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 포인트]
• 지속적인 지정학적 분쟁, NATO(북대서양조약기구) 확대, 그리고 NATO 회원국들의 국방비를 2035년까지 국내총생산(GDP)의 5%까지 끌어올리겠다는 공약이 맞물리면서 방산업체에 대한 투자 매력도가 높아지고 있다.
• 그러나 방산 기업들이 복잡성이 갈수록 높아지는 무기 개발 사업을 예산과 일정 안에 완료하지 못해 이익률을 확장하는 데 구조적 제약이 발생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2025년 9월 20일(현지 시각),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이러한 상충된 요소 때문에 세계 최대 방위산업체 가운데 하나인 록히드 마틴(Lockheed Martin·NYSE: LMT) 주식이 과연 ‘명백한 매수 종목’인지에 관해 투자자들의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투자 논거: 탄탄한 배당과 비교적 낮은 밸류에이션
록히드 마틴은 2.8%의 배당 수익률을 제공하며, 2025회계연도 경영진 전망치를 기준으로 주가대비 자유현금흐름(FCF) 배수가 16.5배 수준에 불과하다. 여기서 자유현금흐름이란 기업이 영업활동으로 벌어들인 현금에서 설비투자(CAPEX) 등을 제외한 뒤 실제로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현금을 의미한다. 방산 기업의 고객 기반이 주 정부 예산으로 뒷받침되는 국방부라는 점도, 현금흐름 안정성과 지급 능력을 담보한다.
낙관론에 제동을 거는 3가지 위험 신호
1) 고정가(Fixed-Price) 개발 계약의 함정
방산 기업들은 통상 개발 단계에서 정부와 ‘고정가 계약’을 체결하는데, 이는 초과 비용이 발생해도 정부가 추가로 보전하지 않는 계약 구조다. 최근 보잉은 고정가 방산 프로젝트에서 거액의 손실을 인식하며 수년간 방산 부문이 수십억 달러의 적자를 기록했다. RTX(舊 레이시온 테크놀로지스) 또한 일부 고정가 계약을 중도 해지하면서 충당금을 쌓은 바 있다.
2) F-35 ‘테크놀로지 리프레시 3’(TR-3) 지연
록히드 마틴의 대표 전투기 F-35는 ‘TR-3’라 불리는 성능 개량 패키지가 반복적으로 지연되면서 이미 막대한 초과 비용과 일정 차질을 빚고 있다. 이로 인해 프로그램 신뢰도가 훼손됐고, 미국 정부뿐 아니라 해외 구매국들도 추가 비용 부담에 민감해진 상태다.
3) 미공개(분류) 프로그램에서의 18억 달러 손실
2025년 록히드 마틴은 주요 레거시 프로그램을 재평가한 뒤 18억 달러(약 2조4,000억 원) 규모의 손실을 한꺼번에 반영했다.
CEO 짐 타이클릿(Jim Taiclet)은 투자자들과의 컨퍼런스콜에서 “분류 사업에서의 손실이 ‘상당하다(significant)’는 사실을 인정한다”고 말했다.
이 같은 대규모 비용 반영은 해당 사업들이 애초 계획대로 진행되지 않고 있음을 방증한다.
구조적 비용 압박, 이익률 확대를 가로막다
현재 방산 시장은 수요 측면에서 지정학적 리스크 확산과 NATO 국방비 상향 목표로 호황을 누리고 있다. 그러나 1) 정부가 협상력을 높여 계약 조건을 강화하고, 2) 무기체계가 IT·AI·스텔스·극초음속 등 첨단 기술을 융합하며 복잡성이 폭증한 결과, 예산 초과 위험이 늘고 있다. 결국 방산 기업들은 매출 증가에도 불구하고 이익률(Operating Margin) 개선 폭이 제한되고 있으며, 록히드 마틴 역시 예외가 아니다.
월가의 시각: ‘명백한 매수’라 단언하기엔 부족
투자 자문사 모틀리 풀(Motley Fool)의 Stock Advisor 팀은 ‘지금 사야 할 10대 종목’ 목록에서 록히드 마틴을 제외했다. 같은 보고서에서는 2004년 12월 17일 넷플릭스 추천 사례(1,000달러 투자 시 66만1,694달러 수익)와 2005년 4월 15일 엔비디아 추천 사례(1,000달러 투자 시 108만2,963달러 수익)를 제시하며, 평균 수익률 1,067%를 기록했다고 강조했다. 다시 말해, 방산주가 아닌 고성장 기술주가 장기적으로 더 높은 초과 수익을 안겨줄 수 있다는 메시지를 던진 것이다.
투자자 체크리스트
1) 배당 안정성 – 연 2.8% 배당수익률은 시장 평균을 상회하나, 대규모 개발 지연·손실이 계속될 경우 배당 성장 여력이 약화될 수 있다.
2) 자유현금흐름 창출력 – 계약 구조상 현금 유입은 상대적으로 안정적이지만, 고정가 프로그램 손실 반영 시 FCF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3) 방산 정책 환경 – NATO 예산 증액, 신흥국 재무장 움직임 등 외부 수요는 긍정적이나, 미국 정치권의 예산 자동삭감(sequestration) 리스크도 상존한다.
전문가 해설: ‘방산=무조건 안전자산’이라는 통념에 균열
과거에는 국방예산이 경기 변동과 무관하게 꾸준히 성장한다는 인식 때문에 방산주는 디펜시브(Defensive) 종목으로 평가받아 왔다. 그러나 첨단 기술 융합으로 개발·시험 단계 리스크가 커지고, 정부가 예산 절감 압박을 강화하면서 방산주 역시 생산성 혁신을 이루지 못하면 마진 축소를 피하기 어렵다. 특히 록히드 마틴처럼 포트폴리오 상당 부분이 F-35와 같은 대형·장기 프로그램에 집중된 기업은 ‘단일 플랫폼 리스크’가 부각될 수 있다.
이에 따라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록히드 마틴을 ‘매수(Buy)’가 아닌 ‘보유(Hold)’ 의견으로 조정하고 있다. 향후 관전 포인트는 ① TR-3 완성 일정, ② 신규 분류 사업의 손실 폭, ③ 정부와의 계약 조건 재조정 결과다. 이들 요소가 개선되면 주가는 재평가(Re-rating)될 수 있지만, 반대로 연쇄 손실이 이어질 경우 밸류에이션 프리미엄이 축소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결론: 신중한 접근 필요
록히드 마틴 주식은 안정적 배당과 정부 지원 수요라는 매력 포인트를 갖췄지만, 고정가 계약 손실·프로그램 지연·복잡성 증대라는 구조적 변수를 감안할 때 ‘명백한 매수’로 단정하긴 어렵다. 투자자는 방산 회사가 더 이상 인플레이션 방어와 고배당만으로 포트폴리오를 지켜주는 언터처블(untouchable) 자산이 아님을 인식하고, 각종 리스크를 면밀히 점검할 필요가 있다.
※ 필자 Lee Samaha는 본 기사에 언급된 종목에 투자하고 있지 않다. 모틀리 풀은 록히드 마틴 및 RTX 주식을 추천하고 있으며, 해당 기관의 평균 수익률은 2025년 9월 15일 기준 1,067%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