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렌크, 대(對)이스라엘 무기 수출 금지 시 생산 거점 미국 이전 검토

독일 방산 부품업체 렌크(Renk)독일 정부가 이스라엘에 대한 무기 수출을 제한할 경우 해당 물량의 생산지를 독일 밖으로 옮기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2025년 8월 13일, 인베스팅닷컴 보도에 따르면, 알렉산더 자겔(Alexander Sagel) 최고경영자는 실적 발표 후 컨퍼런스콜에서 “독일에서 수백 대 규모의 전차 변속기를 생산할 수 없다면, 이를 미국 공장 등 다른 거점으로 이전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전에는 8~10개월가량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사업을 계속하기 위해서라면 반드시 추진하겠다”고 덧붙였다.

“우리에겐 이 사업이 필요하다. (Sagel CEO)

사측에 따르면 이스라엘向 매출은 전체의 약 2~3%를 차지한다. 해당 비중이 절대적이진 않지만, 장기 공급 계약이 걸려 있어 생산 차질은 곧 매출 공백으로 이어질 수 있다.


수출 금지 조치의 배경

지난 8일 프리드리히 메르츠(Friedrich Merz) 독일 총리는 “가자지구에서의 작전 확대가 예상되는 만큼 살상 가능성이 있는 장비의 대이스라엘 수출을 일시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이는 독일이 이스라엘의 주요 방산 공급선이라는 점에서 업계 전반에 파급 효과를 주고 있다.

용어 정리

전차 변속기(transmission)는 전차 엔진의 동력을 궤도로 전달해 속도·방향을 조절하는 핵심 부품이다. 수출 금지(embargo)는 국가가 전략 물자를 해외로 반출하지 못하도록 법령으로 제한하는 조치다.

생산 이전 시나리오

현재 렌크는 미국·영국·인도·싱가포르 등지에 생산 인프라를 확보하고 있다. 자겔 CEO는 “미국 공장으로 물량을 이전할 경우, 숙련 인력 확보와 공급망 재조정이 관건”이라며 “현지 정부의 인허가·보조금 정책도 변수”라고 설명했다.

업계·시장 영향

방산 분석가들은 “독일의 수출 규제는 EU 전체로 확산될 가능성”을 주시하고 있다. 만약 이스라엘이 독일산 변속기를 단기간 내 대체하지 못할 경우, 메르카바 전차·나미어 장갑차 등의 생산 일정에 지연이 발생할 수 있다.

향후 전망과 업계 의견

자겔 CEO는 “정치적 불확실성이 계속된다면 글로벌 공급망 다변화가 불가피하다”며 “투자자 또한 생산 이전 비용수익성 변동을 주시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독일 정부는 “안보·인권 상황을 종합 고려해 유연하게 정책을 조정할 것”이라며 추가 발표 시점을 명확히 밝히지 않았다. 시장에서는 “정책 방향이 4분기 실적 가이던스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번 사안은 독일-이스라엘 방산 협력 구조뿐 아니라 글로벌 방산 공급망의 지정학 리스크를 다시 한 번 부각시킨다. 향후 업계는 정책 변동성에 대응하기 위해 생산 분산·재고 확충·계약 조항 재검토 등의 전략을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