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러 긴장·부진한 고용지표 겹치며 뉴욕증시 급락

뉴욕 증시가 경기 둔화 우려와 지정학적 긴장 격화에 직면하며 급락세를 나타냈다.

2025년 8월 4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1일(현지 시각) S&P500지수는 전장 대비 1.60% 하락했고,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1.23% 떨어졌다. 기술주 비중이 높은 나스닥100지수는 1.96% 밀려 2주 최저치를 기록했고, 다우는 5주 만의 최저 수준으로 내려앉았다.

9월물 E-미니 S&P 선물은 1.67% 하락, 9월물 E-미니 나스닥 선물은 2.03% 떨어졌다. ^{E-미니 선물은} S&P·나스닥 같은 주요 지수를 소형 계약 단위로 거래하는 파생상품으로, 정규 거래시간 외 시장 방향을 가늠하는 핵심 지표다.

■ 트럼프발 관세 충격

전일 늦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0% 글로벌 최소 관세 ▲대미 무역흑자국 대상 15% 이상 관세 부과 방침을 전격 발표하며 위험자산 전반에 리스크오프(위험 회피) 정서가 확산됐다. 캐나다 일부 품목 관세율은 25%에서 35%로 상향됐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관세가 예정대로 시행되면 미국의 평균 관세율은 15.2%로 상승해, 발표 전인 2024년 2.3% 대비 일곱 배 이상 높아진다”고 추정했다.

■ 고용·제조업 지표 동반 부진

7월 비농업 일자리는 7만3,000개 증가해 시장 예상치(10만4,000개)를 크게 밑돌았다. 6월 수치는 14만7,000개에서 1만4,000개로 대폭 하향 수정됐다. 실업률은 전월 대비 0.1%포인트 상승한 4.2%로 예상치와 일치했다.

같은 달 ISM 제조업지수도 48.0으로, 전망치(49.5)보다 낮고 9개월 만에 가장 가파른 위축세를 보였다. 50 미만은 경기 수축 국면을 뜻한다.

“고용·제조업 지표가 동시에 꺾이면서 경기침체 공포가 재점화됐다.” — 월가 트레이더

■ 금리 인하 기대 확대

지표 부진 속에 미 10년물 국채금리는 장중 4.20%까지 떨어져 1개월 최저치를 찍었다. 연방기금선물시장은 9월 16~17일 FOMC에서 0.25%포인트 금리 인하 가능성을 종전 40%에서 93%로 높여 반영했다.

브레이크이븐 인플레이션율(시장 기대 인플레이션)도 4주 만의 최저치인 2.316%로 내려가 채권 가격에 상승 동력을 제공했다.

■ 미·러 핵잠수함 긴장

장중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전 대통령의 도발적 발언에 대응해 미 해군 핵잠수함 두 척을 ‘적절한 지역’으로 이동한다”고 밝히면서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증폭됐다.

■ 종목별 움직임

아마존닷컴은 3분기 영업이익 가이던스가 기대에 못 미치자 8% 넘게 급락, 기술주 전반을 끌어내렸다.

반도체주는 마벨테크놀로지(-6%), 마이크론(-4%) 등 동반 약세를 보였고, 엔비디아·AMD·인텔 등도 2% 이상 하락했다.

실적 쇼크도 이어졌다. ▲플루어(-27%) ▲이스트만케미컬(-19%) ▲코인베이스(-16%) ▲WW 그레인저(-10%)가 큰 폭으로 밀렸다.

반면, 주택건설주는 금리 하락 수혜로 DR호튼(+5%), 레나·펄티그룹(+3%대) 등이 강세를 기록했다.

■ 해외 증시·채권 시장

유럽 유로 Stoxx 50은 3개월 최저치로 2.90% 급락했고,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0.37%, 일본 닛케이225는 0.66% 하락했다.

독일 10년물 분트 금리는 2.679%로 1.6bp 내렸고, 영국 10년물 길트 금리는 4.528%로 4.1bp 하락했다. 유로존 7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대비 2.0%, 근원 CPI는 2.3% 상승해 시장 예측 수준과 비슷했다.

■ 앞으로의 관전 포인트

이번 주는 S&P500 편입 기업의 38%가 실적을 발표하는 ‘슈퍼 이익시즌’으로, 현재까지 55%가 영업실적을 공개했으며 82%가 예상치를 웃돈 것으로 집계됐다. 시장은 ▲9월 FOMC 전까지 발표될 고용·CPI·소매판매 지표와 ▲미·러 간 군사적 긴장 수위 ▲트럼프발 추가 통상 압박 등을 주목하고 있다.

“지표가 더 악화되면 연준이 연내 두 차례 이상 금리 인하에 나설 수도 있다”는 전망과 함께, 일부 전략가들은 “관세 충격이 본격화될 내년 초까지 기업 실적 하향 조정이 이어질 가능성”을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