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건스탠리(Morgan Stanley)가 인공지능(AI) 도입이 가져올 잠재적 가치를 정량화하며 월가의 관심을 다시 끌어올렸다. 이번 보고서에 따르면, S&P500 지수 편입 기업들이 AI를 전면적으로 채택할 경우 연간 약 9,200억 달러 규모의 순편익(net benefit)을 창출할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2025년 8월 18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모건스탠리는 최신 애널리스트 노트를 통해 “AI 채택이 장기적으로 S&P500 시가총액에 13~16조 달러의 추가 가치를 더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는 현재 지수 총 시가총액 대비 24~29%에 달하는 규모로, 금융시장 전반에 ‘구조적 성장 동력’이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보고서는 “전체 직업의 90%가 AI 자동화·증강의 영향을 받을 것”이라며, 비용 절감과 생산성 향상이 동시에 실현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소프트웨어 기반 ‘Agentic AI’가 로봇 등 하드웨어 중심의 ‘Embodied AI’보다 고용 전반에 더 광범위한 변화를 일으킬 것으로 봤다. 다만 이는 일자리 대체보다는 증강에 무게가 실릴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섹터별 명암 뚜렷
모건스탠리는 산업별 편익이 크게 차별화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소비재 유통·소매(Consumer Staples Distribution/Retail) ▲부동산 관리·개발(Real Estate Management & Development) ▲운송(Transportation) 3개 업종은 2026년 예상 세전이익의 100%를 상회하는 비용 절감 효과를 누릴 것으로 분석됐다. 반면 ▲IT 하드웨어(Technology Hardware & Equipment) ▲반도체(Semiconductors)는 비교적 제한적인 영향에 머물 전망이다.
의료 업종 가운데서는 “헬스케어 장비·서비스(Health Care Equipment & Services) 부문이 최대 수혜처 중 하나로 부상할 것”이라고 명시했다. 이와 함께 데이터센터·칩 설비 등 전 세계 AI 자본지출(capex)이 2028년까지 약 3조 달러에 달할 것으로 내다보며 “투자 대비 수익률이 매력적”이라고 평가했다.
“AI 도입에 따른 시장 가치 창출 효과는 S&P500을 넘어 글로벌 시장으로 확대될 경우 13~16조 달러의 수배에 이를 수 있다.” – 모건스탠리 보고서
용어 해설
Agentic AI란 사람의 지시를 받아 스스로 목표를 설정·수행하는 소프트웨어형 AI를 뜻한다. 챗봇·자동화 비서 등이 여기에 해당되며, 비교적 빠른 속도로 확산될 수 있다. 반대로 Embodied AI는 로봇·드론처럼 물리적 ‘몸체’를 가진 형태로, 제조·물류 등 특정 현장에서 활용된다. Capex(자본적 지출)는 설비·하드웨어 확보를 위한 투자금을 말한다.
전문가 해설 및 전망
애널리스트들은 이번 보고서를 AI ‘버블성 과열’ 우려 속에서도 “구조적 성장의 객관적 근거”로 해석한다. 특히 생산성과 실질 이익 증가가 동반되어야만 기업 가치 상승이 정당화된다는 점에서, AI 인프라·클라우드·반도체·데이터센터 등 ‘AI 인에이블러’ 기업에 대한 선별적 투자는 여전히 유효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9,200억 달러”라는 숫자는 ‘전면 채택(Full Adoption)’ 시나리오를 전제한다. 기술 확산 속도, 규제 리스크, 데이터 보안 이슈 등에 따라 현실화 시기는 예측보다 지연될 수 있다. 결과적으로 투자자들은 장기적 관점에서 기업별 AI 채택 전략·비용 구조·현금흐름 변화 등을 면밀히 모니터링할 필요가 있다.
국내 시장에서도 비슷한 논의가 이어진다. 한국 대기업들은 이미 초대규모 AI 모델·데이터센터 건설에 수조 원을 투입 중이며, 보고서가 지목한 ‘유통·물류·헬스케어’ 분야에서의 자동화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향후 AI 관련 규제·지원 정책이 투자 심리에 중대한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결론적으로, 모건스탠리의 분석은 “AI는 단순한 유행을 넘어 기업 실적과 주가를 결정짓는 구조적 성장축”이라는 점을 재확인한다. 투자자·정책 입안자·경영진 모두 AI 도입을 ‘선택 아닌 필수’로 인식해야 할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