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셀2000 지수의 조정, 중소형주 ‘저가 매수’ 기회인가

뱅크오브아메리카(BoA)가 최근 조정을 겪은 중소형주에 대해 ‘섣부른 매수는 경계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이번 분석은 미국 대표 중소형주 지수인 러셀2000의 밸류에이션이 역사적 평균 수준까지 내려왔음에도 불구하고, 질적 악화와 거시적 위험 요인이 여전히 상존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2025년 8월 12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BoA는 고객 메모를 통해 “러셀2000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Forward P/E)이 7월 기준 15.4배로 하락해 장기 평균을 불과 2% 상회하는 수준”이라고 진단했다. 반면 대형주 중심의 러셀1000은 대형 기술주의 주가 급등에 힘입어 22.1배까지 상승, 양 지수 간 상대 P/E는 0.70배로 2022년 중반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BoA는 이처럼 중소형주가 “극단적으로 싸진(relative cheap) 구간”에 들어섰음에도 불구하고, 과거 평균(약 1.0배) 대비 30%가량 낮은 밸류에이션으로 완전한 ‘평균 회귀(mean reversion)’가 이뤄질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지적했다. 그 근거로는

“과거 대비 부채비율 상승, 이익 변동성 확대, 흑자 기업 비중 감소가 뚜렷하게 나타난다”

는 점을 꼽았다.


장기 전망과 구조적 테마

다만 BoA는 10년에 걸친 중소형주의 상대적 부진, 포지셔닝(투자 비중) 가벼움, 그리고 리쇼어링(미국 내 생산기지 회귀)·미-중 무역 갈등·미국 설비투자(US Capex) 사이클과 같은 구조적 테마를 감안할 때, “장기적(향후 10년)으로는 중소형주가 초과 수익을 낼 가능성이 높다”는 여지를 남겼다.

단기적 제약 요인으로는 연준의 금리 경로 불확실성, 잠재적 추가 관세(타리프) 리스크, 그리고 실적 모멘텀 둔화가 거론됐다. BoA는 2분기 실적 시즌에서 ‘일부 긍정적 신호(green shoots)’가 포착되긴 했지만, 매출 성장률과 기업 체감경기(코퍼릿 센티먼트)가 여전히 대형주 대비 열위라고 평가했다.


S&P600과의 비교

S&P600(미국 중소형주 600개로 구성)의 EPS(주당순이익) 증가율은 “조만간 플러스 전환할 것”으로 예상되며, 전 시가총액 구간에서 가이던스와 실적 전망이 개선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BoA는 “매출 추세와 현장 체감경기는 여전히 약하다”는 점을 들어 방어적 접근을 권고했다.

중형주 우선주장

BoA는 2025년 연말까지는 중형주(mid-cap)를 중소형주보다 선호한다고 밝혔다. 중형주는 재무구조가 비교적 탄탄하고, 관세 및 정책 리스크에 대한 노출이 적은 데다, 현재 중형주 프리미엄(14%)이 “2025년 초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기 때문이다.


섹터별 톱픽

중소형 섹터 가운데 금융(Financials)은 견조한 대출 성장률순이자수익(NII) 가이던스를 바탕으로 최상위 랭크를 유지했다. 반면 헬스케어, 소재, 에너지실적 모멘텀 부족과 비용 압력으로 후순위에 머물렀다.


용어 풀이 및 배경

Forward P/E향후 12개월 예상 이익을 기준으로 한 주가수익비율로, 낮을수록 ‘저평가’로 간주된다. 러셀2000 지수는 시가총액 하위 2,000개 종목을 추적하며, 미국 내에서 중소형주의 경기 민감도를 가늠하는 대표 지표다. Mean Reversion은 자산 가격이 장기 평균으로 복귀하려는 통계적 특성을 의미한다.

전문가 시각

현재 Valuation(가격) 측면에서는 확실히 매력적 구간에 접어들었으나, 품질(Quality)유동성(Liquidity) 요소가 개선되지 않는 한 러셀2000의 단기 반등은 제한적일 수 있다. 투자자는 금리, 부채상환 스케줄, 영업현금흐름을 면밀히 살펴 ‘가치 함정(value trap)’에 빠지지 않도록 유의해야 한다.


향후 체크 포인트

1) 연준(Fed)의 정책 스탠스 변화, 2) 2025년 미국 대선 국면에서의 관세 재부과 여부, 3) 중소기업 신용 스프레드 동향이 중소형주 향방을 결정할 핵심 변수로 지목된다. 또한 리쇼어링 관련 인프라·자본재 업종은 장기 모멘텀을 지속적으로 확인할 필요가 있다.

결론적으로, 러셀2000의 현 조정은 장기 투자자에게 매력적 엔트리 포인트가 될 수 있으나, 펀더멘털 개선 확인 전까지는 비중 확대를 점진적으로 진행하는 전략이 추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