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빈후드 마켓츠(Robinhood Markets)가 인공지능(AI) 열풍이 이끄는 증시 랠리와 소매투자자의 활발한 참여에 힘입어 3분기 순이익이 전년 대비 거의 4배 급증했다고 밝혔다. 회사는 동시에 장기 재무 책임자인 제이슨 워닉(Jason Warnick) 최고재무책임자(CFO)의 퇴임 및 승계 계획도 발표했다. 이번 실적은 개미 투자자의 거래가 시장 변동성 속에서도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음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2025년 11월 5일, 로이터(Reuters)의 보도에 따르면, 온라인 브로커리지인 로빈후드는 개별 종목과 옵션, 암호화폐, 신규 상품군에서의 거래량 증가가 수익을 견인했다고 밝혔다. 회사 측은 AI 관련 성장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환경에서 소매투자자들이 시장의 모멘텀을 활용하며, 버블 우려에도 불구하고 매수 기회를 적극적으로 포착했다고 평가했다.
“우리 고객은 대체로 연령대가 낮고 투자 기간이 길다. 자연스럽게 성장주에 끌리지만, 동시에 상당히 신중하게 접근하고 있다.” — CFO 제이슨 워닉 (그는 내년에 직을 내려놓을 예정이다)
워닉은 인터뷰에서 젊은 고객층의 투자 성향을 이렇게 설명했다.
캘리포니아주 멘로파크에 본사를 둔 로빈후드의 3분기(9월 30일 종료) 순이익은 5억5,6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1억5,000만 달러에서 대폭 증가했다. 주당 순이익(EPS) 기준으로는 0.61달러로, 전년 동기의 0.17달러에서 크게 늘었다. 시장 모멘텀이 강화된 가운데 개인투자자의 활발한 거래가 수익에 직접적으로 기여한 것으로 해석된다.
거래기반 수익(transaction-based revenue)은 2배 이상 증가해 7억3,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세부적으로는 주식 거래 수익이 132% 급증했고, 암호화폐와 옵션 거래 수익은 각각 300%와 50% 늘었다. 이는 소매투자자의 관심이 특정 자산군에 국한되지 않고, 주식·옵션·크립토 전반으로 확산됐음을 시사한다.
“팬데믹 트레이더”의 복귀가 아닌, 잔존과 진화
팬데믹 시기 일시적 현상으로 치부되던 개인투자자 열기는 이제 시장을 좌우하는 지속적 변수로 자리 잡았다. 금융리서치사 반다(Vanda)는 최근 노트에서 다음과 같이 분석했다.
“올해 내내 소매투자자는 시장 조정을 보유 확대의 기회로 일관되게 받아들였다. 기관의 위험선호가 약해질 때마다, 소매 참여가 하락폭을 완충하고 모멘텀 기반의 매도세를 둔화시키는 데 기여했다.” — 반다(Vanda) 노트
이러한 흐름은 로빈후드 같은 브로커리지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로빈후드는 젊은 투자자들에게 인기 있는 플랫폼으로, 낮은 진입장벽과 간결한 사용자 경험을 바탕으로 시장 접근성을 크게 높여 왔다. 회사는 고객의 금융 생활 전반에 더 깊이 스며들기 위해 신규 상품과 기능을 지속적으로 내놓고 있다.
올해 3월, 로빈후드는 예측시장 플랫폼 칼쉬(Kalshi)와의 파트너십으로 예측시장 허브를 론칭했다. 이어 지난주에는 영국 고객을 대상으로 선물(futures) 거래도 개시했다. 회사는 이러한 상품 다변화를 통해 거래 기회를 넓히고, 플랫폼 체류 시간을 늘리는 동시에 수익원의 다각화를 도모하고 있다.
용어 설명: 예측시장·옵션·선물은 무엇인가
예측시장(prediction markets)은 선거, 경제지표, 스포츠 등 미래의 사건을 대상으로 확률을 가격에 반영해 거래하는 시장을 말한다. 가격이 곧 참여자들의 집단적 기대를 나타내는 구조로, 정보가 빠르게 반영되는 특성을 가진다. 옵션(options)은 특정 자산을 미래의 일정 가격으로 살 권리(콜)나 팔 권리(풋)를 거래하는 파생상품이며, 선물(futures)은 미래 시점에 정해진 가격으로 자산을 의무적으로 매매하는 계약이다. 해당 상품군은 위험과 변동성이 높다는 점에서 투자자의 이해와 리스크 관리가 필수적이다.
다각화된 상품군과 혜택 강화로 로빈후드의 프리미엄 구독 서비스 ‘골드(Gold)’는 이용자가 77% 증가해 390만 명에 이르렀다. 회사는 수수료 혜택, 고급 데이터 접근성, 신규 상품 우선 제공 등으로 구독의 체감 가치를 확대하며 고객 충성도를 높이고 있다.
