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연준 동향] 미국 달러화가 3주 반 만에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다. 17일(현지시간) 달러 인덱스(DXY)는 0.29% 상승하며 3.5주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달러 인덱스는 주요 6개 통화 대비 달러의 가치를 나타내는 지표로, 미 통화정책·금리 전망과 직결돼 금융 시장 참가자들의 주목을 받는다.
2025년 7월 17일, 나스닥닷컴 보도에 따르면 견조한 미국 경기 지표가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조기 금리 인하 가능성을 낮춰 달러화 강세를 부추기고 있다. 주간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예상 밖으로 감소했고, 6월 소매판매는 시장 전망치를 크게 웃돌았다. 또한 7월 필라델피아 연은(연방준비은행) 제조업 전망 지수 역시 다섯 달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주요 경제 지표
• 주간 신규 실업수당 청구 : 7,000건 감소한 22만1,000건(3개월 최저치)
• 6월 소매판매 : 전월 대비 0.6% 증가(예상 0.1%)
• 자동차 제외 소매판매 : 전월 대비 0.5% 증가(예상 0.3%)
• 수입물가(석유 제외) : 전월 대비 보합(예상 0.2% 상승)
• 7월 필라델피아 연은 제조업 전망 : 15.9(전월 대비 19.9p 상승, 예상 -1.0)
• 7월 전미주택건설업협회(NAHB) 주택시장지수 : 33(전월 대비 1p 상승)
연준 내부 발언 엇갈려
“금리를 당분간 유지하는 것이 적절하다.” ― 필리파 쿠글러(연준 이사)
“연말까지 두 차례 25bp 인하 전망은 합리적이다.” ― 메리 데일리(샌프란시스코 연은 총재)
쿠글러 이사는 인플레이션 가속화와 관세 인상 효과를 이유로 긴축 유지 필요성을 강조했다. 반면 데일리 총재는 인플레이션이 목표치 2%에 도달할 때까지 기다리면 경제에 불필요한 손상이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무역·정책 변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150여 개국에 대해 10~15% 관세 부과를 예고하는 서한을 8월 1일 발송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윌버 러트닉 상무장관은 엔비디아·AMD 등 미국 반도체 기업이 제한된 사양의 AI칩을 중국에 재판매할 수 있도록 허용할 의향이 있음을 시사했다. 재닛 베슨트 재무장관과 허리펑 중국 부총리 간 고위급 협상이 수 주 내 열릴 전망이며, 8월 12일 만료 예정이던 미·중 고율 관세 유예 조치가 연장될 가능성도 제기됐다.
금리 선물 시사점
시카고상품거래소(CME) 연방기금선물에 따르면 7월 29~30일 FOMC에서 25bp 인하 가능성은 3%, 9월 16~17일 회의에서의 인하 가능성은 58%로 가격에 반영됐다. 이는 연준이 “더 오래 높은 금리” 기조를 유지할 수도 있다는 투자자들의 인식을 보여준다.
유럽·일본 통화 동향
• 유로/달러 : 0.40% 하락, 3.5주 최저
└ 안토니오 타야니 이탈리아 부총리 “유로화가 너무 강하다… ECB, 인하 필요”
• 달러/엔 : 0.51% 상승
└ 일본 참의원 선거에서 자민당 과반 상실 우려·재정 악화 공포로 엔화 약세
일본 무역 지표
• 6월 수출 : 전년 대비 0.5% 감소(예상 0.5% 증가)
• 6월 수입 : 전년 대비 0.2% 증가(예상 1.1% 감소)
귀금속 시장
8월물 금 선물(GCQ2)은 0.41%(13.80달러) 하락해 1.5주 최저를 기록했고, 9월물 은 선물(SIU2)은 0.48%(0.184달러) 상승했다. 달러 강세와 주식시장 호조, 쿠글러 이사의 매파적 발언이 금값 하락 요인으로 작용했다. 반면 데일리 총재의 완화적 발언과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공세 예고는 시장 불확실성을 키우며 은 가격을 지지했다.
ETF 자금 흐름
글로벌 금 ETF 보유량은 전일 기준 2년 만에 최고치로 늘었다. 자산운용사들의 안정 자산 선호 현상이 여전함을 시사한다.
용어 풀이
• 달러 인덱스(DXY) : 유로, 엔, 파운드 등 6개 통화 바스켓 대비 달러 가치를 측정하는 지표다.
• 초과준비금 금리(IOER) : 연준이 은행 초과 지급준비금에 지급하는 이자율로, 통화정책 운영의 핵심 도구다.
• 베이시스포인트(bp) : 0.01%포인트를 의미하며 금리 변동 폭을 세밀하게 표현할 때 사용한다.
전망
달러화는 미국 경제의 상대적 강건함과 연준의 ‘장기간 고금리 유지’ 의지가 겹치며 당분간 강세를 이어갈 공산이 크다. 다만 9월 FOMC를 전후해 인플레이션과 고용 지표가 급격히 둔화할 경우, 데일리 총재가 언급한 연내 두 차례 인하 시나리오가 현실화될 여지도 있다. 또한 미·중 무역 협상 진전에 따라 위험 선호가 회복되면 안전통화 달러 매수가 일부 약화될 가능성도 관찰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