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원유 수출 감소 전망에 국제유가 상승

국제유가가 12일(현지시간) 상승 마감했다. 이날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 10월물은 전장 대비 0.51% 오른 배럴당 63.02달러(+0.32달러)에, RBOB 휘발유 10월물은 0.31% 상승한 갤런당 1.9857달러(+0.0061달러)에 장을 마쳤다.

2025년 9월 15일, 나스닥닷컴이 인용한 바차트(Barchart) 보고에 따르면, 이번 가격 반등의 핵심 배경은 러시아산 원유 공급 축소 우려다. 특히 미국이 주요 7개국(G7)에 대해 “러시아 원유를 구매하는 중국과 인도에 최대 100% 관세를 부과하자”고 제안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공급차질 가능성이 부각됐다.

여기에 우크라이나 무인기(드론) 공격으로 발트해 연안 러시아 원유 수출 허브 일부 시설이 손상된 점도 상승 재료로 작용했다. 한편, 같은 날 S&P 500 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새로 쓰며 경기 회복 기대감을 자극한 점도 에너지 수요 증가 전망에 힘을 보탰다.

주목

정치·지정학 변수

미국 트럼프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에 대한 인내심이 빠르게 바닥나고 있다”며 추가 제재 가능성을 시사했다. 시장에서는 추가 제재→러시아 원유 감산→글로벌 공급 부족이라는 연쇄 시나리오를 경계하고 있다.

또한 이날 폴란드가 영공을 침범한 러시아 드론을 격추했고, 이스라엘이 카타르 도하에서 하마스 고위층을 겨냥한 공습을 단행했다. 중동은 전 세계 원유의 약 3분의 1을 공급하는 만큼 분쟁 확산은 가격 상승 요인으로 직결된다.

공급 측 동향

주목

우크라이나 미사일·드론 공습으로 러시아 정유시설의 하루 평균 정제량이 8월 첫 27일간 509만 배럴로 3년 3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공급 불안은 원유 가격에 즉각적인 지지력을 제공하고 있다.

OPEC+는 10월부터 하루 13만7천 배럴 증산에 합의했지만, 이는 9~8월 증산폭(54만7천 배럴)의 약 4분의 1에 불과하다. 또 OPEC+는 “시장 상황에 따라” 166만 배럴의 추가 물량을 내년 이후까지 계속 묶어둘 수 있다고 언급했다.

반면 국제에너지기구(IEA)는 2026년 공급 과잉 전망치를 하루 333만 배럴로 상향했다. 공급 잉여가 확대될 수 있다는 전망은 장기적 하락 요인이다.

수요·재고 지표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9월 5일 기준 미국 원유 재고는 5년 평균 대비 -3.2%, 휘발유 재고는 -0.6%, 중간유(디젤) 재고는 -10.4% 낮았다. 같은 주 미국 원유 생산량은 1,349만5천 배럴로 사상 최고치(2024년 12월 첫째 주 1,363만1천 배럴)에 근접했다.

베이커휴스(Baker Hughes)는 9월 12일 주간 미국 활성 유정(리그) 수가 416기로 두 주 만에 2기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2022년 12월 고점(627기) 대비로는 여전히 크게 줄어든 수준이다.

달러·심리 지표

같은 날 발표된 미시간대 9월 소비자심리지수는 55.4로 전월 대비 2.8포인트 하락해 4개월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는 시장 예상치 58.0을 하회한 수치다. 더 강해진 달러화와 소비심리 둔화가 단기적으로 유가 상승폭을 제한했다.

시장 참여자들이 알아두면 좋은 용어 해설

^①WTI(서부텍사스산중질유)는 미국 텍사스 지역에서 생산되는 고품질 경질유이며, 뉴욕상업거래소(NYMEX)의 대표 선물 기준물이다.

^②RBOB(재조정 산화물 혼합 휘발유)는 미국 동부 연안에서 주로 사용되는 환경규제 대응 휘발유 선물이다. 국내 투자자에게는 낯선 상품이지만 미국 휘발유 수요를 가늠하는 주요 지표로 사용된다.

^③OPEC+는 석유수출국기구(OPEC) 13개 회원국과 러시아·카자흐스탄 등 10개 비(非)OPEC 산유국이 참여하는 확장형 협의체다.

전문가 시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