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 구글과 100억 달러 이상 규모의 클라우드 컴퓨팅 계약 체결

메타 플랫폼스(Meta Platforms Inc.)알파벳(Alphabet) 산하 구글(Google)6년에 걸쳐 100억 달러를 훌쩍 넘는 클라우드 컴퓨팅 계약을 맺었다. 이로써 메타는 방대한 인공지능(AI) 워크로드를 처리하기 위해 구글 클라우드의 서버·스토리지·네트워크 인프라를 대규모로 활용하게 됐다.

2025년 8월 21일, 인베스팅닷컴(Investing.com)의 보도에 따르면, 이번 계약은 업계 관계자 발언을 근거로 IT 전문 매체 더인포메이션(The Information)이 최초 보도했다. 계약 규모는 총 100억 달러(약 13조 원) 이상이며, 계약 기간은 6년으로 알려졌다. 구체적 금액·세부 조건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업계에서는 AI 인프라 조달·데이터 관리·고성능 GPU(그래픽처리장치) 액세스를 중심으로 한 포괄적 협력으로 보고 있다.

메타는 최근 자사의 AI 조직을 전면 재편하며, 해당 부문에 무기한 채용 동결을 선언한 상태다. 이는 비용을 통제하면서도 초거대 AI 모델을 개발·배포하기 위한 전략적 의사결정으로 해석된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외부 클라우드 활용설비투자(CapEx)를 절감하고 서비스 출시 속도를 가속할 수 있는 대안으로 평가된다.

AI 하이퍼스케일러(AI Hyperscalers)는 막대한 자본과 데이터, 연산 자원을 보유한 빅테크 기업을 의미한다. 이들은 초거대 언어모델(LLM)을 포함한 차세대 AI 플랫폼을 주도하며, 투자 규모만 해도 수천억 달러에 달한다.

메타,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등이 대표적이며, 이들 간 경쟁은 ‘AI 슈퍼지능’ 확보를 목표로 갈수록 치열해지는 양상이다.

이번 계약으로 메타는 자체 데이터센터 외에도 구글 클라우드 메시(Google Cloud Mesh), 빅쿼리(BigQuery), 텐서 프로세싱 유닛(TPU) 등 첨단 솔루션을 활용하게 된다. 특히 수십억 명 사용자의 실시간 피드·추천 알고리즘·광고 타기팅 개선이 기대되며, 메타가 추진 중인 ‘메타버스’ 플랫폼에도 고성능 클라우드 연산이 필수적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한편, 구글 역시 자사 제미나이(Gemini) 모델을 앞세워 초거대 AI 경쟁의 선도적 위치를 굳히고 있다. 구글 클라우드가 메타라는 대형 고객을 확보함으로써 클라우드 시장점유율 상승플랫폼 락인 효과를 동시에 기대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실제 시장조사기관 시너지리서치그룹(Synergy Research Group)에 따르면, 2024년 기준 전 세계 퍼블릭 클라우드 시장은 3,100억 달러 규모로 성장했으며, 이 중 AWS(아마존웹서비스)·마이크로소프트 애저(Microsoft Azure)·구글 클라우드 등 상위 3개 사업자가 전체의 66% 이상을 차지했다. 이번 계약은 해당 질서에 변화를 일으킬 잠재력이 있다는 평가다.1

메타의 재무 전략 측면에서도 함의가 크다. 자체 데이터센터 증설에는 시간과 자본이 대규모로 투입되며, 규제·에너지·환경 문제 등 변수도 많다. 반면, 클라우드 아웃소싱은 유연한 비용 구조를 제공해 AI 연구·서비스 배포 속도를 높이는 동시에 주주 가치도 방어할 수 있는 선택지로 꼽힌다.

업계 전문가들은 이번 협력을 통해 메타의 AI 모델이 구글의 제미나이와 간접적으로 ‘연결’되거나 ‘기술 교류’가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한다. 다만 계약서에 기술 공유 조항이 포함됐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양사의 기존 특허 및 데이터 자산 보호가 최우선 과제이므로, 보안·컴플라이언스 조항이 역대 최고 수준으로 강화됐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이번 딜로 인해 클라우드·AI 관련 생태계에서는 파트너십 재편과 가격 경쟁이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칩 공급업체(NVIDIA·AMD·인텔 등)부터 데이터센터 운영사에 이르기까지 밸류체인 전반에 파급 효과가 불가피하다는 진단이다.

결국 메타와 구글의 협업은 ‘적과의 동침’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두 회사는 소셜·검색·영상 플랫폼 등에서 경쟁자이지만, AI와 클라우드 인프라라는 거대한 패러다임 전환 앞에서 전략적 공존을 택했다는 점이 특징이다. 향후 계약 이행 과정에서 공개될 세부 지표—예컨대 GPU 사용량·데이터 전송량·전력 효율—은 AI 산업 전체의 비용 구조를 가늠할 수 있는 척도가 될 전망이다.

1해당 수치는 원문 기사에 포함되지 않았으나, 시장 현황을 이해시키기 위해 대표적 연구기관의 최신 자료를 인용했다.(자료: Synergy Research, 20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