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그니피센트 7’ 매수 전략, 다시 세계에서 가장 붐비는 거래로—BofA 8월 설문

[런던] 미국 대형 기술주를 매수(롱)하는 전략이 글로벌 자산운용사들 사이에서 가장 붐비는 거래로 다시 부상했다.

2025년 8월 11일, 로이터통신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뱅크오브아메리카(이하 BofA)가 실시한 8월 월간 펀드매니저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45%가 ‘롱 매그니피센트 7’을 세계에서 가장 혼잡한 거래(crowded trade)로 지목했다.

이번 조사에는 전 세계 169명의 싱글·멀티 어셋 펀드매니저들이 참여했으며, 그들이 운용하는 자산 규모는 총 4,130억 달러(약 549조 원)에 달한다. 설문 결과 응답자의 정확히 45%가 ‘매그니피센트 7’이라 불리는 미국 초대형 기술주 집중 매수를 현 시장에서 가장 혼잡한 포지션이라고 평가했다고 BofA는 설명했다.

매그니피센트 7에는 엔비디아(NVIDIA)(NASDAQ: NVDA),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NASDAQ: MSFT)를 비롯해 애플, 아마존, 메타플랫폼스, 알파벳, 그리고 테슬라 등 시가총액 1조 달러 내외의 거대 기술주가 포함된다. 이들 종목은 막강한 현금흐름과 인공지능(AI) 수혜 기대감 등을 바탕으로 올해 내내 시장 상승을 견인해 왔다.

특히 4월 관세 우려로 한 차례 조정을 겪었음에도, 2분기 실적 시즌에서 나타난 깜짝 실적 덕분에 주가가 가파르게 반등했다. BofA는 “견조한 이익 모멘텀이 매수세를 다시 자극했다”고 평가했다.

매그니피센트 7 매수 전략이 가장 붐비는 거래로 지목된 것은 지난 3월 이후 처음이다. 당시에도 투자자들은 AI 관련 성장 기대를 이유로 같은 포지션에 대거 몰렸으며, 4월의 단기 조정 이후 8월 들어 동일한 패턴이 반복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전체적인 투자 심리도 나아졌다. 하드랜딩(급격한 경기 둔화)을 예상하며 포트폴리오를 방어적으로 구성한 매니저 비중은 단 5%에 불과했으며, 이는 7월 조사 대비 3%p, 올 1월 대비 15%p 감소한 수치다.

또한 전 세계 주식 비중을 ‘비중 확대(오버웨이트)’하고 있다고 답한 순(net) 비율은 14%로 집계돼 2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다만 지난해 12월의 49%에 비하면 여전히 신중한 스탠스라고 BofA는 덧붙였다.

‘Crowded trade’란 동일 방향 포지션에 시장 참여자들이 과도하게 집중된 상태를 의미한다. 통상 포지션이 한쪽으로 쏠릴수록 변동성이 확대되고, 예기치 못한 역풍 시 손실이 증폭될 수 있다. 따라서 이 같은 지표는 투자 심리의 과열 여부를 가늠하는 선행 신호로 활용된다.

애널리스트들은 “매그니피센트 7의 실적이 계속해서 예상을 웃돌 경우, 해당 종목군에 대한 포트폴리오 편중이 심화될 수 있지만, 동시에 금리·정책 이슈로 낙폭이 확대될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다”며 분산투자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전문가 해설] 이번 설문 결과는 인공지능 및 클라우드 컴퓨팅 분야의 장기 성장스토리에 대한 시장의 확고한 신뢰를 방증한다. 그러나 역사적으로 ‘가장 혼잡한 거래’로 꼽힌 전략은 단기적으로 알파를 제공하기 어렵다는 통계가 존재한다. 2021년 ‘FAANG’ 집중 구간, 2017년 ‘비트코인’ 편중 국면에서 각각 수개월 동안 수익률 정체 또는 가격 급락이 나타났다는 점을 감안할 필요가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통화정책, 지정학적 불확실성, 기술 섹터 내 규제 리스크 등은 매그니피센트 7의 밸류에이션 고점에서 변동성을 증폭시킬 수 있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특히 일부 종목의 주가수익비율(PER)은 과거 닷컴버블 평균치를 상회하고 있어 재무 실적이 기대치를 하회할 경우 주가 충격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BofA는 “투자자들은 구조적 성장 테마와 거시 리스크 사이에서 균형을 모색하고 있다”며, “향후 신흥국 주식, 고수익 채권 등 대체 자산으로 자금이 확산되는지가 관전 포인트”라고 분석했다.


용어 해설
하드랜딩(Hard Landing)은 통화 긴축 또는 외부 충격으로 인해 경제성장률이 급격히 둔화되는 상황을 뜻한다.
롱(Long)은 자산 가격 상승을 예상하고 매수 포지션을 취하는 전략을 의미한다.
오버웨이트(Overweight)는 특정 자산군을 벤치마크 대비 높은 비중으로 편입하는 것을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