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 증시, 8거래일 연속 상승세 멈춰…WPP 실적 경고에 14% 급락

【런던=로이터】 런던 증시가 최근 랠리를 뒤로하고 숨 고르기에 들어갔다. 31일(현지시간) 정오 12시(그리니치 표준시·GMT) 기준 FTSE 100 지수는 전장 대비 0.6% 하락했고, 영국 내수주 중심의 FTSE 250 지수 역시 0.7% 내렸다.

2025년 10월 30일, 인베스팅닷컴 보도에 따르면, FTSE 100은 HSBC와 GSK가 발표한 견조한 실적, 그리고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기준금리 인하 기대에 힘입어 이번 주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지만 이날 흐름은 달랐다. 연준은 29일 기준금리를 예상대로 25bp(basis point, 0.25%p) 인하했으나, “올해 추가 인하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신호를 시장에 보냈다.

스위스콰트은행(Ipek Ozkardeskaya 수석시장분석가) “사상 최고치에 대한 차익실현과 연준의 향후 동결 시사로 투자심리가 다소 식었다”


주요 종목 등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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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증권거래소

WPP가 가장 큰 충격을 줬다. 신임 CEO Cindy Rose는 주력 미디어 구매 대행사의 부진으로 3분기 순매출이 예상을 밑돌았고 연간 이익도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에 주가는 14% 급락하며 약 20년 만의 최저치를 기록, FTSE 100 내 최악의 성적을 보였다.

자동차 섹터도 약세였다. 독일 폭스바겐이 포르쉐 관련 47억 유로(약 6조8,000억 원) 비용을 반영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유럽 자동차주 전반이 2.2% 하락했다.

반면, 영국 은행 스탠다드차타드는 3분기 실적이 전망을 웃돌고 핵심 수익성 지표(자기자본이익률·ROE)를 1년 앞당겨 달성할 수 있다고 밝히며 2%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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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 대형주 셸(Shell)은 3분기 순익이 예상치를 넘어섰다. 그럼에도 국제유가가 약세를 보이자 주가는 0.2% 하락했다.셸의 실적은 서프라이즈였으나, 원유 가격 변동이 주가에 더 큰 영향을 미쳤다

IPO 시장의 희소식도 있었다. 영국 중형은행 쇼브룩(Shawbrook)2년 만에 런던 최대 규모 기업공개를 진행한 뒤, 상장 첫날 주가가 6.2% 뛰었다.

한편, 국제 무역 관련 소식도 이어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협의를 통해 중국이 불법 펜타닐 단속을 강화하는 조건으로 상호 관세 일부를 철회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투자자 관전 포인트

금리 방향성: 연준이 올해 추가 인하에 신중한 태도를 보이며, 영란은행(BOE)·유럽중앙은행(ECB) 등 주요국 통화정책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연말 실적 시즌: WPP 사례처럼 개별 기업의 어닝 쇼크 가능성이 커지고 있으며, 실적 우려가 주가 변동성을 확대할 수 있다.

매크로 리스크: 미·중 무역협상, 중동 지정학 리스크, 유가 변동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변동성이 이어질 전망이다.


용어·배경 설명

베이시스포인트(bp): 금리 변동 폭을 나타내는 최소 단위로, 1bp는 0.01%포인트다. 25bp 인하는 0.25%포인트 인하를 의미한다.

FTSE 100: 런던증권거래소(LSE)에 상장된 시가총액 상위 100개 기업으로 구성된 영국 대표 주가지수다.

ROE(자기자본이익률): 기업이 자기자본을 활용해 얼마나 효율적으로 이익을 냈는지 나타내는 수익성 지표다.

펜타닐: 의료용 합성 마약성 진통제이나, 불법 유통 시 중독 및 사망 위험이 커 국제사회가 단속을 강화하고 있다.


시장 전망

전문가들은 “연준이 인하 사이클 종료를 암시한 만큼, 글로벌 주식시장은 당분간 실적 모멘텀과 매크로 변수에 따라 개별 종목·섹터 간 차별화가 심화될 것”이라고 진단한다. 특히 영국 증시는 에너지·금융 비중이 높아, 유가와 금리 변화에 상대적으로 민감하다.

이에 따라 투자자들은 단기적으로는 변동성 확대에 대비하면서도, 견조한 실적을 확인한 대형 우량주 중심의 방어적 포트폴리오를 점검할 필요가 있다는 게 중론이다.


※ 본 기사는 원문(Reuters)을 토대로 정보 전달에 초점을 맞추었으며, 투자 판단의 최종 책임은 독자에게 있음을 알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