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디스 보고서 분석: 미국 생명보험사의 8천억 달러 해외 계열사 이동과 금융시장 장기 리스크

미국 생명보험사 자금 이동 현황과 장기적 파급 효과

2025년 6월 2일, 무디스(Moody’s)는 미국 주요 생명보험사들이 2019년부터 2024년까지 약 8천억 달러 규모의 준비금을 해외 계열사로 이동시켰다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는 저금리 환경 속에서 수익을 극대화하기 위한 전략적 판단이었으나, 향후 금융시장에 광범위한 구조적 변화를 초래할 전망이다.


1. 보고서 핵심 데이터

구분 2019년 2024년
생명보험사 총 투자자산(A) 5.8조 달러 6.0조 달러
사모대출 비중 30% (1.74조 달러) 33% (1.98조 달러)
해외 계열사 이동 자금 0억 달러 8,000억 달러

표 1. 미국 생명보험사 투자 포트폴리오 변화 추이


2. 배경: 저금리·사모대출 시장의 부상

  • 2015~2020년 기간 동안 연방기금금리가 제로(0~0.25%) 수준으로 유지되며 전통적 채권 수익률이 하락했다.
  • 보험사들은 안정적 현금흐름 확보를 위해 사모대출(private credit) 시장으로 눈을 돌렸다.
  • 사모펀드와의 협업, 직접 대출 구조를 통해 기존 국채 대비 200~400bp 높은 수익률 달성.

이 과정에서 보험사들은 재보험사, 해외 계열사를 중심으로 대출 포지션을 편입했고, 상대적으로 규제가 덜한 해외 계열사 채널로 자금을 이전했다.

3. 주요 위험 요소

이같은 자금 이동은 단기적으로 수익성을 개선했으나, 장기적으로 다음과 같은 리스크를 낳는다.

  • 유동성 리스크: 사모대출은 만기·환매 조건이 경직되어 있어, 시장 하락 시 자산 청산이 어려워진다.
  • 밸류에이션 불투명성: 사모대출·대체자산은 공정가치 평가 모델이 복잡해, 과소평가 혹은 과대평가 가능성이 존재한다.
  • 신용 리스크 집중: 특정 산업·기업에 대한 대출 비중이 높아질수록 해당 섹터 부진 시 대규모 손실 위험이 커진다.
  • 규제·감독 공백: 해외 계열사 채널을 통한 자금 이동은 국내 감독당국의 자본·유동성 규제 사각지대를 형성할 수 있다.

4. 금융시장에 미칠 장기적 영향

본 보고서가 제시하는 장기 효과는 크게 세 가지로 요약된다.

  1. 국내 채권시장 수급 불균형 심화
    생명보험사 전통적 매수主体 중 하나인 대형 기관이 채권 비중을 축소할 경우, 국채·회사채 수요가 줄어들어 장기금리가 상승 압력을 받을 수 있다. 이는 기업·가계의 차입비용 증가로 이어져 실물경제에도 부정적 영향을 줄 가능성이 크다.
  2. 사모대출 시장의 레버리지 위험 고조
    사모대출 규모 확대는 투자자 간 경쟁 심화 및 대출 조건 완화로 연결된다. 향후 경기 하강 국면에서 손실 발생 시 대량 청산이 일어나면서 레버리지 효과가 확대될 우려가 있다.
  3. 금융 안정성 감독 강화 요구
    국제결제은행(BIS)·국제통화기금(IMF) 등은 대체자산 비중 확대에 따른 규제 사각지대 해소를 위해 보험회사의 베이스라인 자본 요건과 스트레스 테스트 기준을 강화해야 한다고 제언하고 있다.

5. 정책 대응 및 전망

전문가들은 다음과 같은 정책·제도적 대응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 국내 감독당국(NAIC)의 해외 자회사 감독 강화
    이전에는 은행권 중심으로만 엄격했던 지급여력(RBC)·유동성 커버리지(LCR) 규제를 보험권에도 확대 적용해야 한다.
  • 공정가치 평가 모델 표준화
    대체자산에 대한 밸류에이션 가이드라인을 국제 기준(IOSCO·IAIS)에 맞춰 통일함으로써 신뢰도를 제고해야 한다.
  • 공시 투명성 강화
    연차보고서에서 사모대출·해외 계열사 포지션에 대한 세부 내역을 필수 공시 대상으로 지정해 투자자·시장 이해도를 높이는 조치가 필요하다.

6. 결론: 구조적 변화 대비 전략

미국 생명보험사들의 대규모 자금 이동은 단기적으로는 수익성 제고라는 성과를 가져왔으나, 그 이면에 숨어 있는 유동성·신용·감독 리스크는 금융시장의 불안정성을 심화시킬 가능성이 크다. 장기적으로 국채금리 상승, 기업자금 조달 비용 증가, 대체자산 시장 레버리지 붕괴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실물경기에도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금융시장 참여자 및 감독당국은 이번 구조적 변화가 야기할 시스템 리스크를 면밀히 평가하고, 선제적 리스크 완화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 특히 2026~2028년 경기순환 상하방 압력이 강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시기에 스트레스 테스트와 시나리오 분석을 통해 잠재 취약점을 보완해야 할 것이다.

향후 미국 생명보험산업의 자본 시장 기여도와 안정성은 글로벌 금융 시스템의 건전성 확보와 직결된다. 따라서 관련 기업·규제기관·투자자가 협업하여 투명성과 건전성을 동시에 확보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