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증시가 금요일 일제히 하락했다. 미국 민간 부문의 고용 지표가 노동시장의 약화를 시사한 데다, 중국 10월 수출이 예상 밖 감소한 것이 투자심리를 위축시켰다. 여기에 연방준비제도(Fed) 관계자들의 신중한 발언이 이어지며 추가 금리인하 지속에 대한 망설임이 부각된 점도 위험자산 선호를 낮췄다.
2025년 11월 7일, RTT뉴스 보도에 따르면, 트레이더들은 미국의 고용 둔화 신호와 중국의 대미 수출 급감 여파를 동시에 소화하는 한편, 연준의 완화적 정책 여지가 제한될 수 있다는 신호에 주목했다. 이러한 배경은 기술주 중심의 고평가 논쟁을 자극하며 아시아 전역의 주가에 광범위한 압박으로 작용했다.
중국 본토 증시에서 상하이종합지수는 -0.25% 하락한 3,997.56으로 마감했다. 시장에는 엇갈린 재료가 혼재했다. 미 언론 보도에 따르면, 미국 정부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공약대로 중국 조선업을 겨냥한 일련의 제재를 유예하는 절차를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백악관이 엔비디아(Nvidia)의 최신 스케일다운 AI 칩의 대중국 판매를 허용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다른 연방기관에 통보했다는 별도의 보도도 나왔다. 공식 통관 통계에서 중국의 10월 수출이 전년동월 대비 1.1% 감소한 사실이 확인됐으나, 시장 반응은 제한적이었다. 특히 대미 수출이 25% 급감한 것이 전체 지표를 끌어내렸다. 이는 9월 +8.3% 증가 이후 2월 이후 첫 감소다. 같은 기간 수입은 전년동월 대비 1% 증가해 9월의 +7.4%에서 둔화했다.
홍콩에서는 항셍지수가 -0.92% 하락한 26,241.83으로 마감했다. 투자자들은 기술주의 밸류에이션 과열에 대한 우려를 반영했다.
일본 증시는 뉴욕 증시의 기술주 약세 흐름을 추종하며 후퇴했다. 니케이 평균은 -1.19% 하락한 50,276.37로 마감했고, 주간 기준으로 -4.1% 하락해 4월 이후 최대 주간 낙폭을 기록했다. 토픽스(TOPIX)는 -0.44% 하락한 3,298.85로 거래를 마쳤다. 기술주인 소프트뱅크와 어드반테스트가 각각 6~7% 하락한 반면, 실적 발표 이후 리크루트홀딩스가 +16.1%, 닛산자동차가 +4.3% 급등했다.
한국에서는 코스피가 -1.81% 하락한 3,953.76으로 마감했다. 밸류에이션 부담이 부각되며 삼성전자, SK하이닉스, 현대자동차가 1~2% 하락했다.
호주 증시는 6주 만의 저점으로 밀렸다. 금융과 자재(광산) 섹터가 하락을 주도했고, 벤치마크 S&P/ASX 200은 -0.66% 하락한 8,769.70을, 올오디너리즈는 -0.74% 하락한 9,031.70을 기록했다. 맥쿼리 그룹은 -5.7% 폭락했는데, 반기 실적이 시장 예상에 못 미쳤기 때문이다. 뉴질랜드에서는 S&P/NX-50이 전장 하락 마감 이후 +0.16% 오른 13,599.21로 소폭 반등했다.
원자재 시장에서는 금 가격이 아시아 장에서 온스당 4,000달러를 상회했다. 이는 미국 노동시장 지표 부진 발표 후 달러 약세가 진행된 영향이다. 국제유가는 약 +1% 상승했는데, 미국과 유럽의 대러 제재가 공급을 더욱 조이는 흐름이 이어진 것이 배경으로 해석됐다.
뉴욕증시는 전일 급락했다. 챌린저, 그레이 앤드 크리스마스(Challenger, Gray & Christmas)가 발표한 민간 부문 감원 통계가 약세를 보이면서, AI 버블 논쟁과 단기 조정 가능성 우려가 확대됐다. 기술주 비중이 큰 나스닥 종합은 -1.9% 하락하며 2주래 최저를 기록했고, S&P 500은 -1.1%, 다우는 -0.8% 하락 마감했다.
