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억만장자이자 NBA 댈러스 매버릭스 구단주, 그리고 미국 ABC 방송의 인기 창업 오디션 프로그램 ‘샤크 탱크(Shark Tank)’의 대표 투자자로 유명한 마크 큐반(Mark Cuban)은 현재 약 60억 달러(약 8조 원)의 순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막대한 부를 이룬 지금도 그는 청년 시절 몸에 밴 절약 정신을 고스란히 유지하며, 이를 ‘부(富) 축적의 핵심 습관’으로 강조해왔다.
2025년 8월 13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큐반은 ‘부자처럼 보이는 것’보다 ‘실제로 부자가 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생활비 전반을 철저히 통제해왔다. 그는 “돈을 버는 것보다 돈을 지키는 습관이 더 중요하다”고 여러 매체를 통해 반복해서 언급했다.
다음은 큐반이 수십 년간 고수해온 다섯 가지 대표적 절약 전략이다. 각 항목은 단순히 생활비를 아끼는 수준을 넘어, 장기 자본 형성을 위한 체계적 투자 기반을 마련해준 핵심 요인으로 평가된다.
1) 값싼 중고차만 운전하기
큐반은 25세가 되기 전까지 한 번도 200달러(약 27만 원) 이상을 지불한 적 없는 ‘헐값 차량’만을 몰았다. 대표적인 예가 1977년형 피아트 X1/9 로드스터로, 바닥에 구멍이 뚫려 있었다고 본인의 블로그 ‘블로그 매버릭(Blog Maverick)’에서 회고했다. 그는 “자동차는 이동 수단일 뿐, 과시 수단이 아니다”
라는 신념 아래 감가상각률이 높은 사치성 자산에 돈을 묶지 않는 것이 경제적 자유를 앞당긴다고 설명한다.
“차값 2,000달러를 아끼면, 그 돈을 S&P500 ETF에 넣어 복리로 불릴 수 있다.” — 마크 큐반
자동차 구입 및 유지비가 가계 예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한국도 평균 10%를 넘는다. 저가 중고차 활용은 ‘시작이 반’인 재무전략이라는 점에서 국내 독자에게도 시사점이 크다.
2) 룸메이트 5명과 함께 사는 ‘학생 라이프’
24세이던 1980년대 중반, 큐반은 텍사스 댈러스의 3베드룸 아파트에 무려 룸메이트 5명과 살았다. 자신의 침실도 없었고, 귀가 시간에 따라 소파 혹은 바닥에서 잠을 청했다. 옷장은커녕 ‘옷 더미’ 하나가 본인의 공간이었다. 그는 “생활수준을 의도적으로 낮추면 부채를 질 이유가 사라진다”며, 젊은층이 신용카드 과소비로 빠지는 악순환을 예방하는 가장 손쉬운 방법이 ‘공유 주거’라고 주장한다.
국내에서도 최근 2030세대를 중심으로 확산 중인 코리빙(co-living) 트렌드가 이런 맥락과 맞닿아 있다. 공과금·관리비를 분담하고, 남는 현금을 장기 투자에 배분하는 ‘학생 같은 삶’은 자산 형성의 지름길이 될 수 있다.
3) 자정(子正)에 장보러 가기
팟캐스트 ‘클럽 랜덤(Club Random)’에서 큐반은 20대 시절 자정 무렵에 슈퍼마켓을 찾았다고 밝혔다. 폐점 직전 할인되는 치킨, 냉동 감자튀김(당시 1.29달러) 등을 노려 식비를 최대 30% 절감했다는 설명이다. 그는 “배고플 때 장을 보면 지갑이 먼저 열린다”
며, 온라인 ‘충동구매’ 차단과 식품 재고관리를 병행해야 효과가 극대화된다고 조언한다.
한국 역시 대형마트의 ‘타임세일’이나 편의점의 ‘폐기 할인’을 활용하면 식비를 크게 줄일 수 있다. 다만 과잉 구매 시 식품 폐기 비용이 발생하므로, 계획형 소비가 필수임을 명심해야 한다.
4) 집안일은 스스로 처리하기
억만장자에게서 흔히 떠올리는 집사·운전기사·청소 도우미 이미지는 큐반에게 해당되지 않는다. 그는 “세탁기는 버튼 두 번이면 끝나는 일”이라며, 어린 자녀들에게도 개인 빨래·방 청소를 직접 하도록 가르친다. 이는 노동을 통한 비용 절감뿐 아니라, ‘생활기술(생활력)’을 자산 관리의 일부로 간주하는 교육적 효과도 노린 전략이다.
한국 가계 역시 가사·육아 서비스 이용 비중이 늘고 있다. 하지만 반복 비용이 누적되면 ‘눈에 보이지 않는 지출 함정’이 되기 쉽다. 1시간에 2만~3만 원씩 드는 가사 서비스를 주 2회만 줄여도 연 200만 원 이상이 절약되며, 이는 그대로 투자 재원으로 전환될 수 있다.
5) 생필품은 ‘할인+대용량’ 공략
치약·샴푸·화장지처럼 가격 상승이 확실시되는 소모성 소비재(Consumables)는 할인행사를 노려 수년 치를 대량 구매한다. 큐반은 “할인율이 20%라면, 구입 즉시 20% 수익을 거둔 것과 같다”면서, 물가 상승률보다 높은 ‘즉시 수익률’을 강조했다.
다만 유통기한이 짧은 식품은 과도한 축적을 피해야 한다. 큐반은 “냉장고에 잠든 음식은 돈을 썩히는 것”
이라고 경고했다. 국내 소비자도 대용량 구매 전에 보관 공간, 가족 구성원 소비 패턴을 반드시 점검해야 한다.
전문가 분석: ‘검약-투자 선순환’ 시스템 구축이 핵심
재무설계 관점에서 큐반의 다섯 가지 습관은 ①비용 최소화 → ②현금흐름 확대 → ③장기 투자로 이어지는 ‘검약-투자 선순환 구조’를 이룬다. 특히 절약으로 확보한 현금을 위험 분산된 자산(ETF·인덱스 펀드 등)에 투입해 복리 효과를 극대화하는 점이 주목된다.
‘고소득이 곧 부자’라는 통념은 지출 관리 실패 앞에서 무력해진다. 자산 관리의 출발선이 소득이 아닌 지속 가능한 소비 습관임을 마크 큐반의 사례가 입증한다.
알아두면 좋은 용어
• 샤크 탱크(Shark Tank): 미국 ABC 방송의 창업 투자 오디션 프로그램. 투자자 패널을 ‘상어(Shark)’에 비유한다.
• X1/9: 이탈리아 자동차 브랜드 피아트가 1972~1989년에 생산한 2인승 미드십 스포츠카.
• Club Random: 미국 정치풍자 진행자 빌 마허가 운영하는 토크·코미디 팟캐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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