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시티] 멕시코의 헤드라인 인플레이션(headline inflation)이 8월 상반기(1~15일) 다시 상승세로 돌아설 것이라는 로이터(Reuters) 설문 결과가 나왔다. 이는 중앙은행인 멕시코은행(Banxico)이 기준금리를 추가로 인하할 수 있다는 기대를 강화하지만, 여전히 정책 목표 범위(연 3%±1%포인트) 내에 머물 것으로 예상된다.
2025년 8월 20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 보도에 따르면 이번 설문에는 14명의 애널리스트와 경제학자가 참여했다. 중간값 기준으로 멕시코의 연간 헤드라인 인플레이션율은 전월 하반기 3.48%에서 3.66%로 상승할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중앙은행 목표치인 3%를 0.66%포인트 웃도는 수준이다.
헤드라인 지표에서 변동성이 큰 농산물·에너지·정부관리 가격 등을 제외하고 물가 기조를 보다 잘 보여주는 근원 인플레이션(core inflation)은 연 4.27%로 예상돼, 직전 4.22%보다 소폭 가속될 전망이다. 이는 멕시코은행의 통화 완화 속도에 중요한 판단 근거가 되며, 통화 당국이 물가안정을 위해 어느 정도 긴축·완화의 균형을 맞출지 시사한다.
※ 용어 설명
• 헤드라인 인플레이션은 소비자물가지수(CPI) 전체 상승률을 의미한다.
• 근원 인플레이션은 계절·공급 요인으로 가격 변동폭이 큰 품목을 제외해 물가 추세를 파악하려는 지표다.
• 베이시스포인트(basis point, bp)는 금리 0.01%p를 뜻한다. 예컨대 25bp 인하는 0.25%p 인하다.
멕시코은행은 8월 초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25bp 낮춰 7.75%로 조정했다. 이는 3년 만의 최저 수준이지만, 회의록에 따르면 5인 정책위원 중 1명이 동결을 주장해 내부에서도 의견이 엇갈렸다. 해당 회의록은 현지시간 8월 21일 공개될 예정이며, 시장 참가자들은 물가 경로·성장 둔화·미국 통상정책 불확실성 등을 고려한 중앙은행의 향후 스탠스를 가늠할 재료로 주목하고 있다.
시장 컨센서스는 2025년 말 기준금리가 7.50% 수준에서 마감할 것으로 본다. 멕시코 경제는 코로나19 이후 회복 과정이 더딘 가운데, 미국 대선 결과 및 무역정책—특히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향후 통상 전략—에 따른 변동성이 여전히 리스크 요인으로 꼽힌다.
물가의 월중 흐름을 살펴보면, 조사대상 전문가들은 8월 상반기 소비자물가지수가 직전 2주 대비 0.12% 상승했을 것으로 전망했다. 같은 기간 근원지수는 0.14% 올랐을 것으로 예상됐다. 공식 통계는 멕시코 통계청(INEGI)이 8월 22일(금) 발표한다.
전문가 시각분석
① 근원물가가 4%대를 고집하는 한 중앙은행은 완화 속도를 크게 높이기 어렵다. 하지만 헤드라인 지표가 목표범위를 벗어나지 않는 한, 최소한의 ‘점진적 인하’ 기조는 이어질 수 있다.
② 성장률 둔화·페소화 강세에 대한 부담도 완화 여지를 제공한다. 다만 미국 금리 경로, 특히 연방준비제도(Fed)의 장기 금리 인하 전망이 후퇴할 경우, 외국인 자금 유출 압력이 커지며 멕시코은행이 보수적으로 돌아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시장 파급 효과
• 채권시장: 국채 10년물 수익률은 최근 일주일간 5bp 하락했으나, 물가 결과치가 예상을 웃돌 경우 다시 상승반전할 여지가 있다.
• 외환시장: 멕시코 페소화는 달러 대비 연초 대비 4%가량 강세를 보였으나, 근원 인플레이션 고착 시 금리 인하 속도 둔화 관측으로 단기 변동성 확대가 예상된다.
• 주식시장: S&P/BMV IPC 지수는 통신·소비재 업종 주도로 사상 최고치 부근을 유지하고 있으나, 실질금리 추세 변화가 밸류에이션에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실무 Tip
재무 담당자나 투자자는 INEGI 발표 직후 헤드라인·근원 지표 모두를 확인해 정책금리 전망을 업데이트하고, 이와 연동된 채권 듀레이션·환 헤지 전략을 점검할 필요가 있다.
멕시코 중앙은행이 물가와 성장 사이에서 균형을 잡기 위해 보다 복합적인 데이터 의존적 접근(data-dependent approach)을 천명한 만큼, 향후 회의록 및 물가 발표가 시장 방향성을 결정지을 중요한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