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가 10년물 국채금리 하락과 예상을 밑돈 8월 생산자물가지수(PPI) 덕분에 혼조세로 마감했다. 11일(현지시간) S&P 500 지수는 0.30% 상승하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고, 나스닥100 지수도 0.04% 올랐으나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0.48% 내렸다.
2025년 9월 11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9월물 E-mini S&P 500 선물은 0.28% 올랐고, 9월물 E-mini 나스닥 선물은 0.02% 상승했다.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5bp 내린 4.03%로 5개월 만의 최저치를 기록하며 위험자산 전반에 우호적 분위기를 조성했다.
이번 금리 하락은 8월 미국 최종수요 PPI가 전년 대비 2.6% 상승해 전월 3.1%에서 둔화된 데 따른 것이다. 에너지·식품을 제외한 근원 PPI 역시 전년 대비 2.8%로 내려앉아 시장 예상치(3.5%)를 크게 밑돌았다. 물가 압력이 완화되자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하 기대가 한층 공고해졌다.
■ 연준 금리 인하 확률 100%로 고정FOMC
금리선물 시장에 따르면 참가자들은 9월 16~17일 FOMC에서 최소 25bp(0.25%포인트) 인하 가능성을 100%로, 50bp 인하 가능성을 10%로 반영하고 있다. 또한 10월 28~29일 회의에서 추가 25bp 인하 가능성은 78%로 집계됐다. 이에 따라 연말 기준금리는 현재 4.38%에서 3.65%로 73bp 낮춰질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전일(10일) 발표된 주간 MBA 모기지 신청 건수는 9.2% 급증했다. 평균 30년 고정금리 모기지 금리도 6.64%에서 6.49%로 11개월 만의 최저치를 나타냈다. 주택 구매 지표 개선은 소비자 심리에 긍정적 요인이지만, 동시에 경기 둔화에 대비한 금리 인하 명분을 강화한다.
■ 중국발 디플레이션 우려·유럽 지정학 리스크
중국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대비 –0.4%로 6개월 만에 가장 큰 하락 폭을 기록했고, 8월 생산자물가지수(PPI)는 –2.9%로 35개월째 마이너스 영역을 이어갔다. 글로벌 성장 둔화 우려가 재차 부각됐다.
한편 폴란드가 자국 영공을 침범한 러시아 드론을 격추하면서 유럽 내 지정학적 긴장이 고조됐다. 시장 전반의 위험 회피 심리를 자극했으나, 미국채 금리 하락으로 주식시장의 충격은 제한적이었다.
■ 섹터·종목별 동향
장중 최대 화제는 오라클(Oracle) 주가가 35% 급등해 사상 최고치를 재차 경신한 것이다. 회사는 AI 인프라 수요 확대를 이유로 클라우드 인프라 매출이 4개 회계연도(2026 회계연도 이후) 동안 320억 달러→730억 달러→1,140억 달러→1,140억 달러로 급성장할 것이란 공격적 가이던스를 제시했다.
오라클의 호실적은 AI 컴퓨팅 인프라 연관주 전반에 불을 지폈다. 브로드컴 9%·코어위브 17%·아리스타 네트웍스 6%·엔비디아 3%·슈퍼마이크로컴퓨터 3%·AMD 3%가량 상승했고, 전력 수요 확대 기대에 버티브(9%), 비스트라(8%), 컨스텔레이션 에너지 및 GE 버노바(각 6%) 등이 동반 강세를 보였다.
반면 애플(–3%)은 신제품(아이폰·애플워치·에어팟) 발표가 시장 기대에 못 미치면서 다우지수 하락을 주도했다. 세일즈포스(–3%)도 오라클 결과가 전통적 소프트웨어 수요 부진을 드러냈다는 이유로 약세를 면치 못했다.
시놉시스는 연간 조정 EPS 전망치를 12.76~12.80달러로 제시하며 컨센서스(15.11달러)를 크게 하회, 35% 폭락했다. 츄이(–16%), 트레이드 데스크(–11%), HP(–2%)도 각각 실적 실망·투자의견 하향 영향을 받았다.
■ 채권·통화시장 동향
12월물 10년 국채선물(ZNZ5)은 7.5틱 상승했다. 이날 미 재무부가 실시한 390억 달러 규모 10년물 입찰은 응찰률(bid-to-cover) 2.65로 최근 10차 평균(2.56)을 상회하며 견조한 수요를 보였다. 다만 S&P 500이 사상 최고치를 찍으면서 안전자산 선호 강도는 제한적이었다.
유로존 국채금리는 혼조. 독일 10년물 금리는 전장 대비 0.8bp 내린 2.652%로 한 달 만의 최저치를 기록했지만, 영국 10년 국채 금리는 1bp 오른 4.633%로 마감했다. 시장은 12일 유럽중앙은행(ECB) 회의에서 금리 동결을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 용어 풀이
E-mini 선물은 시카고상품거래소(CME)에 상장된 지수 선물의 ‘미니’ 버전으로, 표준 계약 대비 계약 규모가 작아 개인·기관 모두 활용하기 쉬운 상품이다.
PPI(Producer Price Index)는 생산자(도매) 물가를 측정해 소비자물가(CPI)에 선행하는 지표로 여겨진다. 근원(Core) PPI는 변동성이 큰 식품·에너지를 제외해 기조적 물가 흐름을 파악하는 데 쓰인다.
Bid-to-Cover Ratio는 국채 입찰에서 투자자 수요를 보여주는 지표로, 1.0 이상일 경우 발행 규모를 웃도는 주문이 들어왔음을 의미한다.
■ 향후 주요 일정
12일 발표 예정인 8월 CPI는 전년 대비 2.9% 상승(전월 2.7%)이 예상되며, 근원 CPI는 3.1%로 전월과 같을 전망이다. 같은 날 주간 신규실업수당 청구건수는 2,000건 감소한 23만5,000건으로 예측된다. 13일에는 미시간대 9월 소비자심리지수가 58.0으로 소폭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11일 장 마감 후 어도비(ADBE)·크로거(KR)·RH(RH) 등 주요 기업들이 실적을 발표한다.
■ 전문적 시각 및 전망
주요 인플레이션 지표가 연이어 둔화 조짐을 보이고 있어, 연준의 긴축 사이클이 사실상 막바지에 접어들었다는 시각이 강해지고 있다. 특히 채권시장은 이미 연내 75bp 인하를 선반영하고 있다. 다만 중국발 디플레이션과 유럽 지정학 리스크가 글로벌 수요를 훼손할 경우, 주식시장의 낙관론이 급격히 후퇴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따라서 투자자들은 단기 랠리 속에서도 리밸런싱과 위험 관리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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