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상업거래소(Nymex) 10월 인도분 천연가스 선물(티커: NGV25)이 15일(현지시간) 전일 대비 0.102달러(+3.47%) 오른 3.04달러/MMBtu*1에 마감했다. 급등 배경으로는 9월 하순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보된 이례적인 늦더위가 전력 수요, 특히 냉방 부문의 가스를 밀어 올릴 것이라는 기대가 꼽힌다.
2025년 9월 15일, 나스닥닷컴 보도에 따르면 기상 데이터 업체 바이살라(Vaisala)는 9월 20~24일 미국 서부에서 중서부까지 기온이 평년을 웃돌 것으로 전망했으며, 9월 25~29일에는 미국 전역 대부분에서 ‘상당한 고온(above-normal temperatures)’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전력회사들은 수요 급증에 대비해 가스 화력 발전기의 가동률을 높이고 있다.
시장 참여자들은 “최근 며칠 사이 발생한 기온 예측 상향 조정이 단기 선물 가격을 자극했다”며, “특히 서부에서 중서부로 이동하는 열돔(Heat Dome)이 동부 내륙까지 영향을 미칠 경우, 9월 말까지 냉방 수요가 비수기 대비 예상을 뛰어넘을 수 있다”고 진단한다.
① 공급 증가에도 불구하고 단기 강세
가격 상승에도 불안 요소는 존재한다. 미 에너지정보청(EIA)은 지난주 단기 전망 보고서에서 2025년 미국 천연가스 생산 전망치를 하루 1억 6,663만 입방피트(bcf)*2로 0.2% 상향했다. 하부 48개 주(Lower-48)의 건식(Dry) 가스 생산량은 15일 기준 1억 8,700만 입방피트/일로 전년 대비 7.0% 증가했으며, 이는 사실상 사상 최고치 근방이다.
블룸버그NEF(BNEF)에 따르면 같은 날 하부 48개 주 가스 소비량은 7,180만 입방피트/일로 전년 대비 2.0% 늘었고, 미 LNG 수출 터미널로 흘러간 순유입량은 1,500만 입방피트/일로 전주 대비 1.6% 감소했다. 즉 국내 수급은 느슨하지만 날씨 변수 하나로 단기 가격이 민감하게 출렁이는 구조다.
② 전력 수요가 가격을 지탱
에디슨일렉트릭연구소(EEI)가 10일 발표한 주간 보고서에 따르면, 9월 6일로 끝난 한 주 동안 미국 하부 48개 주의 전력 생산량은 8만 3,003GWh*3로 전년 동기 대비 1.03% 증가했다. 최근 52주 누적 전력 생산량 역시 4,264,559GWh로 2.97% 증가해, 냉방과 데이터센터 수요가 여전히 견조함을 시사한다.
“전력 시장에서 가스화력의 역할이 커진 만큼, 더위가 평년보다 단 1주만 길어져도 현물 시장은 즉각 반응한다.” (댈러스 소재 전력 트레이더)
③ 재고와 시추 리그(Drilling Rig) 동향
EIA가 11일 발표한 주간 재고 통계는 약세(베어리시) 신호였다. 9월 5일로 끝난 주간 가스 재고는 71bcf 증가해 시장 예상치(+68bcf)와 5년 평균(+56bcf)을 모두 상회했다. 현재 재고는 전년 대비 1.3% 낮지만, 5년 평균 대비 6.0% 높은 수준으로 ‘공급 부족 우려’는 크지 않다. 유럽 가스 저장률도 9월 13일 기준 80%로, 5년 평균 87%보다는 낮지만 여전히 안정적인 편이다.
시추 활동은 정체 양상이다. 베이커휴스(Baker Hughes)가 12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9월 둘째 주 미국 가스 시추 리그 수는 118기로 전주와 동일했다. 8월 1일 기록한 2년래 최고치 124기보다는 소폭 낮지만, 2024년 9월의 4년 반 최저치(94기) 대비로는 확실한 회복세다.
④ 단위 해설 및 용어 설명
*1 MMBtu: 1Million British Thermal Unit, 약 1,055.06MJ(메가줄)에 해당하는 에너지 단위다. 국제 가스 가격을 표기할 때 주로 사용된다.
*2 bcf/day: billion cubic feet per day, 하루 10억 입방피트. 1bcf는 약 28.3백만㎥로, 한국 LNG 터미널 두 곳이 하루 처리할 수 있는 물량에 근접한다.
*3 GWh: Gigawatt-hour, 시간당 10억 와트의 전력을 1시간 동안 생산 혹은 소비했을 때의 전력량. 한국 울산시 전체 일일 전력 소비량(약 90GWh)에 비견된다.
⑤ 전문가 시사점
단기적으로는 날씨 요인이 ‘위험 프리미엄’을 형성하면서 3달러/MMBtu선을 방어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생산량 사상 최고 수준, ▲예년 대비 높은 재고, ▲LNG 수출 흐름 완화 등 구조적 요인은 상승 폭을 제한할 가능성이 크다. 트레이더들은 9월 말~10월 초 냉방 수요가 꺾이는 시점을 매도 타이밍으로, LNG 수출 재가동 시점을 매수 재진입 포인트로 지목한다.
리치 애스플런드(Rich Asplund)는 기사 작성 시점에 해당 종목 관련 포지션을 보유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본 기사는 정보 제공 목적이며, 투자 자문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