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일 15% 자동차 관세 합의 소식에 현대차·기아 주가 급등

【서울=로이터】 현대자동차기아 등 국내 완성차 업체 주가가 23일 장 초반부터 급등세를 보였다. 이는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일본과의 무역협상에서 일본산 자동차에 15% 관세를 부과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힌 데 따른 즉각적인 시장 반응이다.

2025년 7월 23일, 로이터 통신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백악관 기자회견에서 “

일본과 새로운 무역합의를 이뤘으며, 일본산 자동차에는 15% 관세가 적용될 것

”이라고 발표했다. 같은 날 일본 공영방송 NHK도 정부 소식통을 인용해 “미국이 일본산 자동차 관세율을 15%로 설정하는 데 합의했다”고 전했다.

이 소식이 전해지자 현대차 주가는 6.8% 상승했고, 기아는 6.4% 올라 코스피 시장을 견인했다. 관세 인상이 일본 자동차 업계에 타격을 줄 것으로 예상되면서 글로벌 투자자들이 상대적으로 관세 부담이 없는 한국산 자동차에 관심을 돌린 결과다.


관세(Tariff)란 무엇인가?

관세는 외국에서 수입되는 상품에 부과되는 세금이다. 보호무역 수단으로 활용돼 자국 산업을 보호하고 무역수지 개선을 꾀하는 정책적 장치다. 이번 사례처럼 특정 국가·제품에 적용되는 경우 ‘특별관세’ 또는 ‘보복관세’로 불리기도 한다.


한·미 고위급 무역협상도 임박

한국 정부 역시 미국과의 고위급 통상 대화에 나설 예정이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통상교섭본부장이번 주 금요일(현지시간) 워싱턴 D.C.에서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 등 미 행정부 관계자들과 면담한다. 양측은 자동차·배터리·반도체를 포함한 산업 공급망 전반과 대중(對中) 견제 전략을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 전문가들은 “미·일 간 15% 관세가 실제로 발효될 경우 일본 브랜드의 가격 경쟁력이 약화되면서 한국 자동차 업체의 북미 시장 점유율이 추가 확대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주가 급등 배경에 대한 분석

가격 경쟁력 상승short-term : 일본 업체가 관세로 인한 비용 상승분을 소비자 가격에 전가할 경우, 같은 조건에서 한국차의 가격 우위가 뚜렷해진다.

투자자 포트폴리오 재편mid-term : 글로벌 펀드가 일본 자동차 비중을 줄이고 대체 투자처로 한국·유럽 자동차주를 편입하면서 주가 상승 압력이 형성된다.

정책 기대감long-term : 새롭게 구성된 한국 산업·통상 전략이 미국 시장에서의 지위 강화를 지원할 것이란 기대로 이어진다.


업계 및 정부 반응

현대차 관계자는 “아직 구체적인 영향은 지켜봐야 하지만, 북미 공장 가동률과 판매 전략 전반을 재점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한·미 협의에서 한국산 자동차의 안정적 대미(對美) 수출환경을 확보하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향후 변수

1) 미·일 합의의 실제 발효 시점 :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 이후 공식 서명 및 의회 승인 절차가 남아 있어, 세부 일정이 주가 변동성에 영향을 줄 수 있다.

2) 환율 : 원/달러 및 엔/달러 환율 변동이 가격경쟁력에 미치는 효과가 달라질 수 있다.

3) 한국·미국 간 추가 협상 결과 : 대중 관세나 IRA(인플레이션 감축법) 세부 지침 개정 여부 등이 한국 자동차·배터리 업체 이익 전망에 변화를 줄 가능성이 있다.


전문가 시각

모건스탠리 아시아 오토 애널리스트는 “

일본 자동차가 관세 부담을 흡수하지 않는 한, 한국 기업이 단기적으로 최대 수혜를 볼 것

”이라며 “특히 전기차(EV) 라인업을 강화하고 있는 기아가 북미 판매에서 가장 큰 점프를 기록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반면 일부에서는 “정치적 불확실성이 여전하며, 일본 정부가 자국 업체를 지원하기 위한 보조금 또는 추가 협상 카드로 대응할 가능성을 간과해선 안 된다”는 신중론도 제기된다.


참고로, 미국 정부는 2018년 ‘무역확장법 232조’를 근거로 글로벌 자동차·부품에 최대 25% 관세 부과 가능성을 거론했으나, 실제 적용은 미뤄진 바 있다. 이번 15% 관세는 국가·품목 특정적 적용으로, 232조와는 별도 조치다.

시장 관측통들은 향후 3~6개월간 북미 자동차 판매 데이터를 통해 한국 업체의 점유율 변화를 면밀히 추적할 것으로 보인다. 실적 가시화 여부가 주가 상승폭을 결정짓는 중장기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