 따르면 투자자들은 전날 뉴욕증시 혼조 마감과 차기 연방준비제도(Fed) 의장 내정설, 그리고 본격적으로 적용되기 시작한 미 관세 정책을 동시에 소화했다. S&P500 지수 9월물 선물(계약 코드 ESU25)은 아시아 장중 소폭 상승세를 나타냈으나, 관세 불확실성을 완전히 잠재우기에는 역부족이었다.

NIKKEI·TOPIX 강세, 기술 대형주 급등 일본 니케이225지수는 2.2% 급등했고, 토픽스지수는 1.7% 올라 사상 최고치를 새로 썼다. 일본 측 통상교섭대표 아카자와 료세이는 “미국이 일본산 제품에 부과할 실효 관세율 상한을 15%로 제한할 것”이라고 전날(7일) 언급했다. 이는 기존 관세에 덧씌워질 추가 부담이 최대 15%에 그칠 것임을 의미해, 수출 중심 기업들의 우려를 상당 부분 완화했다.

특히 Sony(도쿄증권거래소 종목코드 6758)와 SoftBank Group(9984)은 6월 분기 ‘어닝 서프라이즈’를 발표하며 주가를 크게 끌어올렸다. 소니는 관세 영향이 당초 예상보다 작을 것으로 판단해 연간 실적 가이던스를 상향 조정했고, 소프트뱅크는 인공지능(AI) 투자 수익이 급증해 ‘깜짝 실적’을 기록했다. 관세 변수에 민감한 도요타자동차(7203)도 3.8% 상승해, 부진한 분기 실적과 하향된 가이던스를 대부분 만회했다.

같은 날 발표된 일본의 6월 가계지출 증가율은 시장 예상에 못 미쳤다. 이는 물가 상승 압력이 다소 완화되고 있음을 시사해, 일본은행(BOJ)의 금리 인상 동력이 약해질 가능성에 무게를 실어줬다.


아시아 전반, ‘트럼프 관세’ 충격 소화 8일(현지시간)부터 발효된 관세는 아시아 각국에서 미국으로 수출되는 품목에 10%에서 최대 50%까지 부과된다. 일부 국가는 미국과 ‘부분적 합의’를 통해 관세율을 낮추는 데 성공했지만, 수출 의존도가 높은 지역 경제는 여전히 직격탄을 우려하고 있다.

호주 S&P/ASX200지수는 0.1% 하락했다. 호주는 기본 10% 관세를 적용받는다. 한국 KOSPI는 0.3% 내렸다. 중국 본토 CSI300·상하이종합지수는 보합권에 머물렀고, 홍콩 항셍지수는 기술주 약세로 0.6% 떨어졌다. 중국 최대 파운드리 업체 SMIC(중국명 중신국제·0981)는 기대치에 못 미친 분기 실적 탓에 5.2% 급락했다.

인도 Nifty50 선물은 보합 개장을 예고했다. 인도는 25% 관세 적용국이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러시아산 원유 수입이 계속될 경우 3주 후 관세를 50%로 상향하겠다”고 경고했다. 싱가포르 스트레이츠타임스지수도 0.4% 하락했다.


• 용어 해설 및 배경
ESU25는 2025년 9월 만기 S&P500 선물의 티커다. 해외 선물시장에서 미국 주식시장의 방향성을 가늠하는 ‘바로미터’로 활용된다.
Baseline Tariff(기본 관세)란 해당 국가가 특혜 감면 없이 적용받는 최초의 관세율을 의미한다. 이번 조치에서 호주는 10%의 기본 관세를 할당받았다.
TOPIX는 도쿄증권거래소 1부 상장 전 종목을 시가총액 가중 방식으로 산출한 지수로, 일본 내수·수출 비중을 모두 반영한다.

• 전문가 관전 포인트

“일본 증시는 관세 상한선이 명확해지면서 수출 불확실성이 크게 줄었다. 다만 다른 아시아 국가는 합의 내용이 각기 달라 변동성 장세가 지속될 전망”

라고 도쿄 소재 한 투자은행 전략가는 진단했다. 시장 참여자들은 향후 3주간 인도·러시아 원유 이슈, 차기 Fed 의장 인선, 글로벌 공급망 재편 등을 핵심 변수로 지목하고 있다.

관세가 이미 발효됐지만, 기업별 실적과 각국 정부의 추가 협상 결과에 따라 주가 흐름이 갈라질 가능성이 크다. 특히 기술·자동차·반도체 등 고관세 직격탄 업종은 향후 몇 분기 동안 마진 압박을 피하기 어려워, 기업마다 생산 거점을 재조정하거나 가격 전가에 나설지 여부가 투자 판단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