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Reuters) — 리바이스(Levi’s)가 프리미엄 데님 수요 확대에 대응해 300달러 가격대의 신규 라인 ‘블루 탭(Blue Tab)’ 진을 내년부터 더 많은 매장에서 판매한다고 밝혔다. 하밋 싱(Harmit Singh) 최고재무책임자(CFO) 겸 성장책임자는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이러한 계획을 확인하며, 고급 데님 수요를 성장 동력으로 적극 활용하겠다고 말했다.
2025년 11월 11일, 로이터 통신 보도에 따르면, 리바이스는 올해 아시아에서 먼저 출시한 블루 탭 라인을 9월 이후 유럽과 미국의 약 20여 개 매장으로 확대한 데 이어, 내년에는 유통 채널과 판매 거점을 더욱 넓힐 계획이다. 회사 측은 프리미엄 제품군 확장을 통해 브랜드 저변을 넓히고, 특히 여성 고객층 유입을 강화하려는 전략을 재확인했다.
이 블루 탭은 더 높은 원단 등급과 마감 품질을 앞세운 고급 진과 셔츠로 구성되며, 리바이스의 핵심 상징인 레드 탭(Red Tab) 중심의 중가 라인에서 고가 세그먼트로 브랜드 외연을 확장하려는 시도다. 싱은
“우리는 ‘26년에 더 큰 스케일로 돌아올 것이다”
라고 말하며, 올해 성과가 기대치를 상회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또 새 라인이 질기고 단단한 촉감의 일본식 셀비지 데님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프리미엄 데님 성장세 가속
유럽 시장에서 블루 탭 진은 약 250~350유로(미화 290~410달러)에 판매되며, 기존 레드 탭 진의 70~130유로 가격대와 비교해 상위 구간을 형성한다. 블루 탭 재킷은 약 700유로로 책정돼 프리미엄 포지셔닝을 분명히 한다.
리바이스는 현재 레드 탭이라는 중가 라인이 주력이지만, 아울렛과 월마트(Walmart)를 통한 대중 시장용 제품군도 병행한다. 회사는 가격 민감층과 프리미엄 수요층을 동시에 만족시켜야 하는 섬세한 균형을 과제로 안고 있다.
싱은
“가격대 자체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제품의 품질이 핵심이다. 일본식, 셀비지 데님에서 영감을 받았다”
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약 1천억 달러 규모로 추정되는 글로벌 데님 시장에서 프리미엄 데님은 약 10%를 차지하지만, 일반 진 카테고리의 ‘중한 자릿수’ 성장률을 웃도는 속도로 성장 중이라고 설명했다.
셀비지 데님은 전통 직기로 짠 원단으로, 가장자리가 풀리지 않도록 마감된 ‘셀프 피니시드 에지’와 조밀하고 단단한 조직이 특징이다. 품질과 내구성, 원단의 존재감을 중시하는 데님 애호가들 사이에서 수집 가치를 인정받아 왔다.
싱은 디자인 경쟁력 역시 핵심이라고 지적하며, 내년 남성·여성 제품 전 라인에서 더 강한 디자인 파이프라인을 선보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관세·인플레이션 역풍 속 전략 조정
501 진으로 유명한 리바이스는 지난해 매출 64억 달러를 기록했다. 회사는 한때 2027년까지 매출 100억 달러와 영업이익률 15% 달성을 목표로 제시했지만, 팬데믹 기간 고인플레이션으로 성장세가 둔화되면서 일정표를 철회했다.
여기에 미국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무역 관세도 추가 역풍으로 작용했다. 다만 최근 몇 분기 연속 ‘한 자릿수대 후반’의 매출 성장을 이어간 가운데, 싱은
“회사가 내년에 새로운 일정표를 제시할 준비가 될 수 있다”
고 밝혔다.
리바이스는 연말 성수기에 대한 기대도 표명했다. 싱은
“소비자는 전반적으로 견조했다. 우리는 수요 위축을 보고 있지 않다”
며, 올해는 전년 대비 정상가 판매 비중이 높아졌고 가능한 한 할인 폭을 제한하겠다고 전했다.
