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 지하철 파업, 경제 손실 최대 2억3,000만 파운드 전망

런던 지하철 노조 파업이 사상 최장 기간으로 이어지면서 영국 수도권 경제 전반에 적지 않은 충격이 예상된다.

2025년 9월 15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이번 파업은 9월 7일 시작돼 12일까지 닷새간 열차 운행이 중단되며, 최근 수년 사이 가장 긴 런던 지하철(Underground) 파업이 될 전망이다.

경제 전문 싱크탱크인 영국경제경영연구소(Centre for Economics and Business Research·CEBR)이번 사태로만 약 2억3,000만 파운드(한화 약 3조8,000억 원)의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추정했다. 특히 외식·숙박 업계를 대변하는 UK Hospitality는 같은 기간 업계 매출 손실이 최대 1억1,000만 파운드에 달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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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이체방크(Deutsche Bank) 분석에 따르면, 세 가지 방법론으로 계산한 결과 9월 한 달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0.05~0.1%p 하락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파급 효과는 교통·소매·호스피탤러티(hospitality)·레저산업에 집중될 것으로 예상된다.


☑ 과거 사례와 비교

도이체방크는 2023년 3월 4일간 진행된 역대 두 번째로 긴 파업을 비교 자료로 제시했다.

“해당 월 영국 GDP는 전월 대비 0.3% 감소했고, 서비스업 생산은 0.4%, 건설업 생산 역시 0.4% 줄었다. 소매 판매는 0.8%, 숙박업 활동은 2.2%, 음식·음료업은 3% 각각 감소했다.” — 도이체방크 보고서

이번 파업이 경제 전반에 미치는 영향이 과거보다 다소 완화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팬데믹 이후 비대면·재택근무가 일상화되며 이동 수요가 줄었고, 엘리자베스선(Elizabeth line), 템스링크(Thameslink), 내셔널 레일 등 대체 교통수단 확보가 수월해졌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도이체방크는 “9월 GDP 감소 폭은 최대 5~10bp(0.05~0.10%p)에 그칠 것”이라며 “영향이 과장돼선 안 된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나 교통·서비스 중심 기업 실적엔 직접적인 충격이 불가피하다는 점에서 투자자·기업·소비자 모두 경계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 금융권의 공통된 시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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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핵심 용어·기관 설명용어 해설

CEBR — 1992년 런던에 설립된 민간 경제연구소로, 영국·유럽 경제 전망 보고서를 주기적으로 발간한다.

UK Hospitality — 호텔·레스토랑·펍(Pub)·카페 등 영국 호스피탤러티 업계 7만여 업체를 회원으로 둔 대표적 산업 단체다.

도이체방크 — 독일 최대 상업은행이자 글로벌 투자은행으로, 매달 영국 및 유로존 주요 경제지표를 분석해 투자자에게 제공한다.


☑ 분석과 전망

전문가들은 이번 파업이 지속 가능한 노동협약(Sustainable labor agreement) 마련을 위한 노조의 협상 카드로 평가하면서도, 장기화 시 투자심리 위축과 소비 지연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특히 런던을 방문하는 관광객은 하루 평균 20만 명으로 추산되는데, 철도·지하철 의존도가 80% 이상이라는 점에서 관광수입 감소가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한편, 지난 5년간 런던에서는 약 10차례의 대규모 파업이 발생했다. 노조 측은 인플레이션에 따른 실질임금 하락연금 개편을 주요 쟁점으로 제시하고 있지만, 런던교통공사(Transport for London) — 일명 TfL — 는 “예산 제약으로 대폭적인 임금 인상은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시장 참여자들은 단기적 혼란보다 구조적 문제에 주목하고 있다. 물가 상승률이 고착화되는 상황에서 임금 협상과 공공 요금 인상이 맞물릴 경우, 영국 중앙은행(BoE)의 통화 정책에도 복합적 압력이 가해질 수 있다.

결국 정부·노조·사업주가 협상 테이블에서 타협안을 도출하지 못하면 파업이 반복될 가능성이 크다. 그 과정에서 교통·소매·문화 산업의 타격이 누적될 수 있어, 경기 회복 국면이 지연될 위험도 배제하기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