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EU 무역 합의에 유럽 증시 급등…하이네켄, 아프리카·아시아 성장으로 반기 실적 개선

유럽 증시가 28일(현지시간) 장 초반부터 강세를 보였다. 미국과 유럽연합(EU)이 관세 전면전을 피해 무역 협상 타결에 이르렀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투자 심리가 빠르게 개선됐다.

2025년 7월 28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독일 DAX 지수는 전장 대비 0.8% 상승했고, 프랑스 CAC 40 지수는 1.2% 급등했으며, 영국 FTSE 100 지수 역시 0.5% 올랐다.

이날 랠리는 양측이 합의한 ‘15% 기본 관세’와 EU의 대미 6,000억 달러(약 784조 원) 투자 약속이 불확실성을 크게 줄였다는 데서 비롯됐다. 관세 수준은 EU가 원하는 ‘제로-포-제로(0%)’에는 못 미치지만, 당초 경고됐던 30% 고율 관세를 피했다는 점에서 기업들에 상당한 안도감을 제공한다.


주요 협상 내용 및 파급 효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스코틀랜드에서 만나 협상안을 도출했다. 이번 합의를 통해 두 경제권은 세계 교역의 약 3분의 1을 담당하는 거대 시장 간 충돌을 일단락지었다.

앞서 미국은 지난 4월 2일 ‘전 세계 국가에 일괄 30% 관세’ 카드를 꺼냈다. 이후 일본과는 동일한 15% 관세에 합의했고, 다른 교역 파트너들도 서둘러 협상 테이블에 나서는 양상을 보였다. 중국과의 협상은 29일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재개될 예정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미국이 협상 분위기 조성을 위해 대중(對中) 첨단기술 수출 규제를 일시 중단했다”고 전했다.


기업 실적: 하이네켄·노르덱스 등

하이네켄(Heineken)은 올해 상반기 유기적 영업이익이 7.4% 증가했다고 보고했다. 유럽 판매 부진과 관세 부담 가중에도, 아프리카·아시아 지역에서의 판매 호조가 실적을 견인했다.

풍력터빈 제조사 노르덱스(Nordex)는 2025년 2분기에 2.3GW 규모의 신규 프로젝트를 수주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80% 이상 증가한 수치다. 시장에서는 “EU 재생에너지 확대 정책과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따른 인센티브가 주문 증가를 유발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밖에 영국 핀테크 기업 와이즈(Wise), 프랑스·이탈리아 합작 안경 브랜드 에실로룩소티카(EssilorLuxottica)도 이날 장 마감 후 실적을 공개할 예정이다.


주요 중앙은행 회의 및 고용지표 주시

경제 지표 측면에서 유럽 일정은 비교적 한산하지만, 주중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일본은행(BOJ)의 통화정책회의가 예고됐다. 두 기관 모두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연준의 제롬 파월 의장과 BOJ의 우에다 가즈오 총재 발언은 시장의 향후 금리 경로 판단에 중요한 단서를 제공할 전망이다. 8월 2일 발표될 미국 비농업부문 고용보고서 또한 금리 전망에 영향을 미칠 핵심 데이터다.


국제 유가 상승

무역전쟁 우려 완화는 원유시장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런던 ICE 거래소의 브렌트유 9월물03:05 ET 기준 배럴당 68.18달러(+0.8%)를 기록했고, 뉴욕상업거래소(NYMEX)의 WTI 9월물65.71달러(+0.8%)로 상승했다.

시장 참여자들은 8월 1일로 예정된 ‘미국발 신규 관세’ 시한 이전에 추가 합의가 이어질 경우 글로벌 원유 수요 전망이 한층 개선될 것으로 보고 있다.


용어 설명 및 배경지식

관세(Tariff): 특정 국가 또는 지역으로부터 수입되는 상품에 부과되는 세금이다. 보호무역이나 협상 카드로 활용된다.
기가와트(GW): 전력·발전 설비 규모를 나타내는 단위(1GW=10억 와트)로, 풍력·태양광 산업에서 프로젝트 규모 비교에 쓰인다.


전문가 시각

“15%라는 수치는 완전한 자유무역에는 못 미치지만, 불확실성을 제거했다는 점에서 기업 가치(Valuation)에 즉각적인 우호 요인”*로이터·블룸버그 컨센서스 종합

필자는 이번 합의가 글로벌 공급망 재편 속도를 늦추는 ‘숨 고르기’ 역할을 할 것으로 판단한다. 미국과 동맹국 간 관세 수준이 일단락된 만큼, 기업들은 설비 투자·고용 계획을 보다 명확히 세울 수 있게 됐다. 다만 중국과의 협상이 난항을 겪을 경우 시장 변동성이 재차 확대될 여지도 있다.

결국 향후 몇 주간은 Fed·BOJ의 통화정책 스탠스, 미·중 무역협상 경과, 그리고 유럽 주요 기업들의 실적 가이던스가 삼각 축을 이뤄 증시 방향성을 결정지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