그는 또 논데님(Non-denim) 소재로의 확장과 바버(Barbour)·나이키(Nike) 등과의 브랜드 협업이 정상가 판매를 견인하고 있으며, 올해 면화 원자재 가격 하락이 원가 관리에도 도움을 줬다고 설명했다.
추후 더 빠른 성장을 위해 신규 브랜드 인수 가능성도 열어 놨다. 리바이스는 2021년 1억5천만 달러에 인수한 비욘드 요가(Beyond Yoga)를 보유하고 있다. 싱은
“현재 우리는 브랜드 두 개를 갖고 있다. 또 다른 브랜드를 위한 문을 열어 둔 상태”
라고 말하면서도,
“지금 당장 인수가 필요한 상황은 아니다”
라고 덧붙였다. 그는 이어
“상의(tops) 사업을 더 빠르게 가속할 수 있는 것이라면 무엇이든 검토할 것”
이라고 밝혔다.
환율 참고: $1 = 0.8575유로(로이터 표기)
용어·맥락 해설
프리미엄 데님은 평균 가격대를 상회하는 고급 원단·마감·핏을 특징으로 하며, 셀비지 데님처럼 전통 직기로 짜 가장자리 올 풀림을 방지하고 조밀한 조직감을 갖춘 원단이 많이 사용된다. 리바이스의 레드 탭은 중가 메인스트림을, 블루 탭은 상위 프리미엄을 지향해 가격대와 소재·마감에서 명확히 차별화한다.
특히 여성 고객 확대는 리바이스가 수년간 추진해 온 전략축 중 하나다. 프리미엄 라인 강화는 여성복에서 중요한 핏·원단·디자인 니즈를 충족시켜, 정상가 판매 비중 확대와 브랜드 가치 제고로 이어질 수 있다.
기자 해설·인사이트
이번 블루 탭 확대는 가격 이원화 전략의 본격화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중가(레드 탭)와 대중형(아울렛·월마트)을 유지하면서도 고가 라인을 키워 평균판매가격(ASP)을 높이는 구도다. 싱의 발언대로 ‘26년에 대규모 스케일업’을 예고한 만큼, 내년은 생산·공급망과 리테일 테스트를 통한 학습·검증 단계의 확장에 무게가 실릴 것으로 보인다.
리스크 요인으로는 관세와 인플레이션이 거론된다. 다만 회사가 밝힌 바와 같이 정상가 판매 비중 확대와 할인 억제는 마진 방어에 긍정적으로 작용한다. 면화 가격 하락은 제조원가에 우호적으로, 바버·나이키와의 협업은 브랜드 파워 제고와 신규 고객 유입 측면에서 효율적이다. 프리미엄 데님의 구조적 성장세도 회사의 방향성과 맞물린다.
반면, 브랜드 희석을 경계하며 가격대별 제품 경험의 일관성을 유지하는 것이 관건이다. 프리미엄 고객은 원단의 진성성(Authenticity)과 디테일에 민감하다. 셀비지 데님의 직조·마감 퀄리티, 맞춤형 핏, 수선·케어 서비스 등 경험 가치를 강화할수록 할인 없는 판매가 가능해진다.
또한, 싱이 언급한 상의(tops) 사업 가속은 진 중심 포트폴리오의 계절·사이클 리스크를 완화하는 데 중요하다. 단기적으로는 논데님 소재 확대와 협업 캡슐이 효과적인 레버리지가 될 수 있다. 신규 브랜드 인수는 “필요하지는 않다”는 판단 아래 옵션으로 열어 둔 상태로, 성장 가속과 브랜드 아키텍처의 균형이 향후 의사결정의 기준이 될 것이다.
요약하면, 리바이스의 프리미엄 전략은 정상가 판매 확대와 마진 개선을 목표로 하는 명확한 행보다. 프리미엄 데님 시장의 성장 탄력, 디자인 파이프라인 강화, 협업을 통한 브랜드 파워가 삼박자를 이룬다면, ‘26년 대규모 스케일업’의 실행 가능성도 높아질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