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 미국 제외 글로벌 수요 호조 속 실적‧가이던스 상향

덴마크 해운 대기업 머스크(A.P. Møller-Mærsk)2분기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실적을 발표하며 글로벌 교역 회복세를 재확인했다. 회사는 동시에 올해와 내년 실적 전망을 상향 조정하며 팬데믹 이후 가장 강력한 수요 흐름을 강조했다.

2025년 8월 7일, CNBC 뉴스 보도에 따르면 머스크는 6월 말로 끝난 2분기 조정 EBITDA(세전·이자전·감가상각전 이익)를 23억 달러로 잠정 집계했다. 이는 전년 동기 21억4,000만 달러 대비 약 7% 증가한 수치이자, LSEG 설문에 참여한 애널리스트 컨센서스(19억7,000만 달러)를 크게 상회한다.

Gunde Maersk 호 Oakland 항만 접안 모습

같은 기간 매출은 131억 달러로 2.9% 늘었으며, 회사는 글로벌 컨테이너 물동량 증가 전망을 기존 –1%~4%에서 2%~4%로 상향했다. 총체적 수요 회복이 북미를 제외한 거의 모든 지역에서 두드러졌다는 설명이다.


전망 상향과 핵심 배경

머스크는 2025회계연도 연간 조정 EBITDA 가이던스를 80억~95억 달러로 제시했다. 이는 기존 60억~90억 달러 범위를 높인 것이다. 회사 측은 "적잖은 지정학적 변동성에도 불구하고 운영 효율 개선과 운임 방어가 가능했다"라고 밝혔다.

“이번 분기는 중국 제조업의 강한 반등과 북미 이외 지역의 수입 확대가 견인했다. 미국 시장에서는 관세 부과·철회를 오가는 정책 불확실성이 다소 압박으로 작용했다.” — 빈센트 클레르크 머스크 CEO

클레르크 CEO CNBC 인터뷰 화면

클레르크 CEO에 따르면 레드해(紅海) 항로 차질은 올해 내내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통상 아시아·유럽 항로 물동량의 최대 30%가 이 지역을 통과하는 만큼, 선박은 희망봉(Cape of Good Hope) 우회로를 택해 평균 항해일이 7~10일 길어졌다. 이에 따라 운항 비용이 상승했으나, 수요가 견조해 운임이 일정 부분 상쇄했다고 회사는 설명한다.


미국發 관세 변수

이번 실적 발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10%~50%에 달하는 신규 관세를 광범위하게 부과하면서 나왔다. 8월 7일부로 발효된 해당 조치는 미국 무역적자 해소와 산업 보호를 명분으로 하지만, 브라질(50%), 스위스(39%), 캐나다(35%), 인도(25%) 등 주요 교역 상대국에 큰 부담을 주고 있다.

반면, 영국·일본·한국 등은 4월 초 예고안보다 낮은 관세율로 조정된 계약을 체결했으며, 유럽연합(EU)은 대다수 품목의 관세를 15%로 묶는 틀에 합의했다. 관세 공방이 길어질 경우 북미 수출입 컨테이너 운임에 하방 압력이, 타 지역 운임에는 상대적 지지력이 작용할 수 있다는 게 업계 시각이다.


용어 해설

EBITDA이자·세금·감가상각 차감 전 이익을 뜻하며, 기업의 본질적 현금 창출력을 평가하는 대표 지표다. 영업이익보다 투자·재무구조 차이를 제거해 비교 가능성을 높인다는 장점이 있다.

컨테이너 운임은 선박이 20피트 길이 표준 컨테이너(TEU)를 운송할 때 부과되는 비용으로, 글로벌 물동량·연료비·항로 리스크에 따라 변동한다.


기자 관전 포인트 및 전망

글로벌 공급망 붕괴 우려가 완화되는 국면에서 머스크의 실적·가이던스 상향은 해운·물류 업황의 구조적 회복을 시사한다. 특히 중국 제조업 지표가 반등하면서 아시아발 선적이 꾸준히 늘고 있다는 점은 한국을 포함한 동북아 물류 허브에 긍정적이다. 다만 미국 시장의 불확실성이 여전히 상존하는 만큼, 환율·관세·정책 3박자가 향후 운임 사이클을 결정할 주요 변수로 꼽힌다.

국내 해운사 및 조선·항만 운영사들은 희망봉 우회 연장에 따른 장거리 항해 수요가 선박 발주를 견인할 것으로 기대하지만, 레드해 긴장 완화 시 운임 급락 가능성도 배제하긴 어렵다. 투자자라면 운임지수(SCFI·CCFI)와 주요 항로 운임 변화를 주기적으로 모니터링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