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시티 — 멕시코의 10월 연간 인플레이션이 둔화하며 중앙은행 목표 범위 안에 머물렀다. 다만 시장과 정책당국은 향후 물가 경로에 대해 신중한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2025년 11월 7일, 로이터 보도에 따르면, 멕시코 국가통계청 INEGI 집계 기준 10월까지 1년간 소비자물가는 3.57% 상승해 전월의 3.76%에서 둔화했다. 이는 로이터 설문에서 경제학자들이 제시한 3.56% 상승 전망치와 대체로 부합한다.
인플레이션은 네 달 연속으로 중앙은행 목표 범위인 3%±1%p(목표 3%, 상하 1%p 허용) 내에 머물렀지만, 분석가와 정책당국은 향후 물가 경로를 둘러싼 상방 위험과 정책 변수에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
멕시코 시티의 바나멕스(Banamex) 이코노미스트들은 메모에서 “세금 인상 효과의 결과로 2026년 초에 연간 인플레이션이 반등할 것으로 예상한다”라고 밝혔다.
가브리엘 카시야스 (Barclays 라틴아메리카 경제 리서치 총괄)는 내년 물가에 영향을 줄 요인으로 청량음료에 대한 세금 인상, 자유무역협정(FTA) 미체결국으로부터의 수입품에 대한 관세 부과, 그리고 최저임금 12% 인상 가능성을 지목했다.
카시야스는 로이터에 “통화정책 측면에서 우리는 여전히 반시코(Banxico, 멕시코 중앙은행)가 향후 회의에서 미 연준(Fed)의 조치와 1대1로 보조를 맞출 것으로 본다”며 “기준금리는 2025년 말 이전 7.00%, 이어 2026년 말에는 6.50%로 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멕시코 중앙은행(반시코)은 목요일(현지시간) 4회 연속 기준금리를 25bp(0.25%p) 인하해 7.25%로 낮췄다. 이는 2022년 5월 이후 최저 수준이다.
변동성이 큰 식료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물가는 전월 대비 0.29% 상승해, 시장 예상치 0.28%를 소폭 상회했다.
성장 둔화 우려
근원 인플레이션에 대한 경계와 더불어, 중앙은행 통화정책위원들은 멕시코 경제의 지속적인 약세를 우려 요인으로 제시했다.
빅토리아 로드리게스 반시코 총재는 목요일 늦게 Imagen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경제가 완만한 성장을 이어가겠지만, 여유(slack) 조건은 지속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로드리게스 총재는 또한 11월 말 공개될 중앙은행의 분기 보고서에서 국내총생산(GDP) 및 인플레이션 전망치를 업데이트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핵심 수치와 정책 시사점
연간 헤드라인 인플레이션이 3.57%로 둔화된 점은 물가 압력이 크게 완화됐음을 시사하지만, 근원물가의 월간 상승률(0.29%)이 예상보다 약간 높았다는 사실은 서비스 물가 등 잠재적인 고착 요인에 대한 경계심을 자극한다. 정책적으로는 7.25%까지 낮아진 기준금리가 실물경제의 금융여건 완화로 이어질 수 있으나, 세제·관세·임금 등 공급·정책 요인이 향후 물가에 미칠 파급효과가 불확실성을 키운다.
특히 바나멕스가 지목한 2026년 초 인플레이션 반등 가능성은 조세 인상 효과가 물가에 반영되는 시차를 감안할 때 주목할 만하다. 카시야스가 열거한 요소들—청량음료 세금, FTA 미체결국 수입품 관세, 최저임금 12% 인상—은 모두 비용 인상(cost-push) 경로를 통해 가격을 밀어올릴 수 있는 성격을 지닌다.
개념 해설: 목표 범위·근원물가·정책 연동
중앙은행 목표 범위(3%±1%p)란, 연간 인플레이션이 2%~4% 범위에 있으면 정책목표에 부합하는 것으로 보는 허용대역을 의미한다. 이 범위 내에 물가가 머무르면 중앙은행은 정책 일관성을 유지했다고 평가할 수 있다. 다만 목표 범위 내라 해도 중기 전망이 악화되면 통화당국은 긴장도를 높일 수 있다.
근원물가(core)는 식료품·에너지처럼 변동성이 큰 품목을 제외하고 기초적인 물가 압력을 측정하는 지표다. 통상 임금·서비스 가격과 연결돼 지속성이 강하므로, 중앙은행이 향후 인플레이션 경로를 가늠할 때 핵심 참고지표로 삼는다.
연동된 통화정책이란, 카시야스가 언급한 것처럼 반시코가 미 연준(Fed)과 1대1로 보조를 맞출 때를 말한다. 이는 대외금리 차에 따른 자본 유출입·환율의 급격한 변동을 완화하는 데 목적이 있다. 다만 연동의 강도와 속도는 국내 물가와 성장, 금융안정 여건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성장과 물가의 미세한 균형
반시코가 네 차례 연속 금리를 인하한 것은 성장 둔화 신호를 반영한다. 총재가 밝힌 대로 여유(slack) 조건이 지속되는 가운데, 완만한 성장을 뒷받침하기 위한 점진적 완화가 선택된 것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근원 인플레이션의 점진적 하락이 지연되거나, 조세·관세·임금 변수가 가격에 상방 충격을 주면, 완화 속도는 조절될 수 있다.
현재의 7.25% 정책금리는 2022년 5월 이후 최저로, 차입비용을 낮추는 동시에 페소 환율과 자본 흐름에 대한 민감도를 높일 수 있다. 따라서 반시코가 향후 회의에서 연준의 행보와 국제 금융여건을 면밀히 점검할 가능성이 크다.
향후 체크포인트
시장 참여자들이 주목할 단기 변수는 11월 말 공개될 반시코의 분기 보고서다. 해당 보고서는 GDP와 인플레이션 전망치를 최신화해 통화정책의 전향적 지침을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동시에 INEGI의 월별 지표와 근원세부(서비스·재화)의 움직임이 물가 하방·상방 리스크를 가늠하는 기준이 될 것이다.
요약하면, 10월 인플레이션 3.57%는 중앙은행 목표에 부합하는 흐름을 재확인했으나, 근원물가의 점진적 경직성과 세금·관세·임금 변수, 그리고 성장 둔화라는 구조적 요인이 겹치며 정책 여지는 여전히 정교한 균형을 요구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