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고용시장 둔화에 연준 통화정책 ‘촉각’… 9개월 만의 첫 금리 인하 가시화

뉴욕 월가가 고용시장 둔화 신호에 주목하며 연방준비제도(이하 연준·Fed)가 오는 주 중 어떤 스탠스를 취할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투자자들은 연준이 9개월 만에 기준금리를 인하해 고용을 방어할 것이라는 시나리오를 사실상 기정사실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2025년 9월 12일, 로이터 통신 뉴욕발 보도에 따르면 시장 참가자들은 연준이 9월 18일(현지 시각)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25bp(0.25%p) 인하를 단행할 가능성을 90%로 반영하고 있다. 물가상승률이 예상보다 높게 발표됐음에도, 최근 잇따른 부진한 고용지표가 금리 인하 근거를 더 굳건히 했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물가와 고용, 두 마리 토끼 사이 ‘고용’에 방점
연준은 ‘물가 안정’과 ‘최대고용’이라는 이중책무(dual mandate)를 지닌다. 그러나 PNC 파이낸셜서비스의 융-유 마(Yung-Yu Ma) 최고투자전략가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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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12개월 간 91만 1,000개의 일자리 감소 수정치는 ‘이례적’ 수준으로, 연준이 고용 안정에 더 무게를 둘 수밖에 없다

”고 평가했다.

인플레 지표는 ‘뜨겁게’, 금리 선물은 ‘인하에 베팅’
12일 발표된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월 대비 2.9% 상승해 시장 예상치를 상회했다. 그럼에도 시카고상품거래소(CME)의 FedWatch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 선물은 연말까지 총 73bp(0.73%p) 인하를 가격에 반영하고 있다. 이는 통상적 폭(25bp) 기준 ‘거의 세 차례 인하’를 뜻한다.

‘bp’(basis point)는 금리 변동폭을 0.01% 단위로 표시하는 금융 업계 용어다. 예컨대 50bp 인하는 0.50%p 인하를 의미한다. 데이터트렉리서치의 공동창립자 니컬러스 콜라스는 “1990년 이후 55차례 금리 인하 중 60%가 25bp 규모였으며, 50bp 인하는 경기침체 시기에만 등장했다”면서 “만약 연준이 50bp를 선택한다면 이는 미국 경기 전망 악화를 공식적으로 ‘경고’하는 신호”라고 진단했다.


투자 심리: 인공지능(AI) 랠리와 연준 기대가 ‘쌍두마차’

S&P 500 지수는 올해 들어 12% 상승하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해 왔다. 배경에는 AI 열풍, 견조한 실적, 트럼프 행정부 관세 충격 완화 등과 함께 연준 완화 기대가 자리한다. 커먼웰스파이낸셜네트워크의 크리스 파시아노 수석시장전략가는 “재정·통상 정책 불확실성이 잦아든 지금, 주식시장의 ‘핵심 테마’는 다시 연준으로 돌아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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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수혜주’ 오라클 폭등이 남긴 함의
11일 오라클(Oracle) 주가는 장중 36% 급등하며 시가총액을 1조 달러에 바짝 끌어올렸다. 다국적 기업이 이처럼 단숨에 급등한 것은 드문 일이다. 수십억 달러 규모 클라우드 인프라 계약을 연이어 체결하며 시장의 ‘연산 능력 전쟁’이 치열하다는 사실을 방증했다. 마 전략가는 “

AI 산업 진화 속도가 상상 이상으로 빠르다는 점을 월가가 다시금 확인한 사례”

라고 평가했다.

향후 관전포인트

1) 점도표(Dot Plot, 경제전망 요약) 업데이트: 연준 위원 개별 금리 전망이 한눈에 드러난다.
2) 제롬 파월 의장 기자회견: 고용 둔화에 대한 연준의 ‘경계 수준’을 가늠할 수 있는 핵심 무대다.
3) 50bp vs 25bp 단행 여부: 이례적 빅컷이 현실화되면 증시 변동성 확대가 불가피하다.

전문가 시각
필자는 25bp 인하 가능성을 높게 보되, 연준이 점도표에서 연말 중 1~2차례 추가 인하 시사를 통해 ‘완화적 편향’을 강화할 것으로 전망한다. 이는 중장기적으로 나스닥과 성장주엔 우호적이지만, 단기적으로는 채권 수급 불안과 ‘고평가 논쟁’으로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 특히, 물가 반등 리스크트럼프발 관세 정책의 ‘상충 변수’가 지속될 경우 연준 메시지는 잔여 회의마다 재조정될 여지가 크다.

요약하면, 시장은 이미 고용 보호를 위한 통화 완화를 선제적으로 반영하고 있으며, 빅테크·AI 랠리와 맞물려 증시 상승 모멘텀이 유지되고 있다. 다만 예상보다 ‘큰 폭’ 혹은 ‘적은 폭’ 인하가 현실화될 때 변동성 ‘스파이크’가 불가피하다는 점은 기억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