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 쿠번(Mark Cuban)은 자산 60억 달러*포브스 추정치*를 보유한 억만장자이자 미국 ABC 방송의 투자 예능 프로그램 ‘샤크 탱크(Shark Tank)’의 대표 패널로 널리 알려져 있다. 그러나 그는 화려한 무대 뒤에서 지금도 철저한 절약 습관을 고수하며, 누구나 실천 가능한 간단한 생활 지침을 통해 부를 축적할 수 있다는 사실을 입증하고 있다.
2025년 8월 14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쿠번은 “돈이 없어서”가 아니라 “돈을 지키기 위해” 알뜰함을 선택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자동차·주거·식비·가사노동·생필품 구매 등 일상 전반에서 들여다볼 만한 절약 포인트를 제시하며, 젊은 층이 부담 없이 따라 할 수 있는 행동 지침을 공유했다.
다음은 쿠번이 직접 공개한 ‘5대 알뜰 습관’과 이에 대한 배경, 그리고 기자가 덧붙이는 실천 전략이다.
1️⃣ 저가 차량 운전 – ‘첫 25년의 원칙’
쿠번은 25세까지 소유한 차가 모두 200달러(약 27만 원) 이하였다고 회고한다. 그중 한 대는 1977년식 피아트 X1/9로, 바닥에 구멍까지 뚫려 있었다고 한다. 그는 젊은 시절 『Cashing in on the American Dream: How to Retire at 35』(저자 폴 터호스트)을 읽고, 하루 50달러 이하로 생활하면 30대 중반에 은퇴할 수 있다는 가설에 매료됐다. 값싼 차를 고집한 것도 그 철학의 연장선이었다.
“자동차는 이동 수단일 뿐이다. 남에게 과시하려고 비싼 차를 사면 내 노후 자금에서 그만큼 빠져나간다.” — 마크 쿠번
전문가들은 차량 구매가 ‘감가상각 자산’이라는 사실을 잊지 말라고 조언한다. 초기 비용뿐 아니라 보험료·세금·유지비까지 감안하면, 중고차를 현금 구매하는 편이 장기적으로 유리하다는 것이다.
2️⃣ ‘학생처럼’ 룸메이트와 동거
24세 때 쿠번은 미국 텍사스주 댈러스에서 침실 3개짜리 아파트를 다섯 명과 함께 사용했다. 그는 “내 방은커녕, 귀가 시간에 따라 소파나 바닥에서 잤다”고 회상한다. 옷장은 없었고, ‘마크의 더미’라 불리던 물건 더미가 그의 전 재산이었다.
그는 이같은 극단적 절약이 신용카드 빚을 방지하고, ‘소득보다 낮은 소비’의 생활 습관을 몸에 익히게 했다고 평가한다. 실제로 미국 노동통계국(BLS)에 따르면, 주거비는 평균 가계지출의 33%를 차지해 가장 비중이 큰 항목이다. 룸메이트 제도는 해당 비율을 절반 이하로 낮출 수 있는 현실적 해법이다.
3️⃣ 자정의 장보기 – 시간은 곧 돈
쿠번은 20대 시절 자정 무렵에 장을 봤다. 그 시간대가 할인 스티커가 가장 많이 붙는 ‘마감 타임’이라는 사실을 발견한 뒤다. 그는 치킨·감자튀김 등을 절반가 수준으로 구매해 식비를 대폭 줄였고, 배고픈 상태에서 충동구매를 막기 위해 엄격한 쇼핑 리스트를 작성했다.
여전히 한국에서도 대형마트와 편의점은 폐점 직전 혹은 일자별 재고 조정 시간에 반값 세일을 진행한다. 소비자는 앱 알람·멤버십 쿠폰을 적극 활용해 식품비를 20% 이상 절감할 수 있다.
4️⃣ ‘셀프 하우스키핑’ – 빨래는 2초면 충분
많은 이들은 억만장자라면 집사나 가사도우미를 둘 것이라고 상상한다. 하지만 쿠번은 “빨래는 넣고 돌리는 데 2초, 건조기에 옮기는 데 2초면 끝”이라며 직접 세탁을 한다. 그는 자녀들에게도 빨래를 스스로 하도록 가르치며, ‘노동의 가치’를 체험하게 한다고 밝혔다.
가사노동을 외주화할 경우, 미국 기준으로 시간당 25~40달러의 인건비가 발생한다. 주 2회, 회당 3시간만 맡겨도 연간 7,800달러에 달한다. 쿠번식 ‘셀프 하우스키핑’은 자산가뿐 아니라 일반 가계에도 즉각적인 비용 절감 효과를 제공한다.
5️⃣ 필수 소비재는 세일+대량 구매
쿠번은 오늘날에도 세일 기간에 치약·샴푸 같은 소모성 생필품을 수년치 분량으로 구매한다. 그는 “가격은 결국 오른다. 세일 때 쟁여두면 즉시 수익률을 얻는 셈”이라고 설명한다. 다만 유통기한이 짧은 음식은 대량 구매를 피해 식품 폐기에 따른 손실을 막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소비자물가지수 장기 추이’에 따르면, 세제·세면도구 등 생활용품 물가 상승률은 연평균 3% 내외다. 할인율 20%에 대량 구매하면 연 복리 3%가 아닌 ‘즉시 20%’를 절감하는 효과가 발생한다.
💡 용어·배경 설명
샤크 탱크(Shark Tank)는 예비 창업가가 자신의 사업 아이디어를 투자자 앞에서 발표하고, 패널(일명 ‘상어’)에게 지분 투자를 유치하는 미국 ABC 방송의 리얼리티 프로그램이다. 쿠번은 2011년 시즌 2부터 출연해 높은 인지도와 함께 ‘직설적 투자 철학’으로 화제를 모았다.
폴 터호스트(Paul Terhorst)는 전직 회계사이자 조기 은퇴 운동(FIRE) 선구자로 평가받는 인물이다. 그의 저서는 ‘소비 억제’와 ‘투자수익 극대화’를 통해 30대 중반에 은퇴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 기자의 시각
쿠번의 사례는 거액 연봉이나 상속 없이도 꾸준한 현금흐름 관리만으로 재정적 자유를 이룰 수 있음을 보여준다. 공통 분모는 ‘고정비 최소화’다. 자동차·주거·식비·가사노동·생활용품은 대부분의 가계에서 월 지출 70% 이상을 차지하는 항목이며, 이 영역의 절감이 투자 여력을 결정한다. 한국의 물가·주거 환경을 고려할 때, 룸메이트·경차·심야 장보기·셀프 가사·창고형 마트 활용은 여전히 유효한 전략이다.
결국 ‘억만장자의 지갑 관리’는 화려함보다 근본으로 돌아간다. 사소해 보이는 생활 습관이 복리 효과를 만들고, 그 복리가 거대한 자산 격차를 낳는다는 점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