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 압력 완화로 연준 금리 인하 기대 강화…S&P500, 사상 최고치 경신

뉴욕 증시가 물가 상승세 둔화에 힘입어 혼조 속에서도 대형주 중심으로 강세를 이어갔다. 11일(현지시간)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0.30% 오른 5,396.27로 마감하며 또다시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0.48% 하락해 38,401.21을 기록했고,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100 지수는 0.04% 상승해 18,952.14에 장을 마쳤다.

선물시장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나타났다. 9월물 E-미니 S&P500 선물은 0.28% 상승했고, 같은 만기의 나스닥 선물은 0.02% 올라 장중 추가 상승 기대를 키웠다. *E-미니 선물은 CME가 소액으로 거래할 수 있도록 만든 지수 선물로, 대형 기관뿐 아니라 개인 투자자도 방향성을 가늠하는 대표적 파생상품이다.

2025년 9월 11일, 나스닥닷컴 보도에 따르면 이날 증시는 미 노동부가 발표한 PPI(생산자물가지수)가 예상보다 낮게 나오면서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하 기대가 급속히 확산된 것이 주된 상승 요인이다. 10년 만기 미 국채금리는 6bp(0.06%p) 내린 4.03%로 5개월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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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노동부는 8월 최종수요 기준 PPI가 전년 동월 대비 2.6% 상승해 7월(3.1%)과 시장 전망치(3.3%)를 모두 밑돌았다고 밝혔다. 변동성이 큰 식료·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PPI는 2.8%로, 7월 3.4%에서 크게 둔화됐다.

이 같은 수치는 인플레이션 진정과 함께 통화 완화 환경이 다가오고 있음을 시사한다.


AI 인프라 테마주 급등도 시장을 지지했다. 오라클(Oracle)이 클라우드 인프라 매출 전망을 공격적으로 상향하면서 주가가 35% 폭등,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2026 회계연도 이후 4개 연도에 320억·730억·1,140억·1,140억 달러의 클라우드 인프라 매출을 달성할 것”이라는 회사 측 가이던스가 투자심리를 자극했다.

오라클 효과로 코어위브(17%), 브로드컴(9%), 아리스타 네트웍스(6%), 엔비디아(3% 이상) 등 AI 연관 반도체·서버 업체가 일제히 급등했다. 고성능 연산 수요 증가로 전력 소비가 늘어날 것이란 기대에 전력·유틸리티주인 버티브 홀딩스(9%), 비스트라(8%), 컨스털레이션 에너지·GE 버노바(각 6%대)도 강세를 보였다.

반면 다우지수는 애플 주가가 3% 넘게 밀리며 부담을 줬다. 시장은 새 아이폰·애플워치·에어팟 발표가 “혁신 부족”했다는 평가를 내렸다. 오라클 실적 발표로 전통 소프트웨어 수요 부진이 다시 확인되자 세일즈포스도 3% 넘게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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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정학 리스크도 변수가 됐다. 폴란드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공습 과정에서 자국 영공을 침범한 드론을 격추, “침략 행위”라고 규정하면서 유럽 긴장이 고조됐다. 같은 날 독일 10년물 국채금리는 한때 2.63%로 한 달래 최저치를 찍었다.

중국발 디플레이션 우려도 부각됐다.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대비 0.4% 하락해 6개월 만의 최대 낙폭을 기록했고, 생산자물가지수(PPI)는 2.9% 하락하며 35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MBA 주택융자 지수는 9월 5일 주간 9.2% 급증했다. 30년 고정 모기지 평균 금리는 6.49%로 15bp 하락하며 11개월 최저치를 나타냈다. 이는 주택 구매·재융자 수요를 동시에 부추겼다.

시장 참가자는 12일 발표될 8월 CPI에도 주목한다. 컨센서스는 전년 대비 2.9%(근원 3.1%)로, 실제 수치가 이를 밑돌 경우 “연준이 9월 16~17일 FOMC에서 25bp 인하에 나설 것”이라는 기대가 더욱 확산될 전망이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금리선물은 100% 확률로 25bp 인하, 10% 확률로 50bp 인하를 반영 중이다. 연말까지는 총 73bp 인하(3.65% 목표금리) 가능성이 가격에 내재돼 있다.

글로벌 채권시장

에서는 미 재무부 10년물 390억 달러 입찰이 2.65배의 견조한 응찰률을 보이며 금리 하락에 힘을 실었다. 반면 트럼프 전 대통령의 “연준 이사 경질 시도” 등 정치적 압박이 중앙은행 독립성 훼손 우려를 키워 중장기적으로는 채권 매도 압력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개별 종목별 등락

상승: 오라클(+35%), 코어위브(+17%), 브로드컴(+9%), 버티브(+9%), 비스트라(+8%), 슈퍼마이크로·AMD(+3% 이상), 게임스톱(+3%), 존슨 콘트롤스(+1% 이상)

하락: 시놉시스(-35%), 츄이(-16%), 아카디 헬스케어(-9%), HCA·테넷·커뮤니티 헬스시스템(-2~4%), 트레이드 데스크(-11%), 세일즈포스(-3%), 애플(-3%), HP(-2% 이상)

*베이시스포인트(bp)는 0.01%p를 뜻한다. *모기지는 부동산 담보 대출을, *PPI는 생산 단계의 가격 변동을 나타내는 지표다. 선행·후행 지표 이해가 부족한 독자를 위해 용어를 서술형으로 풀어 설명했다.


기자 해설 — 최근 2주간 급등한 미국 국채 가격을 고려하면 인플레이션 잔불을 완전히 껐다고 단정하긴 이르다. 하지만 Fed 내부의 비둘기파(완화 선호)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는 점, AI 인프라 투자 확대가 경기 ‘소프트 랜딩(연착륙)’을 뒷받침하고 있다는 점은 중장기적으로 리스크 자산에 우호적이다. 다만 중국·유럽의 수요 둔화, 지정학적 불확실성 등은 변동성 확대 요인이므로 보수적 포트폴리오 관리를 권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