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터 설문: 인도 10월 CPI 물가상승률 0.48%로 최소 10년 만의 최저 전망

벵갈루루(로이터) — 인도의 소비자물가지수(CPI) 인플레이션이 10월에 0.48%까지 급락해 최소 10년 만의 최저 수준을 기록했을 것으로 전망됐다. 이는 식품 가격의 지속적 하락과 전년 동기 대비 비교 기준(기저효과)의 확대가 결합한 결과라는 설명이다. 해당 전망은 경제학자 42명을 대상으로 한 로이터 설문 중간값에 기반한다.

2025년 11월 7일, 로이터 보도에 따르면, 일부 경제학자들은 9월 말부터 시행된 상품서비스세(GST) 인하가 물가 하락에 추가적으로 기여했다고 지적했다. 다른 이들은 이번 수치가 인플레이션의 저점을 시사할 수 있다고 해석했다.

인플레이션 둔화는 아시아 3위 경제권인 인도가 4~6월 분기(4~6월)에 약 8% 성장을 기록했다는 최신 공식 통계와 병행해 진행되고 있다. 시장에서는 중앙은행이 다음 달 추가 금리 인하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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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소 가격은 연율 기준 6개월 연속 두 자릿수 하락을 이어가며, CPI 바스켓의 거의 절반을 차지하는 식품 물가 전반을 억제하는 역할을 했다.

11월 4~7일 진행된 로이터 설문에 따르면, 인도의 10월 CPI 인플레이션은 9월 1.54%에서 0.48%1%p 이상 급락한 것으로 추정됐다. 이는 2015년 1월 발표부터 적용된 2012기준연도 시리즈에서 가장 낮은 수치가 될 전망이다.

정부는 내년 초에 CPI의 기준연도2024년으로 변경할 계획이다.

11월 12일 발표 예정인 공식 수치에 대한 전망치는 -0.21%에서 2.10%까지 범위가 넓게 분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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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달은 지난해 10월 채소 가격의 급등을 그대로 반영하는 기저효과가 가장 강하게 작용하는 시점이다. 비정기성 강우가 이어지고 있음에도 인도의 식품 인플레이션은 억제되고 있으며, 전국적으로 뚜렷하고 광범위한 디스인플레이션이 관측된다.”

라고 BofA 시큐리티즈의 인도·아세안 담당 이코노미스트 라훌 바조리아(Rahul Bajoria)는 밝혔다.

바조리아는 올해 회계연도 인플레이션 전망에는 하방 위험이 존재한다며, “주로 여름철에 통상적으로 나타나는 식품 가격 반등이 부재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경제학자들은 수개월 전부터 인플레이션이 바닥에 도달했을 것이라고 경고해왔지만, 실제로는 그 다음 달마다 추가 하락이 이어지는 양상도 나타났다.

“다만, 불시(不時) 강우가 공급에 영향을 주기 시작하면서 공급 측 충격이 현실화할 위험이 커졌다. 여기에 정부가 두류(pulses) 수입관세를 인상함에 따라, 2025년 식품 가격의 주요 디스인플레이션 요인 상당수가 막바지에 다다른 것으로 보인다.”

라고 바조리아는 덧붙였다.

인플레이션은 2월 이후 인도준비은행(RBI)의 4% 목표 아래에서 유지되고 있으나, 경제학자들은 이 지표가 가계 지출 패턴의 변화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2023/24 회계연도가계소비지출조사(HCES)는 평균 가계 예산에서 식품 비중이 감소했음을 보여줬다.

“현재의 인플레이션 바스켓이 소비자 지출 수요를 정확히 대변하느냐”는 질문에, 유니온은행 오브 인디아의 수석 경제고문 카니카 파스리차(Kanika Pasricha)는 “부분적으로만 그렇다”고 답했다.

“이 때문에 정부가 새로운 기준연도로 개편된 CPI 바스켓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향후 바스켓에서 식품 가중치40% 또는 그 이하로 낮아질 가능성이 크며, 이는 현실의 지출구조를 더 정확히 반영하기 위한 조치다.”

핵심물가(core inflation)는 변동성이 큰 식품과 연료를 제외한 기조 추세를 반영하는 지표로, 9월 추정치 4.50%에서 10월 4.30%로 추가 완화됐을 것으로 예상됐다. 통계청은 공식 핵심물가 수치를 별도로 공표하지 않는다.

도매물가지수(WPI)는 9월 +0.13%에서 10월 -0.60%(전년동월비)로 하락 전환했을 것으로 전망됐다.


용어 설명 및 배경

CPI(소비자물가지수)는 가계가 소비하는 상품과 서비스의 가격 변동을 측정하는 대표 지표다. 인도의 경우 2015년 1월 발표분부터 2012년을 기준연도로 하는 시계열이 사용돼 왔으며, 내년 초 2024년 기준으로 개편될 예정이다. CPI 바스켓에서 식품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기 때문에, 식품 가격은 전체 물가 흐름에 결정적 영향을 준다.

핵심물가(Core)는 식품과 에너지처럼 변동성이 큰 항목을 제외함으로써 수요 측 압력을 더 명확히 보여주는 지표다. 정책 당국은 이 지표를 통해 일시적 충격과 구조적 추세를 구분해 통화정책 방향을 가늠한다.

기저효과(Base effect)는 전년 같은 달의 높은(혹은 낮은) 수준이 올해의 증감률을 기계적으로 확대(혹은 축소)하는 현상을 뜻한다. 이번 10월은 지난해 10월의 채소 가격 급등이 비교 기준으로 자리해, 연율 물가가 크게 낮아지는 데 유리한 환경을 제공했다.

GST(상품서비스세)는 인도 전역에 적용되는 간접세로, 일부 품목에 대한 세율 인하는 소비자 가격 하락 압력을 높일 수 있다. 9월 말 효력이 발생한 조정은 10월의 헤드라인 물가 둔화에 일부 기여한 것으로 해석된다.

WPI(도매물가지수)는 생산·유통 단계의 가격 변동을 측정하는 지표다. 일반적으로 WPI는 기업의 원가 압력을, CPI는 소비자 물가 부담을 반영한다. 두 지표의 방향성이 일치할 경우, 물가 흐름의 신뢰도가 높아진다.

두류(Pulses)는 콩류 등 단백질 공급원으로 소비되는 곡물군을 말한다. 수입관세 인상은 국내 공급 여건을 긴축시키고, 향후 식품 가격의 변동성을 높이는 공급 측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다.


시장 함의와 정책 시사점

헤드라인 CPI 0.48%라는 수치는 성장률 약 8%이라는 견조한 실물 지표와 병행한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이는 인도준비은행(RBI)에 추가 완화의 여지를 제공할 수 있으며, 시장 컨센서스가 지목한 “다음 달 금리 인하” 기대를 뒷받침한다. 다만 전문가들은 비정기성 강우, 농산물 공급, 관세 정책 등 공급 측 변수에 민감한 식품 가격이 향후 재반등할 소지를 경계한다.

또한 가계 지출 구조 변화를 반영해 CPI 바스켓의 식품 가중치40% 이하로 낮아질 가능성은, 향후 동일한 가격 변동이 헤드라인 물가에 미치는 영향 자체를 달라지게 할 수 있다. 이는 통계적 구조 변화로서 물가의 민감도와 정책 전달 경로의 해석에 변화를 초래할 수 있어, 시장과 정책당국 모두 세심한 모니터링이 요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