록스타게임즈, 영·캐나다 사무소서 30~40명 해고…영국 노조 “노조 파괴” 전면 비판

뉴욕·런던발 — 테이크투 인터랙티브 소프트웨어(Take-Two Interactive Software Inc.)의 대표 개발 스튜디오인 록스타게임즈(Rockstar Games)가 최근 영국과 캐나다 지사에서 30~40명의 직원을 해고한 사실이 확인됐다. 해고 대상자 전원이 사내 비공개 디스코드(Discord) 채팅방에서 노조 활동을 논의해 온 것으로 알려지면서, 영국 노동조합이 즉각 “노조 파괴(Union Busting)” 의혹을 제기했다.

2025년 10월 31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이번 해고는 목요일(현지시간) 단 하루 만에 단행됐으며, 30~40명 규모의 인원이 동시에 직장을 잃었다. 해고된 직원들은 영국과 캐나다 사무소에서 근무해 왔으며, 모두 독립노동자노조(Independent Workers’ Union of Great Britain·IWGB) 소속이거나 노조 설립·조직화에 직접 참여해 온 인물들로 알려졌다.

IWGB의 알렉스 마셜(Alex Marshall) 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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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록스타가 게임 업계 역사상 가장 노골적이며 잔혹한 노조 파괴를 자행했다”

블룸버그 통신을 통해 성명을 발표했다. 그는 “법과 노동자의 삶을 경시하는 이 같은 행위는, 수십억 달러의 수익을 창출하는 노동자뿐 아니라 전 세계 팬과 업계 전체에 대한 모욕”이라고 강도 높게 비난했다.

이에 대해 테이크투 인터랙티브 대변인 앨런 루이스(Alan Lewis)는 “해당 직원들은 ‘중대한 비위행위(gross misconduct)’로 해고됐을 뿐, 다른 사유는 없다”면서 “우리는 록스타게임즈의 목표와 접근법을 전적으로 지지한다”고 반박했다.


‘노조 파괴’란 무엇인가?

노조 파괴(Union Busting)기업이 조직 노동을 약화·무력화하거나 설립 자체를 방해하기 위해 취하는 일련의 전략을 의미한다. 해고, 전근, 감시, 협박, 노조 지지자 명단 작성 등이 대표적 수단이다. 영국 노동관계법(Trade Union and Labour Relations Act)과 캐나다 각 주(州)의 노동법은 이러한 행위를 엄격히 제한하고 있으나, 기업과 노조 간의 법적 공방은 끊이지 않는다.

게임 업계에서도 최근 노조 결성 움직임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미국 마이크로소프트 소속 젠맥스 온라인(Zenimax Online)액티비전 블리자드(Activision Blizzard) QA(품질보증) 팀이 노조를 설립한 데 이어, 프랑스 유비소프트(Ubisoft) 파리 스튜디오도 지난 7월 노동조합을 공식 승인받았다. 전문가들은 “장시간 노동과 고강도 크런치(crunch·막판 몰아치기) 문화가 만연한 게임 업계 특성상, 노조화는 피할 수 없는 흐름”이라고 평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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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적 쟁점 및 향후 전망

IWGB는 영국 고용심판소(Employment Tribunal)캐나다 연방노동관계위원회부당해고 및 노조 탄압 사실을 제소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만약 회사가 “노조 활동을 이유로 불이익을 주었음”이 입증될 경우, 영국에서는 무제한 배상 판결이 내려질 수 있으며, 캐나다에서도 원직 복직 명령 및 손해배상 책임을 질 수 있다.

게임 산업 전문 로펌 오슬본 클라크(Osborne Clarke)소피 윌리엄스(Sophie Williams) 파트너 변호사는 “국경을 넘나드는 다국적 기업의 동일 사건이 두 개 이상의 사법권에서 동시 다발적으로 다뤄질 때, 기업은 예측 불가능한 배상 규모와 이미지 타격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록스타게임즈·테이크투의 사업적 영향

록스타게임즈‘그랜드 테프트 오토(Grand Theft Auto·GTA)’ 시리즈로 전 세계 누적 4억 본 이상2023년 기준 Take-Two IR 자료의 판매고를 올린 흥행 개발사다. GTA 6(가칭) 출시가 임박했다는 소문이 돌면서, 테이크투 인터랙티브 주가는 올해 들어 25%가량 상승해 왔다. 이번 노사 분쟁이 장기화될 경우, ▲개발 일정 지연 ▲인력 충원 비용 증가 ▲기업 평판 훼손 등으로 주가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월가에서는 “직원 40명 규모”가 당장 프로젝트 일정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분석과, “노조 문제를 둘러싼 예측 불확실성 자체가 밸류에이션에 부정적”이라는 상반된 시각이 공존한다.


전문가 관전 포인트

법적 공방의 속도 — 영국 고용심판소는 평균 6~12개월 내 1심 결론을 내리지만, 항소 절차까지 포함하면 2~3년간 이어질 수 있다. ② 노조 확산 효과 — 해고 사태가 ‘역설적 촉매’가 되어 다른 스튜디오 노조 설립을 가속화할 가능성도 있다. ③ GTA 6 개발 일정 — 크런치 완화와 복리후생 개선 요구가 충돌할 경우, 대형 타이틀 출시 주기가 길어질 수 있다.

시장 참여자들은 테이크투 연례보고서록스타 개발자 커뮤니티의 공식 성명을 주시하며, 분쟁 해결 과정에서 드러날 경영 리스크를 면밀히 평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사건이 글로벌 게임 산업의 ‘노동 표준’을 재정의하는 분수령이 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IWGB는 “유사 사례가 이어질 경우 국제공동대응까지 고려하겠다”고 밝혔으며, 테이크투 측은 “프로젝트 일정과 주주 가치를 지키면서도 법적 의무를 성실히 준수하겠다”는 입장을 거듭 강조하고 있다.

결국 스타 개발사조직 노동의 힘겨루기가 어떤 결말을 맞이하느냐에 따라, 향후 게임 업계의 근로 환경·노사관계·콘텐츠 개발 일정 전반이 재편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