워닉 CFO는 4분기 10월의 출발이 매우 견조했다고 밝혔다. 특히 주식, 옵션, 예측시장, 선물 전 부문에서 월간 기준 사상 최고 거래량을 기록하며 모멘텀의 지속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이는 분기 실적의 가시성을 높이고, 변동성 국면에서도 소매투자 참여가 견조함을 보여준다.
한편 로빈후드는 9월에 미국 벤치마크 지수 S&P 500에 편입됐다. 이는 로이터가 표현했듯 회사가 팬데믹 시대의 신생 트레이딩 플랫폼에서 핀테크 강자로 진화했다는 상징적 이정표다. 지수 편입은 기업의 위상과 인지도를 높이는 계기가 되는 만큼, 향후 브랜드 신뢰도와 고객 유입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CFO 승계: 2026년 퇴임·전략고문 전환, 후임에 시브 베르마
회사에 따르면 제이슨 워닉 CFO는 2026년에 CFO 직에서 퇴임한다. 그는 7년 넘게 CFO로 재직해 왔으며, 내년 1분기부터 단계적으로 직무를 이양하고 2026년 9월 1일까지 전략 고문으로서 회사를 지원할 예정이다. 아마존 출신 임원으로 알려진 워닉은 비용 규율과 신사업 투자 사이의 균형을 중시해 온 인물로, 회사의 체질 개선과 사업 확장에 기여해 왔다.
로빈후드는 오랜 내부자 시브 베르마(Shiv Verma)를 차기 CFO로 지명했다. 베르마는 인터뷰에서 예측시장 사업에 대한 강한 낙관론을 드러냈다. 그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예측시장은 새롭고 독립적인 자산군이다. 우리는 그 분야의 최전선에 서고자 한다. 회사가 집중 투자하는 핵심 영역 중 하나다.” — 시브 베르마
분석: 소매 주도 장세와 수익 다각화의 상호 강화
이번 실적에서 눈에 띄는 점은 소매투자자 참여의 구조적 강화와 수익원 다각화가 맞물려 영업 레버리지를 크게 끌어올렸다는 것이다. 주식 수익이 132% 급증하는 동시에, 변동성에 민감한 옵션과 암호화폐 수익이 각각 50%, 300% 확대되며 거래 기반 수익의 포트폴리오가 넓어졌다. 여기에 예측시장·선물 등 신규 상품군이 더해지며, 단일 자산군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는 효과가 기대된다.
또한 AI 주도 랠리라는 시장 환경은 성장주에 관심이 높은 젊은 투자자의 성향과도 부합한다. 워닉의 언급대로 고객층은 성장성에 끌리면서도 리스크 관리에 신경 쓰고 있다. 반다의 분석처럼, 조정 시기에 매수 관성이 유지되면, 급락 국면의 모멘텀 매도가 완화될 가능성이 있다. 다만, 이러한 패턴은 단기적으로 거래량과 수익성을 높이는 반면, 변동성 확대 국면에서는 손실 위험도 커질 수 있다는 점에서 주의가 필요하다.
실무적 관점: 투자자에게 의미하는 바
로빈후드의 골드 구독자 390만 명(77% 증가)은 프리미엄 이용자 기반의 빠른 확대를 의미한다. 이는 데이터·수수료·접근성 측면의 혜택을 매개로 거래 빈도와 지속적 사용을 유도하는 구조와 맞닿아 있다. 10월에 전 자산군에서 월간 최고 거래량을 기록했다는 점은 4분기 실적의 관성 지속 가능성을 높여준다. 다만, 암호화폐·옵션·선물처럼 고위험 상품의 비중이 커질수록 수수료·스프레드 수익은 늘 수 있지만, 고객 손익의 변동폭도 커질 수 있어 투자자 보호와 리스크 공시의 중요성은 더욱 커진다.
향후 체크포인트
첫째, 예측시장·선물의 고객 수용도와 거래 지속성이다. 베르마의 발언처럼 회사가 집중 투자하는 영역인 만큼, 거래 체류 시간과 수익 기여도의 추이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둘째, S&P 500 편입 이후의 브랜드 효과와 신규 고객 유입이다. 셋째, CFO 전환 과정에서의 재무 규율 유지와 성장 투자 간 균형이다. 마지막으로, AI 랠리의 모멘텀이 둔화되거나 버블 우려가 현실화될 경우 소매 거래 심리에 미칠 영향도 변수다.
종합하면, 로빈후드는 3분기 순이익 4배 증가, 거래기반 수익 2배 이상 확대, 골드 구독자 77% 증가 등 가시적인 실적 모멘텀을 입증했다. 동시에 예측시장·선물로 상징되는 신규 자산군에 대한 투자를 강화하고, CFO 승계를 통해 조직적 연속성을 확보하려 한다. 4분기 출발이 사상 최고 월간 거래량으로 확인된 만큼, 모멘텀의 연장 여부가 다음 분기 핵심 변수로 떠오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