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 주요 지수가 미국의 8월 고용보고서 부진에 따른 연방준비제도(Fed) 복수 차례 금리 인하 기대감으로 동반 상승했다. 5일(현지시간) S&P500지수는 전장 대비 0.83% 올랐고,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0.77% 상승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100지수 역시 0.93% 올랐다.
2025년 9월 5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이날 9월물 E-mini S&P 선물은 0.38% 상승, 9월물 E-mini 나스닥 선물은 0.87% 올랐다. 투자자들은 약한 고용지표를 Fed의 통화완화 근거로 해석하며 위험자산 선호심리를 회복했다.
핵심 고용 지표가 시장 컨센서스를 크게 하회했다. 8월 비농업 신규 고용은 2만2000명 증가에 그쳐 예상치(7만5000명)를 밑돌았으며, 3개월 이동평균 증가폭은 2만9000명으로 둔화됐다. 7월 수치는 7만9000명으로 소폭 상향됐지만 6월은 -1만3000명으로 하향 조정됐다. 민간 부문 고용은 3만8000명 증가에 머물렀고 제조업 고용은 1만2000명 감소했다. 실업률은 4.3%로 3년 9개월 만의 최고치를 기록했다.
평균 시급은 전월 대비 0.3% 올라 시장 예상과 일치했지만, 전년 대비 상승률은 3.7%로 전월(3.9%) 대비 둔화돼 임금발 인플레이션 압력이 다소 완화됐다. 미국 노동통계국(BLS)은 보고서를 제때 공개했으나 일부 기술적 문제로 세부 데이터가 지연될 수 있다고 예고했다.
“약한 고용은 성장 둔화를 시사하지만, 동시에 금리 인하 필요성을 강화해 주식시장에는 단기 호재로 작용했다.”
고용 부진 직후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8bp 하락한 4.076%로 5개월 만의 최저치를 기록했다. 파생시장에서는 9월 16~17일 FOMC에서 50bp(0.50%p) 인하 가능성을 17%로 반영하기 시작했고, 10월 28~29일 회의에서 두 번째 25bp 인하 가능성은 96%까지 높아졌다. 시장이 연말까지 기대하는 누적 인하 폭은 75bp로, 연방기금금리가 4.38%에서 3.63%로 내려갈 것이란 전망이다.
관세 갈등도 주목된다. 연방항소법원은 전주 금요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의회의 승인 없이 전 세계를 대상으로 부과한 관세가 대통령 권한을 초과했다고 판결했지만 항소가 진행되는 동안 관세는 유지하기로 했다. 법원은 “비상사태 선언 이후 대통령에게 광범위한 권한이 주어지지만 관세 부과권은 명시돼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에 따르면, 모든 관세가 예고대로 시행되면 미국 평균 관세율은 15.2%로 상승해 2024년 2.3% 대비 급등하게 된다.
해외 증시도 상승세를 보였다. 유로스톡스50은 0.23% 올랐고,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1.24% 상승하며 3거래일 연속 하락을 마감했다. 일본 니케이225는 1.03% 상승 마감했다.
채권시장에서는 12월 만기 10년물 T-note 선물이 21틱 상승했다. 기대 인플레이션(10년물 BEI)은 2.362%로 2.8bp 하락했고, 유가가 2% 떨어지며 채권 가격 상승을 거들었다. 유럽 채권 수익률도 독일 10년물 ‑5.3bp(2.666%), 영국 길트 ‑6.4bp(4.656%)로 동반 하락했다.
스왑시장은 유럽중앙은행(ECB)이 9월 11일 회의에서 금리를 25bp 인하할 확률을 1%로 반영하고 있다.
종목별 동향
매그니피션트 세븐(Magnificent Seven)이라 불리는 대형 기술주는 혼조세였다. 테슬라는 엘론 머스크에게 최대 1조 달러 규모의 성과 보상 패키지를 제안한 소식에 3.7% 급등했다. 애플은 인도 연간 매출이 약 90억 달러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는 보도로 소폭 상승했다. 반면 마이크로소프트와 엔비디아는 1% 이상 하락했다.
비트코인 가격이 2.3% 오르면서 코인베이스(0.3%↑), 라이엇 플랫폼스(3%↑) 등 암호화폐 관련주가 강세를 보였다. 국채 금리 하락에 따라 모기지 금리가 동반 하락할 것이란 기대가 커지며 홈빌더인 펄티그룹, 톨브라더스, 레나, DR호튼이 모두 2% 이상 올랐다.
반도체 섹터도 돋보였다. 브로드컴은 오픈AI와 협력해 신규 AI 칩을 설계·생산하기로 하면서 11% 뛰었다. ASML·마이크론·글로벌파운드리스도 2% 이상 상승했다.
반면, 룰루레몬 애슬레티카는 소비 부진과 관세 부담을 이유로 가이던스를 하향 조정해 16% 급락했다.
9월 5일(2025년) 실적 발표 예정 기업으로는 ABM인더스트리즈, C&F파이낸셜, 제냐, 칼비스타 파마슈티컬스, 루이지애나-퍼시픽, 내셔널 베버리지, 패스워드 파이낸셜, 프로-덱스 등이 있다.
용어 해설
• E-mini 선물은 시카고상품거래소(CME)에 상장된 소액 지수선물로, 표준 계약 대비 계약 규모가 작아 개인 투자자들도 거래할 수 있다.
• T-note(미국 재무부채권)는 만기 2~10년의 중기 국채로, 가격과 금리가 반대로 움직이는 특성이 있다.
• 매그니피션트 세븐은 애플·마이크로소프트·알파벳·아마존·엔비디아·메타·테슬라 7대 빅테크를 지칭한다.
전문가 관전 포인트
고용지표 약세는 경기 둔화를 예고하지만, 동시에 Fed의 완화적 스탠스 가능성을 높여 채권과 주식 모두에 단기적인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다만 실업률이 4%대를 상회한 것은 실물경제의 내재적 피로감을 시사한다. 한국 투자자 입장에서는 달러 약세와 금리 하락이 맞물릴 경우 원화 강세·유동성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글로벌 자산 배분 전략을 재점검할 필요가 있다. 특히 미국 기술주와 반도체주가 금리 민감도가 높은 만큼 금리 전망 변화에 따라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에 유의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