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메신저의 진화가 인공지능(AI) 에이전트라는 새로운 동력을 얻고 있다. 모건스탠리(Morgan Stanley)는 아시아 지역의 대표 메신저가 챗봇을 넘어선 디지털 비서형 서비스를 곧 탑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2025년 8월 17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이번 분석은 Tencent의 위챗(WeChat), 일본‧동남아 시장을 아우르는 LINE, 그리고 한국의 카카오톡을 중심으로 이뤄졌다. 보고서는 “메신저 플랫폼 안에서 음성·텍스트 대화를 하는 동시에 쇼핑, 결제, 택시 호출, 각종 예약까지 일괄 수행하는 통합 경험이 가시화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핵심 내용은 다음과 같다. 첫째, 메신저는 이미 수억 명의 사용자가 하루에도 수십 번 이상 접속하는 생활 밀착형 서비스이기 때문에, 별도의 독립형 AI 앱보다 대중적 확산 속도가 빠르다. 둘째, AI 에이전트가 앱 내부에 깊숙이 내재되면, 사용자는 대화 화면을 벗어나지 않고도 원하는 업무를 처리할 수 있어 “슈퍼앱(Super App)“으로 진화할 가능성이 커진다.
1. AI 에이전트란 무엇인가?
일반적 챗봇은 단순 질의응답(Q&A)에 초점이 맞춰져 있지만, AI 에이전트는 사용자의 명령을 파악해 외부 애플리케이션 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API)와 연동, 실제 행동—예컨대 결제 실행, 티켓 발권, 물류 추적—까지 완료해 준다. 즉, 스마트폰 내 여러 앱에 흩어져 있던 기능을 하나의 대화 창에서 통제해 주는 ‘멀티모달 디지털 비서’다.
모건스탠리는 “AI 에이전트는 알렉사(Alexa)나 시리(Siri)처럼 음성비서와 유사하지만, 메신저 안에서 자연어 챗 UI로 구현된다는 점이 특징”이라며 “사용자는 타이핑·음성·이미지 등 다양한 입력 방식을 섞어 가며 서비스에 접근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2. 플랫폼별 전략
Tencent(홍콩증시 코드: 700)는 자체 대규모언어모델(LLM)인 Hunyuan을 기반으로 위챗 미니프로그램 생태계를 확장할 계획이다. 이는 이미 쇼핑·결제·모바일 게임을 포괄하는 거대한 API 허브로, AI 에이전트 도입 시 ‘맞춤형 추천+원클릭 결제’가 가능해진다.
한편 LINE과 카카오는 오픈AI(OpenAI) 모델과 결합해 개방형 파트너십 전략을 구축 중이다. LY Corp(LINE 운영사)는 일본 내 결제 서비스 ‘PayPay’와 연동, 여행·보험·주식 거래를 하나의 대화 흐름으로 묶는 시나리오를 테스트하고 있다. 카카오 역시 ‘카카오 i’ 플랫폼을 통해 쇼핑·모빌리티·핀테크 기능을 AI 에이전트와 통합하는 베타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다.
3. 증시 영향 및 투자 관점
모건스탠리 애널리스트들은 “AI 에이전트로 창출되는 추가 수익원은 아직 주가에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보고서는 카카오 목표주가를 상향 조정하고, Tencent에 대해 “오버웨이트(비중 확대)” 의견을 유지했다. 반면 LY Corp의 AI 잠재력은 시장에 과소평가되어 있다고 지적했다.
애널리스트들은 “메신저 기반 슈퍼앱 모델이 성공하면 3rd Party 개발자가 대거 유입돼, 앱 내 결제 수수료·광고·구독 등 복합적인 수익 다각화가 가능하다”고 분석했다.
4. 잠재적 리스크
*사용자 수용성 부족(Adoption)
*빅테크 간 경쟁 심화(Competition)
*글로벌 AI 기업이 메신저를 우회할 가능성(Disintermediation)
보고서는 “사용자가 기존 사용 패턴을 바꾸지 않을 경우, 혹은 보안·프라이버시 우려가 커질 경우 확산 속도가 지연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또한 ‘챗GPT’로 대표되는 범용 AI 서비스가 직접 디바이스 OS에 내장될 경우, 메신저를 경유하지 않고도 동일 기능을 구현할 수 있다는 점도 위험 요인으로 언급됐다.
5. 용어 해설 및 시장 맥락
『슈퍼앱』은 여러 생활 서비스를 하나의 플랫폼 안에서 통합 제공하는 “앱 속 앱” 개념이다. 동남아의 그랩(Grab), 중국의 알리페이(Alipay) 등이 대표적 사례다. 『미니프로그램』은 위챗 내에서 실행되는 경량 애플리케이션으로, 별도 설치 과정 없이 즉시 접근 가능하다.
시장조사업체 Statista에 따르면 2024년 기준 아시아 메신저 월간 활성 사용자(MAU)는 13억 명에 달한다. 이 거대한 네트워크 효과가 AI 에이전트 도입의 가장 강력한 촉매로 꼽힌다.
6. 전망
모건스탠리는 “2026년까지 AI 에이전트 기반 거래액(GMV)이 위챗·LINE·카카오를 합산해 3,000억 달러에 근접할 수 있다”며 “메신저 업체는 플랫폼 수수료율 1~2%포인트 개선 효과를 기대할 만하다”고 추정했다. 이는 광고 의존도가 높은 기존 수익 구조를 다변화하는 데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결국 성공 관건은 ① 신뢰할 수 있는 AI 모델 성능, ② 개발자 생태계 구축, ③ 규제 리스크 관리 등 세 가지 축에 달려 있다.
7. 결론
핵심 메시지는 명확하다. 메신저는 이미 일상 속에 깊숙이 자리 잡은 플랫폼이며, AI 에이전트는 그 플랫폼 위에서 이루어질 다음 단계 혁신이다. 쇼핑·모빌리티·결제 등 ‘마지막 클릭’을 차지하려는 경쟁에서 메신저는 독보적 우위를 점할 수 있다. 반면 기술·규제·경쟁 변수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으므로 투자자는 장단기 리스크를 모두 고려해야 한다.
이번 보고서는 거시 경제 불확실성이 여전한 가운데에서도 AI 융합 플랫폼이 새로운 수익 파이프라인을 창출할 수 있다는 점을 제시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