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로이터) — 시티(Citi) 애널리스트들은 미국의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에 대한 압박이 커지는 상황이 세계 최대 규모가 될 수 있는 채무재조정으로 이어질 경우, 베네수엘라 채권의 가치가 현재 대비 30%~60% 상승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2025년 11월 12일, 로이터 보도에 따르면, 남미의 산유국인 베네수엘라는 2017년 국제 채권에 대해 디폴트(채무불이행)에 들어갔으며, 이후 채권 가격은 워싱턴과 카라카스의 관계 변화에 따라 등락을 반복해 왔다.
시장의 급등세는 올해 초 다시 한 차례 포착됐다. 미 해군이 베네수엘라 해안 인근에서 마약 밀수 선박으로 의심되는 표적을 타격했고, 이어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마두로 체포로 이어질 단서 제공자에게 5,000만 달러의 현상금을 제시하면서 위험자산 가격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전해졌다.
정권 교체 시나리오와 채무재조정의 윤곽
시티는 마두로 대통령이 교체될 경우, 시장이 오랫동안 기다려온 국가 채무재조정이 현실화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시티는 베네수엘라의 총부채를 약 1,700억 달러(정부 약 1,100억 달러 + 국영 석유회사 PDVSA 600억 달러 이상)로 추산했다.
“우리는 정권 교체 기대를 바탕으로 베네수엘라 크레딧이 랠리를 보였다고 판단한다”고 시티는 분석했다. 이어 “부채의 50% 상각(헤어컷)은 재정적으로 지속 가능한 경로를 되찾기 위한 최소 요건“이라고 덧붙였다.
구체적으로 시티는, 베네수엘라가 투자자들에게 만기 20년, 쿠폰 4.4%의 ‘뉴 본드(new bond)’와 함께, 디폴트 기간 동안 미지급된 이자를 보전하기 위한 만기 10년 제로쿠폰 채권을 패키지로 제공할 수 있다고 가정했다.
시티는 출구수익률(exit yield) 11% 기준을 적용할 경우, 뉴 본드의 가치는 약 26포인트, PDI(미지급이자, Past Due Interest) 채권은 평균 추가 20포인트의 가치를 지니게 되어, 전체 패키지 가치는 달러당 중반 40센트대에 형성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또한 명목 GDP에 연동된 ‘매크로 연동 채권(Macro-linked Bond)’을 적용하는 시나리오에서도 유사한 회수율이 산출된다고 덧붙였다.
여기에 더해, 원유 판매 수익에 연동된 가치 회수 장치(Value Recovery Instrument, VRI)가 패키지에 포함될 경우, 회수 가치가 상단 40센트대로 높아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현재 디폴트 상태 탓에 대다수 채권이 달러당 24~29센트에서 거래되는 점을 감안할 때, 추가 30%~60%의 가치 상승 여지를 시사한다.
부채의 50% 상각이 단행될 경우, 베네수엘라의 재조정 이후 잔존 부채는 약 850억 달러 수준이 될 것이라고 시티는 추정했다.
“이 수준에서 연간 37억5,000만 달러의 상환 능력은 약 4.4%의 쿠폰으로 환산되며, 이는 당사의 적정성 테이블과 과거 유사 사례에 전반적으로 부합한다”고 시티는 밝혔다. “이는 향후 협상 파라미터를 위한 합리적이고 분석적으로 근거 있는 출발점을 제공한다”고 덧붙였다.
핵심 용어 해설: 투자자 이해를 위한 정리
헤어컷(haircut)은 재조정 과정에서 원금 또는 이자의 일부를 상각하는 조치를 의미한다. 예컨대 50% 헤어컷은 기존 채무의 절반을 탕감한다는 뜻으로, 채무의 지속 가능성을 회복하기 위한 전제 조건으로 제시되는 경우가 많다.
출구수익률(exit yield)은 재조정 후 새롭게 교환된 채권의 장기 균형 수익률을 가정한 할인율이다. 이는 리스크 프리미엄, 국가 신용도, 성장/물가 전망 등을 포괄하는 시장의 기대를 반영한다. 시티가 적용한 11%는 재조정 후에도 여전히 높은 위험이 내재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PDI(미지급이자)는 디폴트 기간 동안 지급되지 못한 누적 이자를 뜻한다. 제로쿠폰 채권으로 이를 보전하면, 당장의 현금 유출을 줄이면서도 투자자 보상을 구조화할 수 있다.
매크로 연동 채권(Macro-linked Bond)은 명목 GDP 등 거시지표에 연동해 상환 구조나 지급액이 변동되는 설계다. 가치 회수 장치(VRI)는 원자재 수익 등 특정 현금흐름에 연동해 추가 상향분을 제공하는 메커니즘으로, 경기 및 가격 사이클에 따른 업사이드 공유가 가능해진다.
시장의 의미와 리스크 체크포인트
시티의 이번 가정은 정권 교체와 제재 완화 등 여건 변화를 필요조건으로 한다. 디폴트 이후 8년째에 접어드는 베네수엘라 채권은 유동성 제약과 법적 복잡성이 여전하며, 최종 회수율은 협상 구조, 유가, 생산능력, 수출 환경 등 다양한 변수에 의해 달라질 수 있다.
그럼에도 달러당 24~29센트라는 현 시세 영역과, 시티가 제시한 중반 40센트대(상단 40센트 포함)의 가정 회수율 간 격차는, 투자자들이 정책 전환과 재조정 설계의 구체화 여부에 민감하게 반응할 것임을 보여준다. 특히 쿠폰 4.4%와 연간 37억5,000만 달러 상환능력이라는 재무 제약은, 현실적 협상 한계를 예고한다.
투자 유의사항가정 기반: 본 분석은 시티가 제시한 가정에 근거하며, 정치·외교적 전개에 따라 결과가 크게 달라질 수 있다. 또한 법적 분쟁 가능성, 제재 체계의 변화, PDVSA와 정부 부채 간 우선순위 등은 회수율 변동을 초래할 수 있는 요인이다.
핵심 포인트 요약
— 시티: 정권 교체 시 베네수엘라 채권 가치 30~60% 추가 상승 가능성.
— 부채 총액 약 1,700억 달러(정부 1,100억 달러, PDVSA 600억 달러+).
— 재조정 패키지 가정: 만기 20년 쿠폰 4.4% 뉴 본드 + 만기 10년 제로쿠폰(PDI 보전).
— 출구수익률 11% 적용 시, 가치 중반 40센트대 도출.
— GDP 연동 및 원유수익 연동 VRI 포함 시, 상단 40센트대까지 회수율 상향 여지.
— 50% 헤어컷 가정 시 재조정 후 잔존 부채 약 850억 달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