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증시가 12일(현지시간) 초반 거래에서 상승세를 보였다. 미국과 중국이 상호 추가 관세 부과를 90일간 유예하기로 한 결정이 투자 심리를 개선한 것이 주된 요인이었다. 투자자들은 동시에 미국 소비자물가(CPI) 발표를 앞두고 관세가 물가와 통화정책 경로에 미칠 영향을 가늠하고 있다.
2025년 8월 12일, 로이터통신 보도에 따르면 범유럽 지수인 STOXX 600은 그리니치표준시(GMT) 07시 10분 기준 0.4% 상승했다. 대부분의 지역 증권거래소가 ‘그린(상승 구간)’을 나타냈으며, 위험회피 심리가 완화되는 흐름이 확인됐다.
워싱턴과 베이징은 기존 관세 휴전(트루스)을 90일 더 연장해 11월 10일까지 ‘트리플 디짓(세 자릿수) 관세’ 부과를 유예하기로 합의했다. 나머지 휴전 조건은 모두 유지되며, 향후 일정으로는 올해 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간 정상회담 개최를 위한 토대가 마련됐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같은 날 “
전쟁을 끝내려면 키이우와 모스크바 양측이 영토 일부를 양보해야 할 것”
이라고 언급하며 16일 예정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앞두고 우크라이나 문제에 대해 입장을 밝혔다.
종목별 흐름으로는 스위스 자산관리사 UBS가 대주주의 블록딜(대량매매) 소식 이후 0.9% 하락했다. 반면 독일 제약장비업체 사토리우스(Sartorius)는 제프리스가 투자 의견을 ‘보유(Hold)’에서 ‘매수(Buy)’로 상향 조정한 덕분에 3.6% 상승했다.
덴마크 풍력발전설비 기업 베스타스 윈드시스템(Vestas Wind Systems)은 미국 내 비공개 프로젝트 수주 소식이 전해지며 3.5% 뛰었다. 또 영국 산업용 스팀·유체제어 장비업체 스파이랙(Spirax) 그룹은 상반기 실적이 시장 기대를 웃돌았다는 발표 후 16% 급등하며 STOXX 600 내 최대 상승 종목에 올랐다.
용어 설명
STOXX 600은 유럽 17개국 600개 대표 종목으로 구성된 시가총액 가중 지수로, 유럽 증시의 폭넓은 흐름을 가늠하는 핵심 벤치마크다. ‘트리플 디짓 관세’란 관세율이 100% 이상인 고율 관세를 의미하며, 기업 실적과 소비자 물가에 직접적인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전문가 시각과 전망
관세 휴전 연장은 당분간 글로벌 공급망 혼란을 누그러뜨리고 유럽 제조업 수출 환경에 숨통을 틔울 가능성이 있다. 다만 투자자들은 12일 발표될 미국 CPI 숫자를 통해 실제 물가 압력이 얼마나 완화됐는지 확인해야 한다. 물가가 여전히 목표치를 웃돌 경우 미 연방준비제도(연준·Fed)는 긴축적 통화정책 기조를 이어갈 수 있으며, 이는 다시 기업 밸류에이션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또한 UBS 대주주 매각 사례는 금리 상승기 자본 조달 비용 증가와 맞물려 유럽 금융주 전반의 변동성을 확대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반대로 방산·신재생에너지·제약장비 섹터처럼 구조적 성장 스토리가 있는 종목에는 자금이 몰릴 가능성이 크다.
결론적으로, 미·중 무역긴장 완화 기대감이 유럽 증시에 즉각적인 호재로 작용했으나, 물가 지표와 중앙은행 행보에 따라 방향성이 달라질 수 있다는 점에서 투자자들은 단기 랠리에 과도하게 안도하기보다는 리스크 관리를 병행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