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억만장자이자 ‘샤크 탱크(Shark Tank)’ 투자자로 유명한 마크 큐번(Mark Cuban)은 약 60억 달러약 7조8,000억 원(2025년 8월 4일 환율 기준)의 순자산을 보유하고 있으나, 여전히 철저한 절약가로 알려져 있다.
2025년 8월 4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큐번은 젊은 시절 ‘한 푼이라도 아끼는 생활’을 통해 부(富)를 일구었으며, 현재도 그때 몸에 밴 습관을 유지하고 있다. 그는 값싼 자동차를 타고, 식료품 할인 시간을 노리며, 생활필수품을 대량 구매하는 등 다양한 절약 노하우를 강조한다.
이번 기사에서는 큐번이 직접 공개한 다섯 가지 대표적 절약 습관을 정리하고, 그 의미를 한국 투자·소비자 관점에서 분석한다. 특히 물가 상승과 경기 둔화가 동시 진행되는 최근 경제 환경에서, 그의 경험은 ‘지출 관리’와 ‘장기적 자산 형성’ 모두를 고민하는 독자들에게 실질적 시사점을 제공한다.
절약 습관 1: 값싼 자동차 소유
큐번은 25세까지 200달러(약 26만 원) 미만의 중고차만 몰았다. 1977년식 피아트 X1/9을 소유했는데, 바닥에 구멍이 뚫려 있었을 정도로 상태가 열악했다. 그는 보수적인 차량 소비 덕분에 여윳돈을 저축해 조기 은퇴 기반을 마련했다고 밝힌다. 실제로 그는 파울 테어호스트(Paul Terhorst)의 저서 『Cashing in on the American Dream: How to Retire at 35』를 읽고, ‘하루 50달러로 생활하면 35세에 은퇴 가능하다’는 개념을 실천 목표로 삼았다.
“자동차는 이동 수단일 뿐, 부를 과시하는 수단이 아니다.” — 마크 큐번
절약 습관 2: 룸메이트와 동거
24세 때 그는 댈러스의 방 3개짜리 아파트에서 총 6명이 함께 거주했다. 자신의 방이 없어 소파나 바닥에서 잤고, 옷도 옷장 없이 ‘물건 더미’ 위에 쌓아 두었다. 큐번은 “학생처럼 살았기에 과소비나 신용카드 빚을 피할 수 있었다”고 회고한다.
한국에서도 월세·전세 부담이 커지는 상황에서, 공동주거(Co-living) 모델을 적극 활용하면 주거비 절감과 네트워킹 효과를 동시에 얻을 수 있다.
절약 습관 3: 자정 이후 식료품 쇼핑
그는 20대 때 밤 12시에 장을 봤다. 이 시간대가 치킨, 감자튀김 등 식재료 가격이 가장 저렴했기 때문이다. 예컨대 1.29달러에 감자튀김 한 봉을 구입하기도 했다. 더불어 배고플 때 즉흥 구매를 피하기 위해 ‘쇼핑 리스트’를 철저히 지켰다.
※ 용어 설명
‘Club Random’: 코미디언 빌 마허(Bill Maher)가 진행하는 팟캐스트로, 유명 인물을 초청해 자유롭게 대화하는 프로그램이다. 큐번은 이 방송에서 자정 쇼핑 비화를 공개했다.
절약 습관 4: 집안일 직접 하기
부유층이 집사를 고용하는 통념과 달리, 큐번은 “세탁은 2초면 끝난다”고 말하며 바로 자신이 빨래를 돌린다. 그의 자녀들도 각자 의류를 관리한다. 이런 가정 내 업무 분담은 돈을 아끼는 동시에 자녀에게 ‘경제 관념’과 ‘자립심’을 가르치는 교육적 효과도 있다.
절약 습관 5: 생필품 세일 때 대량 구매
큐번은 현재도 치약·샴푸 같은 소비재를 할인기간에 수년치씩 구입한다. 그는 “가격은 결국 오른다. 세일 때 사두면 즉시 수익률을 얻는 셈”이라고 강조한다.
전문가 시각: ‘절약’과 ‘투자’의 선순환
큐번의 경험은 ‘고정비 절감→저축 확대→투자 재원 확보’라는 선순환 구조를 보여준다. 한국 가계 부채가 2,000조 원을 돌파한 현 시점에, 지출 관리는 단순 생활 팁을 넘어 위험 관리 전략으로 해석될 수 있다.
특히 2030세대가 겪는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은 대출) 투자’ 부담 속에서, 큐번의 ‘소박한 소비’는 필수 불가결한 방어 수단이라 할 수 있다. 비록 그의 사례가 미국·달러 기준이지만, ‘가격 할인·대량 구매’ 원칙은 환율과 물가 변동이 심한 한국에서도 유효하다.
또한 룸메이트 선택은 주거비를 줄이는 동시에 사회적 자본을 확대하는 기회가 될 수 있다. 큐번처럼 사업 파트너·친구를 한 공간에서 만나 창업 아이디어를 교류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결국, ‘작은 절약’은 ‘큰 기회’로 이어진다. 큐번의 다섯 가지 습관이 바로 그 사례다.
경제 흐름과 소비자 행동에 대한 시사점
1) 인플레이션 시대, 현금 흐름 관리 중요성: 가격이 상승하는 환경에서, 할인·대량 구매 전략은 실질 구매력을 지키는 ‘즉각적 헤지(hedge)’ 역할을 한다.
2) 투자 여력 확보: 자동차·주거비·식비 등을 줄이면, 저축액 증가→투자 자본 확대→복리 효과 극대화가 가능하다.
3) 가치 소비와 자기 효능감: 직접 세탁·청소 등 가사를 수행함으로써, ‘내가 통제할 수 있는 영역’을 넓히고 금전적·정신적 비용을 동시에 절감한다.
이 기사에는 GOBankingRates의 케이틀린 무어헤드(Caitlyn Moorhead)가 취재에 기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