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물류기업 DHL 그룹이 미국행 비즈니스용 일반 소포(Standard Parcel) 접수를 일시적으로 중단하기로 결정했다고 22일 밝혔다.
2025년 8월 22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DHL은 모기업인 도이체 포스트 및 독일 국내 택배 서비스를 통해 취급해 온 표준 소포를 더 이상 미국으로 발송하지 않겠다고 설명했다. 이번 조치는 동종 유럽 우편·물류사들이 잇달아 내린 동일한 결정과 궤를 같이한다.
DHL은 성명을 통해 “
“미국 관세국경보호청(CBP)이 요구하는 새로운 통관 절차로 인해 임시적으로 업무를 제한할 수밖에 없다”
”고 강조했다. 회사는 8월 25일까지만 접수를 받으며, 이후부터는 프리미엄 서비스인 DHL 익스프레스만 정상 운영한다고 덧붙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지난달 ‘de minimis 면세 제도’를 2025년 8월 29일부로 전면 중단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de minimis는 800달러 미만의 물품에 대해 관세·부가세를 면제하고 간소한 서류만 요구하는 제도다.
용어 설명: de minimis란 라틴어로 ‘사소한 것’이라는 뜻을 가진다. 미국 세관은 2016년부터 이 제도를 도입해 해외 전자상거래 확산에 크게 기여해 왔으나, 최근 남용 논란과 내수 제조업 보호 요구가 제기되면서 규제가 강화됐다.
DHL뿐 아니라 스칸디나비아·오스트리아·프랑스·벨기에의 우편 사업자들도 이번 주 미국행 소포 중단을 발표했다. 유럽 물류업계가 ‘관세 리스크’를 우려해 공동 보조를 맞추는 모양새다.
다만 DHL은 “개인 고객은 100달러 이하의 선물용 물품을 계속 보낼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해당 물량 역시 ‘오남용 방지’를 위한 엄격한 검사 대상이 되며, 통관 지연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했다.
DHL은 “유럽 파트너 및 미 당국과 긴밀히 협의해 가능한 한 빠른 시일 내에 서비스 재개를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전문가 시각: 이번 결정은 독일·유럽 전자상거래 셀러뿐 아니라, 미국 소비자들의 구매 선택지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관세 부담이 늘면 배송비 상승과 리드 타임 증가가 불가피해, 양 지역 간 크로스보더 이커머스 규모가 단기적으로 축소될 가능성이 있다. 특히 중소 온라인 사업자는 고가의 특송서비스로 전환할 여력이 부족해, 가격 경쟁력이 크게 약화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de minimis’ 폐지가 미국 내 제조업 보호 및 세수 확보라는 명분에도 불구하고, 장기적으로는 글로벌 공급망을 재편하고 무역 파트너 간 마찰을 심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DHL을 포함한 물류 기업들의 행보는 이러한 정책 변화가 실물 경제에 미치는 파급력을 간접적으로 보여준다.
향후 일정: 기업 고객은 8월 25일 이전에 미국행 일반 소포를 발송해야 하며, 이후에는 DHL 익스프레스나 타사 특송 서비스를 이용해야 한다. DHL은 추가 안내가 나오는 즉시 고객 포털 및 이메일을 통해 공지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