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초콜릿 명가 린트앤슈프렝글리(Lindt & Sprüngli)가 소비자 충성도와 프리미엄 제품 수요에 힘입어 2025년 유기적(Organic) 매출 성장률 전망치를 상향했다. 회사는 “시장 전반에서 고급 초콜릿에 대한 프리미엄화(premiumization) 흐름이 뚜렷하다”고 설명하며, 이를 전략적 기회로 적극 활용하겠다고 밝혔다.
2025년 7월 22일, 로이터 통신 보도에 따르면 린트앤슈프렝글리는 올해 유기적 매출 성장률 목표를 9%~11%로 제시했다. 이는 불과 몇 달 전 회사가 제시했던 7%~9% 성장률 가이던스를 2%포인트가량 상향한 수치다. 회사 관계자는 “소비자가 불확실한 경제 환경에서도 린트 브랜드를 선택해 준 덕분”이라고 덧붙였다.
유기적 매출(Organic Sales)은 환율 변동, 인수·합병 효과를 제외하고 본업에서 발생한 순수 매출을 의미한다. 다시 말해 회사의 실제 영업력과 브랜드 파워를 가늠할 수 있는 핵심 지표다. 이번 가이던스 상향은 린트가 단순히 규모 확장을 넘어 브랜드 가치와 고객 충성도를 기반으로 실질 성장을 달성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1. 린트앤슈프렝글리, 왜 주목받는가?
1845년 스위스 취리히에서 출범한 린트앤슈프렝글리는 175년 넘게 장인 정신과 혁신을 결합해 왔다. 대표 제품인 ‘린도르(Lindor)’ 초콜릿 볼은 부드러운 필링을 얇은 초콜릿 껍질로 감싼 제품으로, 전 세계 프리미엄 초콜릿 시장에서 독보적 존재감을 발휘한다. 린트는 유럽을 넘어 북미·아시아·오세아니아 시장에서도 고급 초콜릿 카테고리 리더로 자리매김했다.
2. 프리미엄화(Premiumization)의 실체
글로벌 소비재 업계에서 프리미엄화는 ‘가성비’보다는 ‘가심비’와 ‘브랜드 경험’에 집중하는 전략을 가리킨다. 특히 식품·음료 부문에서는 소비자가 일상 속 ‘작은 사치(affordable luxury)’를 추구하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다. 초콜릿은 비교적 가격대가 낮으면서도 정서적 만족도가 높아 프리미엄 전략 적용이 용이한 카테고리로 꼽힌다.
“고객은 린트 매장에서 단순히 초콜릿을 구매하는 것이 아니라, 스위스 초콜릿의 정통성과 정교한 풍미를 체험한다.” — 린트앤슈프렝글리 관계자
3. 유기적 성장률 상향의 의미
9%~11%라는 숫자는 단순히 매출 항목을 넘어 글로벌 경제가 고금리·고물가·공급망 불안으로 흔들리는 상황에서도 린트 제품이 소비자 장바구니에서 빠지지 않고 있다는 방증이다. 특히 공급망 차질과 원가 상승이 기업 실적을 압박하는 가운데, 린트가 가격 인상(pass-through)을 단행하면서도 수요를 유지할 수 있었던 배경으로 제품 차별성과 브랜드 충성도가 지목된다.
다만 일부 시장 전문가들은 “프리미엄 초콜릿 시장이 구조적으로 성장하고 있지만, 물가 안정이 지연될 경우 소비 심리가 압박받을 수 있다”며 신중론도 제기한다. 린트앤슈프렝글리의 향후 실적은 결국 제품 혁신, 글로벌 유통망 확대, 원가 관리라는 세 축에 달려 있다는 분석이다.
4. ‘린도르’ 브랜드의 파급력
린도르는 글로벌 120여 개국에서 판매되며, 발렌타인데이·크리스마스·연말연시 등 선물 수요가 집중되는 기간에 매출이 급증한다. 실제로 린트는 Holiday 시즌마다 한정판 맛·패키지를 선보여 희소성을 극대화한다. 이 같은 전략은 고객이 브랜드에 대한 기대감을 지속적으로 유지하도록 유도하며, 재구매율을 높이는 핵심 동력으로 평가받는다.
5. 글로벌 경쟁 구도와 린트의 차별점
프리미엄 초콜릿 시장에는 프랑스의 고디바(Godiva), 이탈리아의 페레로 로쉐(Ferrero Rocher) 등 다양한 브랜드가 포진해 있다. 그러나 린트는 스위스라는 원산지 이미지 와 ‘녹아내리는 필링’이라는 독창적 식감을 앞세워 차별화 포지션을 공고히 하고 있다.
또한 회사는 직영 부티크 매장→전자상거래(이–커머스)→유통 파트너 채널을 다층적으로 운영해 옴니채널 전략을 가속화 중이다. 이는 팬데믹 기간 온라인 쇼핑 비중이 급증한 상황에서 린트의 매출 변동성을 낮추는 안정판 역할을 했다.
6. 투자 관점에서 본 리스크와 기회
린트의 최대 리스크 요인은 코코아·설탕·우유 등 원자재 가격 변동이다. 원가를 효과적으로 전가하지 못할 경우 마진 압박이 커질 수 있다. 반면 기회 요인으로는 브랜드 프리미엄 확대와 신흥 시장 진출이 꼽힌다. 특히 아시아·태평양 지역은 상대적 시장 침투율이 낮아 장기 성장 여력이 높다는 평가다.
또 다른 변수를 꼽자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기준 강화다. 린트는 이미 Bean-to-Bar 공정의 투명성을 높이고, 코코아 농가 지원 프로그램을 강화하며 ESG 경영을 앞세우고 있다. 이는 중·장기적으로 지속 가능성 프리미엄을 제공해 투자 매력도를 높일 전망이다.
7. 소비자 행동 분석
최근 컨설팅 업체들에 따르면 ‘작은 사치’ 트렌드의 대표 품목으로 고급 초콜릿이 꼽히고 있다. 경기 변동과 상관없이 ‘일상 속 기쁨’을 추구하려는 심리가 강해진 결과다. 린트는 이러한 감성적 요인을 철저히 마케팅에 반영해 제품 출시 주기를 단축하고, 젊은 세대를 겨냥한 소셜 미디어 캠페인도 활발히 전개하고 있다.
8. 향후 전망
린트앤슈프렝글리가 제시한 9%~11% 성장 가이던스는 보수적으로 설정된 수치라는 평가도 나온다. 향후 12개월간 원가 부담이 완화되고 소비 심리가 회복될 경우, 실제 성장률이 가이던스를 상회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반면 글로벌 경기 둔화가 심화될 경우 프리미엄 부문 성장세가 둔화될 수 있는 만큼, 탄력적 가격·제품 전략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결론적으로, 린트앤슈프렝글리는 브랜드 강점과 프리미엄화 추세를 발판 삼아 견조한 성장 궤적을 이어가고 있다. 이번 가이던스 상향은 초콜릿 한 알에 담긴 ‘작은 사치’가 글로벌 소비자의 일상에 깊숙이 자리 잡았음을 보여준다. 향후 린트가 제품 혁신·원가 관리·ESG 전략을 적절히 병행할 수 있을지, 투자자와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