미국 고용지표 포인트
10월 감원 규모: 153,074건 (9월 54,064건 대비 +183%, 전년동월 55,597건 대비 +175%)
연초~10월 누적 감원: 1.09백만건 (2024년 761,358건 대비 +44%, 2020년 이후 최고 수준)
비농업부문 고용: -9,100 (전월 +33,000)
글로벌 아웃플레이스먼트 기업인 챌린저, 그레이 앤드 크리스마스의 조사에 따르면, 지난 10월은 2003년 이후 가장 나쁜 10월로 기록됐다. 기업들은 감원과 채용 동결을 단행했으며, 10월 감원 발표는 153,074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9월의 54,064건 대비 183% 증가, 전년동월 55,597건 대비 175% 급증한 수치다. 올해 1~10월 누적으로는 1.09백만 건의 일자리 감축이 발표돼, 2024년의 761,358건 대비 44% 증가하며 2020년 이후 최고로 나타났다.
별도로, 레벨리오 랩스(Revelio Labs)의 데이터는 미국 비농업부문 고용이 10월에 9,100명 감소했다고 지적했다. 전월에는 33,000명 증가를 기록했었다. 이러한 흐름은 미국 노동시장 냉각에 대한 인식을 강화하며, 위험자산 선호를 둔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용어와 맥락 해설
프론트로딩(frontloading)은 향후 관세나 규제 강화에 앞서 주문과 선적을 미리 당겨서 처리하는 관행을 의미한다. 본문에서 중국 기업들이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를 회피하기 위해 대미 주문을 선제적으로 앞당긴 뒤, 10월 들어 수출이 둔화됐다는 맥락이 이에 해당한다.
스케일다운 AI 칩은 수출통제 기준을 충족하도록 연산성능이나 대역폭 등을 조정해 설계된 맞춤형 칩을 뜻한다. 백악관이 이러한 칩의 대중국 판매 불허 방침을 연방기관에 통보했다는 보도는, 중국의 AI 인프라 투자와 공급망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사안으로 평가된다.
TOPIX(토픽스)는 도쿄증권거래소 프라임 시장 전 종목을 대상으로 산출되는 광범위한 지수로, 니케이 225 대비 섹터 전반의 흐름을 더 폭넓게 반영한다. 챌린저, 그레이 앤드 크리스마스는 감원 공지 데이터로 유명한 글로벌 아웃플레이스먼트 기업이며, 레벨리오 랩스는 기업 인사 데이터를 바탕으로 노동시장 동향을 추적·분석하는 기관이다.
시장 영향과 시사점
이번 미국 고용 둔화 신호와 중국 수출 감소는 동시다발적으로 투자심리를 위축시켰다. 연준 인사들의 신중한 톤은 추가 금리인하의 연속성에 의문을 던지며, 고평가 논란이 큰 기술주에 상대적으로 큰 부담을 주었다. 중국의 대미 수출 -25%는 양국 간 통상 여건 악화가 실물지표에 반영되고 있음을 보여주며, 미국의 AI 칩 대중국 수출 제한 강화까지 감안하면 반도체·AI 공급망 변동성은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금값의 4,000달러 상향과 유가의 1% 내외 상승은 위험회피와 공급 차질 우려가 결합된 결과로 해석된다. 금은 달러 약세 국면에서 매력도가 커지고, 유가는 제재로 인한 공급 축소가 체감될 때 지지력을 얻는다. 다만, 이러한 자산군의 움직임이 성장 둔화와 정책 불확실성을 반영한다는 점에서, 주식시장 변동성 확대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요약하면, 미국 민간 고용지표 악화와 중국 수출 위축, 연준의 완화 신중론이 결합하며 아시아 증시 전반에 조정을 유발했다. 단기적으로는 지표 민감도가 높아진 가운데 밸류에이션 점검과 섹터 회전이 강화될 수 있다. 투자자들은 미국의 추가 고용·물가 데이터와 중국의 대외무역 추이, 미·중 기술규제 뉴스플로에 대한 모니터링을 이어가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