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 위스콘신에 세계 최대 규모의 AI 데이터센터 ‘페어워터’ 건설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 최고경영자 사티아 나델라가 위스콘신 남동부 지역에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AI 데이터센터”로 불릴 ‘페어워터(Fairwater)’ 건설 계획을 발표했다.

2025년 9월 18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나델라는 X(옛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해당 시설이 수십만 개의 NVIDIA GB200 GPU광섬유 케이블로 연결해 지구를 4.5바퀴 감을 수 있는 규모의 네트워크를 형성한다고 밝혔다.

나델라는 “페어워터는 현존 세계 최고속 슈퍼컴퓨터 대비 10배 높은 성능을 제공해 전례 없는 AI 학습(트레이닝)과 추론(인퍼런스) 작업을 지원할 것”이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에 따르면 이 설비가 보유할 컴퓨트 파워는 대규모 언어모델(LLM)이나 멀티모달 AI 개발 경쟁에서 판도를 바꿀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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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VIDIA GB200은 엔비디아가 2025년 상용화를 예고한 차세대 GPU 모듈로, 기존 H100·H200 시리즈 대비 메모리 대역폭과 에너지 효율이 크게 향상된 것으로 알려진다. 업계에서는 이 칩이 실제 공급에 돌입하면 AI 워크로드 처리 성능이 비약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한다.

페어워터의 냉각 시스템 역시 눈길을 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폐쇄형 액체 냉각(loop) 설비를 적용해 시행 초기 이후 운영 단계에서 물을 소모하지 않는 친환경 설계를 구현했다”고 강조했다.

회사는 또 데이터센터에서 소비되는 전력을 100% 재생에너지로 상쇄해 탄소중립 목표에 부합하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분산 인프라 확대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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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델라는 “페어워터는 전 세계 70개 이상 지역에서 동시 다발적으로 추진 중인 유사 프로젝트 가운데 하나이며, 미국 내 다른 주에서도 동일 사양의 데이터센터가 건설되고 있다”라고 말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이미 100곳 이상의 데이터센터에 AI 가속 인프라를 배치한 바 있어, 이번 확장은 ‘초거대 컴퓨팅’ 수요 급증에 대응하는 전사적 투자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그는 지난해에만 2GW(기가와트) 이상의 신규 전력 용량을 확보했다면서 “이는 원자력 발전소 두 기가 동시에 생산할 수 있는 전력 규모와 맞먹는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전력 증설은 하이엔드 GPU 클러스터를 수용하기 위한 필수 인프라이며, 글로벌 클라우드 서비스 시장에서 우위를 유지하기 위한 핵심 투자로 평가된다.

투자 규모는 구체적으로 공개되지 않았으나 업계는 해당 프로젝트가 수십억 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추산한다. 특히 마이크로소프트가 2024~2026 회계연도에 걸쳐 ‘AI 클라우드’ 분야에 최대 500억 달러를 투자할 계획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번 발표는 그 청사진의 일환으로 볼 수 있다.


지역사회와의 상생·고용 창출 효과

나델라는 “우리는 지역사회와 파트너십을 맺어 지속 가능한 발전을 도모하고, 고급 일자리를 창출해 경제적 기회를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건설 과정에서 정보통신·전력·건축 분야의 고용 수요가 늘고, 데이터센터 운영 단계에서 AI·클라우드 전문가 채용이 대폭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위스콘신 주정부는 이미 반도체·배터리 등 첨단 제조업 유치를 통해 ‘미드웨스트 실리콘밸리’로의 도약을 꾀해 왔다. 이번 데이터센터 투자까지 더해지면, 주(州) 차원의 디지털 전환 속도가 한층 가속화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AI 데이터센터 확대 경쟁 격화

세계 빅테크 기업들은 ChatGPT 열풍 이후 생성형 AI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자 가속기(GPU) 확보 경쟁에 나서고 있다. 아마존웹서비스(AWS)는 워싱턴주와 오하이오주에서 대규모 데이터센터 단지를 확장했고, 구글 클라우드 역시 자체 개발한 TPU v5로 상용 AI 인프라를 강화 중이다. 이에 따라 마이크로소프트의 이번 페어워터 프로젝트는 ‘AI 인프라 패권’ 경쟁 구도를 더욱 가열시킬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GPU 클러스터 규모가 기업의 AI 경쟁력을 좌우하는 시대가 도래했다”고 입을 모은다. 연구개발(R&D) 측면에서도 데이터센터가 지역에 들어서면 대학·연구소와의 협력 생태계가 자연스럽게 형성돼, 기술 혁신의 선순환 구조를 기대할 수 있다.


에너지·환경 과제와 정책 시사점

대규모 데이터센터는 막대한 전력 소비와 열 방출 문제를 동반한다. 이 때문에 지역 사회에서는 그린에너지 공급 확대, 전력망 강화, 폐열 재활용 등 종합적인 인프라 업그레이드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선언한 재생에너지 100% 상쇄 전략의 실효성 또한 향후 모니터링 대상이 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연방·주정부는 빅테크의 친환경 투자 약속 이행 여부를 투명하게 검증할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라며 “동시에 지역 스타트업·중소기업이 AI 인프라를 활용할 수 있도록 공정한 접근성을 보장하는 정책도 병행돼야 한다”고 주문한다.


향후 일정과 전망

마이크로소프트는 페어워터 건설 착공 시점을 정확히 밝히지 않았으나, 업계 관행상 GPU와 네트워크 장비 공급 일정을 고려하면 2026년 전후로 가동에 돌입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추정된다.

아울러 AI 모델 규모가 기하급수적으로 커지는 만큼, 페어워터가 완전히 가동되더라도 추가 증설에 나설 여지가 충분하다. 업계 관계자는 “이 속도라면 단일 기업이 보유한 연산 자원 규모가 국가 슈퍼컴퓨팅센터를 뛰어넘는 사례가 속출할 것”이라고 관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